딜러간 입찰경쟁 어플들...소비자 위주의 거래환경 만든다

[소비자경제=김정훈 기자] 중고차 구매를 희망하는 소비자들이 가장 먼저 하는 고민은 무엇일까. 아무래도 가장 합리적인 가격에 믿을 수 있는 차량을 어디서 구매할 수 있을까의 여부일 것이다. 이는 최근 날로 증가해가는 중고차 허위 매물 피해와도 연관이 있다. 소비자들은 이제 '중고차 딜러'라 하면 '믿을 수 없는 사람'이라는 인식이 커져가고 있다.

이는 중고차 시장이 대표적인 레몬마켓으로 분류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딜러 중심의 매매 환경이 만들어낸, 비대칭적인 정보 구조가 소비자들이 피해를 입는 가장 큰 이유인 것.

소비자단체 한 관계자는 "딜러들은 자신들이 차량등록매물, 가격, 시세 등 '정보'를 쥐고 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무지한 소비자들을 쥐고 흔든다"며 "이러한 중고차 판매 구조가 형성돼 있는 한 소비자들은 영원히 '을'일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최근 딜러 위주가 아닌, 소비자 위주의 판매방식들이 모바일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개발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이 어플들은 딜러가 '주'가 아닌 소비자가 '주'가 돼 중고차 거래를 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먼저 눈에 띄는 앱은 '헤이딜러'다. 헤이딜러는 중고차 판매에 나선 소비자들을 위한 비교견적 경매 어플리케이션이다. 헤이딜러에 스마트폰으로 판매할 차량 사진 5장을 찍어올리면, 간편 중고차 비교견적 경매가 시작된다. 이후 전국 딜러들이 차량 매입을 위해 경매에 나서게 된다. 소비자는 휴대폰 하나만으로 전국의 딜러들에게 자신의 차량을 홍보하고 경쟁을 통해 가장 합리적인 가격으로 차량판매가 가능하다.

비슷한 앱으로는 바이카(Bye-Car) 어플리케이션이 있다. 바이카 어플 역시 실시간 경매 방식을 도입해 차량 판매를 도와준다.

이들 앱의 특징은 딜러들의 등급을 나눠 우수딜러에게 큰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시스템을 만들었다는 것. 경매에 참여하는 중고차 딜러는 일반딜러와 우수딜러, 최우수딜러로 구분되는 게 특징이며 각 딜러는 등급에 따라 입찰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제한되게 된다. 각각의 딜러 등급은 소비자들이 차량 매입 시 소비자가 남긴 후기와 별점 등으로 평가를 받아 산정된다.

딜러가 만약 허위 매물이나 비정상적인 입찰로 소비자들을 유혹해 직거래의 신뢰를 떨어뜨리는 경우, 제재가 가해진다. 자연스레 딜러들 간 건전한 경쟁이 이뤄지며, 그 경쟁의 의한 높은 입찰가는 소비자에게 돌아오게 된다.

바이카 어플에서는 구매도 가능하다. 우수딜러일수록 안전한 거래를 보장한다. 소비자가 만약 허위매물로 피해를 입으면 해당 딜러의 평가점수가 하락한다. 소비자들은 우수한 딜러를 통해 거래를 진행하려고 하기 때문에 딜러들은 '허위매물 장난'을 칠 생각을 하지 못한다.

소비자들의 반응도 좋다. 이미 지난 2014년 11월 첫 서비스를 시작한 헤이딜러는 지난 8월까지의 거래 금액을 합산한 결과, 누적 거래금액이 100억원을 넘어설 정도로 인기다. 바이카 역시 서비스를 시작한지 1년 만에 전국 중고차 딜러 1300명이 경매 입찰을 위해 회원사 가입을 했으며, 월평균 2000대 이상의 차량이 바이카 앱에 등록되고 있다. 헤이딜러, 바이카 이외에도 수십개의 중고차 경매어플이 생겨나 경쟁 중이다.

또한 모바일 중고차 정보 플랫폼 '첫차'는 아예 소비자들의 데이터를 분석해 거래를 진행한다. 첫차는 사용자경험(User Experience)을 기반으로 한 서비스를 도입, 내부 UX팀을 설립해 1년여간 소비자의 중고차 구입 및 정보 사용 행태를 관찰 및 분석했다. 이를 바탕으로 가장 최적화된 중고차 정보를 소비자들에게 전달하려 노력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 중고차 판매가 '딜러' 위주였다면 최근에는 딜러들 간 경쟁을 붙여 소비자가 결국 높은 이익을 볼 수 있는 '소비자' 위주로 바뀐 점이 큰 특징"이라며 "이미 외국에서는 이러한 중고차 구매방식이 정착돼 있다. 국내에서도 점차 활성화돼가는 분위기는 긍정적"이라고 밝혔다.


김정훈 기자 npce@dailycnc.com

저작권자 © 소비자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