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STX 조선해양 홈페이지

[소비자경제=김동현 기자] 탱커선이 경기 불황으로 수주 물량 감소가 이어지는 가운데 한국 조선소들에게 ‘효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조선소의 올해 1, 4분기 수주 물량 가운데 탱커선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올해 상선 부문에서 총 12척의 수주를 기록했다. 이 가운데 무려 10척이 탱커선이고 2척은 액화천연가스(LNG)선이다.

대우조선해양도 올해 총 8척의 상선을 수주한 가운데 2척이 초대형원유운반선(VLCC)이다. 나머지 6척은 LNG선이다.

중소형 조선소들 역시 탱커선 호황의 수혜를 입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STX조선해양은 최근 싱가포르 BW사로부터 LR1급 탱커선 2척을 수주 했다. 이미 지난해 12월 4척을 수주한 가운데 추가 수주에 성공한 것이다.

전체 수주금액은 약 3200억원이다. 특히 그리스, 홍콩 선주와도 옵션 계약을 논의하고 있어 추가 수주가 기대된다고 관계자는 전했다.

성동조선해양도 전체적인 수주 가뭄에도 불구하고 올해 총 3억3000만달러 규모의 탱커선 5척을 수주했다.

국내 대형 조선소 관계자는 “유가 하락에 따른 물동량 증가와 저장용 선박에 대한 수요 증가로 다른 선종들의 발주가 부진한 가운데 탱커선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좋은 분위기를 이어가고 있다”며 “일부 선주들은 기존에 다른 선종으로 발주했다가도 탱커선으로 변경하는 경우까지 생겨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는 탱커선 시황이 계속 좋은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유가 하락으로 원유 물동량은 늘고 있지만 탱커 발주량은 지난 몇 년간 거의 없어 운임 및 용선료는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2012년 이후 발주된 탱커의 운항 경제성이 좋아지면서 글로벌 탱커 선사들의 신조선 발주여력이 크게 증가한 점도 이유 중 하나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의 경우 에코십에 대한 수요 증가가 탱커선 시황 회복을 이끈 주된 요인이라면 올해는 유가 하락에 다른 발주 증가가 크다”며 “특히 최근 탱커선 발주 상황을 보면 원유 운반선과 더불어 석유화학제품 운반선까지 함께 나오고 있다. 이는 전반적으로 탱커선 시황이 좋아졌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성범 기자 npce@dailycnc.com

저작권자 © 소비자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