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드 유니폼을 입고 경기 중인 황재균 선수 (출처=롯데자이언츠 포토)

[소비자경제=강연주 기자] 프로야구 유니폼에도 복고 열풍이 불고 있다. 구단의 영광스러웠던 날의 유니폼을 입으면서 그 때의 추억을 떠올리기 위해서다.

2012년 한화 이글스를 시작으로 이번 시즌에 들어 롯데 자이언츠, 두산 베어스, SK 와이번스 등에서 올드유니폼데이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요즘은 복고가 통하는 시대다. 예전 가수가 나와 90년대 무대를 재현했던 무한도전의 ‘토토가’, 한국의 현대사를 보여준 영화 ‘국제시장’은 장년층은 물론 청년층에게도 큰 호응을 얻었다.

프로야구 시장에서도 이런 복고 열풍이 일고 있다. 일명 ‘노스텔지어(nostalgia) 마케팅’. 소비자들의 향수를 자극하는 마케팅 방법이다. 프로야구 시장은 선수들이 우승했을 당시의 유니폼이나 최초 유니폼 등을 입고 나옴으로써 야구팬의 향수를 자극하고 있다.

프로야구 구단은 주로 서드 저지(제3의 유니폼)를 통해 복고 마케팅을 진행한다. 롯데 자이언츠는 프로야구 구단 중 서드 저지 개발에 가장 적극적이다. 롯데는 유니세프, 밀리터리, 선데이, 올드 유니폼 등 다양한 디자인의 서드 저지를 출시했다.

최근에는 프로야구 경기장에 가면 단일한 팀 유니폼이 아닌 각양각색의 유니폼을 입은 관중들을 흔하게 볼 수 있다. 야구팬들이 야구장에 갈 때마다 어떤 유니폼을 입어야 할지 고민이 될 정도로 서드 저지가 다양해진 것.

롯데 자이언츠는 매월 마지막 주 수요일 홈경기를 ‘챔피언스데이’로 지정하고 선수들이 1984년과 1992년 우승 당시 유니폼을 입기로 했다. 롯데 자이언츠는 챔피언스데이에는 사직구장 입장료를 50% 할인하는 행사도 함께 하고 있다.

올드 유니폼 마케팅은 현재 10개 구단 중 8위로 시즌 성적이 부진한 롯데 자이언츠의 팬들에게 활력을 넣어주고 있다. 롯데 자이언츠 공식 쇼핑몰에서 유니폼 종류 인기 상품 1위, 2위는 모두 가슴에 ‘LOTTE’라고 적힌 옛날 유니폼이다.

SK 와이번즈는 지난 5월 10일 1947년 4대 도시 대항 전국 야구대회에서 우승했던 인천 야구 대표팀 ‘인천군’을 재현한 유니폼을 입었다. SK 와이번즈는 이 유니폼을 대안이라는 뜻의 ‘얼트(Alternate의 줄임) 유니폼’으로 부르며 일요일에 있는 홈경기마다 입기로 했다.

두산 베어스에서도 ‘플레이어스데이’를 지정해 올드 유니폼 행사를 진행 중이다. 팬들에게 1982년 당시 OB 베어스의 감동을 추억하게 만들기 위함이다.

프로야구계의 복고 열풍은 최근의 일만은 아니다. 한화 이글스는 창단 30주년을 맞아 2012년 7월 ‘레전드 데이’를 기획해 빙그레가 새겨진 줄무늬 유니폼을 다시 내놓기도 했다. 오래된 한화팬들에게 빙그레 줄무늬 유니폼은 전설의 상징이다.

서드 저지 마케팅은 프로야구 구단의 수익과 직결된다. SK 와이번즈는 유니폼 판매 수익의 30% 정도가 서드 저지 판매다. 그중 절반은 '노스텔지어 마케팅'에 의한 올드 유니폼이 차지하고 있다. 또한 서드 저지는 유니세프와 같은 단체와 연계하면서 사회적 공헌 활동에도 효과적이다.

 

강연주 기자 npce@dailycnc.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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