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강남역점도 폐점… 살길 찾는 후발주자

▲ 최근 소망화장품의 오늘(ONL) 강남역점이 폐점하고, 자리가 비어있다.
중소 화장품 브랜드숍이 몸집 줄이기에 나섰다. 일각에서는 일부 브랜드는 구조조정 수순을 밟는 것 아니냐는 예측도 나오는 상황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소망화장품의 브랜드숍 오늘(ONL)은 최근 강남역점 매장을 폐점했다. 소망화장품 측은 지난해 이 매장을 오픈하면서 브랜드 론칭 한달 만에 10호점을 개설했다며 대대적으로 홍보하기도 했다.

지난해 '뷰티&라이프스타일숍'을 표방하며, 기존 뷰티크레딧 매장을 전환하면서까지 야심차게 론칭했지만 애매한 컨셉으로 시장에 안착하는 데 실패했다. 업계 관계자는 "브랜드의 컨셉이 잘 드러나지 않아 인지도를 넓히는데 무리가 었었고, 대표제품도 잘 보이지 않았다"며 "최강희를 모델로 내세웠지만 싸이만큼 부각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론칭 1년 여만에 폐점 매장이 잇따르고 있다. 지난달에는 명동 1호점까지 문을 닫으면서 브랜드숍 시장에서 철수하는 것 아니냐는 예상도 나왔다. 특히 명동은 관광 수요가 커 한 브랜드 당 2개 이상의 매장을 열 정도로 중요 상권이다. 앞서 신촌 플래그십 스토어도 폐점했다.

소망화장품 측은 매장 임대 계약 종료로 인해 폐점하게 됐다며 시장 철수설을 일축했지만, 하반기에도 임대 계약이 종료되는 매장들이 다수 있어 해당 매장 기간 연장 여부에 따라 존폐가 갈릴 전망이다.

이 외에 미샤의 서브브랜드 어퓨도 명동 매장 1곳을 철수했다.

발도 못 붙이고 철수설도 '솔솔'

지난해 기준으로 일부 브랜드숍을 제외하고 대부분이 매출과 영업이익이 크게 꺾였다.

대기업 계열사인 더페이스샵(LG생활건강), 에뛰드하우스(아모레퍼시픽), 이니스프리(아모레퍼시픽)을 제외하고, 중소 브랜드 중 적자를 면한 브랜드는 토니모리와 잇츠스킨 두곳이다. 특히 일부는 적자를 지속하고 있어 M&A 매물로 이름이 거론되고 있다.

이 때문에 후발주자 중 자리잡지 못하고 구조조정 절차를 밟는 브랜드가 생겨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할인과 과도한 마케팅 등 출혈 경쟁 속 피해를 보는 것은 중소 업체라는 것이 업계의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대기업 선두주자들이 자리를 잡은 상황에서 후발주자들은 정해진 파이 내에서 경쟁하다보니 상황이 녹록치 않다"며 "할인 행사를 대대적으로 하다보니 정가 개념이 없어졌고, 대기업들의 풍부한 자금력을 중소 업체가 따라가기는 쉽지않다"고 전했다.

후발주자, 살길 찾기 '고심'

한편 후발주자들은 대응책 마련에 잰걸음을 낸다.

홀리카 홀리카와 오늘은 효율성 재고를 위해 로드숍 보다는 대형마트 입점을 선택했다. 인테리어 비용, 권리금 등이 필요없어 투자 비용이 적은데다, 소비자와 접점을 확대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엔프라니의 홀리카 홀리카는 단독 숍과 엔프라니 내에 숍인숍 형태로 대형마트에 입점하고 있다. 또, 오늘은 로드숍 보다는 대형마트 매장 위주로 운영할 계획이다.

더샘은 주요 상권 진출을 서두르고 있다. 최근 '명동 3호점'을 확장 이전했고, 명동 6호점을 신규 오픈했다. 이와 함께, 대학가 매장을 잇따라 열고 있다.

네이처리퍼블릭은 올해 최대 과제가 중국 진출이다. 올 하반기를 목표로 중국 내 플래그십 스토어 오픈 준비에 들어갔다. 중국 진출 전초기지로 활용하고 있는 홍콩에도 매장을 추가할 예정이다.

김수정 기자 npce@dailycnc.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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