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비자경제=김정훈 기자] '폭스바겐 배기가스 조작 사태'로 국내 수입차 업계가 흔들리고 있다. 이미 폭스바겐 차량을 구매한 차주들과 구매대기자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이번 사태에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폭스바겐 그룹은 폭스바겐 브랜드를 비롯, 아우디, 벤틀리, 포르쉐 등 국내 인기수입차브랜드 대부분을 소유하고 있는 글로벌 수입차 회사다. 당초 하반기 체코 '스코다' 브랜드를 앞세워 국내시장 점유율 확장에 나설 계획이었던 폭스바겐은 이번 사태로 국내시장 진출 계획에 큰 차질을 빚게 됐다.
25일 수입차업계에 따르면 독일 폭스바겐그룹의 배출가스 조작 의심 차량은 국내에 약 15만 대 가량 있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미 24일부터 평택항에 입고된 폭스바겐 차량들은 봉인 조치되고 있다. 국립환경과학원은 이들 차량의 배출가스를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다음 달부터 진행될 환경부의 배출가스 조사에서 폭스바겐의 조작이 입증된다면 관련 리콜로는 역대 최대 규모가 될 수 있다. 자연스레 국내 폭스바겐 차주들은 불안에 떨고 있는 상황이다.
폭스바겐 아우디 A4 차량을 지난해 구매한 A씨는 "아우디나 폭스바겐 등 수입차 구매의 이유는 글로벌 기술력을 담보로 한 안전성과 신뢰성이 가장 큰 이유다"면서 "이번 사태로 수입차에 대한 믿음이 산산조각 난 상태"라고 밝혔다.
폭스바겐 골프 디젤모델을 올해 구입한 B씨는 "출퇴근용으로 구입한 차량이 리콜대상에 해당되면 여러모로 불편할 것 같다"면서 "중고차 시장에 내놓을 지 남편과 상의 중이다"고 밝혔다.
수입 중고차시장도 후폭풍이 거셀 전망이다. 수입차는 구매자의 특성상 차를 자주

바꾸는 경우가 많아 중고차 시장이 활성화된 편이다. 하지만 수입중고차 시장의 큰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폭스바겐그룹 차종들에 대한 신뢰가 떨어지면서 시장위축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국내 대형 중고차거래사이트 S사 관계자는 "이번에 문제가 된 차종들은 골프와 제타, 비틀, 파사트, 티구안, 아우디 A시리즈 등"이라며 "배출조작이 된 차량들은 일정기간에 출고된 차량들이라 과거에 구입하셨던 분들의 경우 큰 문제가 없다. 거래량 축소는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국자동차협회 관계자는 "이번 사태의 가장 큰 핵심은 해당 문제차종의 차주들이 아니라 앞으로 차량을 구매할 예비구매자들“이라며 ”소비자들이 브랜드를 바라보는 시각자체가 달라져 수입차가 아닌 국내차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아진 상태“라고 설명했다.
한편 수입차업계에서는 다양한 반응이 나타나고 있다. 업계 1/2위 벤츠나 BMW는 '폭스바겐 사태' 불똥이 자신들에게 튀지 않길 바라면서도 이번 폭스바겐 그룹의 하락세를 자신들의 상승세로 돌릴 전략을 짜내느라 분주하다.
폭스바겐은 올해 1~8월 한국에서 2만4778대를 팔며 점유율 15.6%로 시장 3위를 차지해왔다. 4위 아우디는 같은 기간 점유율 12.6%로, 1만9972대를 판매했다. 폭스바겐이 전년 동기대비 17.8%, 아우디가 4.2% 판매가 늘면서 벤츠와 BMW를 조금씩 압박하던 형국이었다.
또한 일본, 미국 자동차 업체들도 이번 사태에 발맞춰 국내시장 공략을 위해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일 수 있다.
수입차업계 관계자는 "도요타나 포드코리아 등이 할인전략이나 다양한 세제혜택 등을 통해 하반기 실적개선을 노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정훈 기자 npce@dailycnc.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