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취적인 CEO, 업계 리더 노린다
지난 40여 년간 무연탄, 도시가스, 보일러 등 에너지 분야에서 경험을 축적해 온 경동그룹 미래전략사업의 일환으로 설립(2004년)된 경동솔라의 조해성 사장이 3년이라는 짧은 기간에 기업규모를 급속도로 성장시키면서 그의 말을 실감케 하고 있다.
후발주자지만 성장세 전망
“선진국에서는 신재생에너지 분야의 연구개발이 이미 오래 전부터 이뤄져 왔고, 독일과 일본이 현재 업계를 리드하고 있다. 한국의 기술력은 뒤쳐져 있는 실정이다. 특히 독일은 전체 에너지의 약 20%를 신재생에너지를 통해 생산하고 있다. 하지만 2012년까지 국내 전체 에너지의 5%를 신재생에너지를 통해 생산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할 것이다.”
태양광발전 시장 활성화에 앞장서겠다는 조 사장의 포부다.
사실 국내 신재생에너지 시장은 그 동안 연료부담비용이나 오일가격이 비싸지 않았고, 결국 에너지고갈에 대한 우려가 현실화 되고 교토의정서 등으로 환경에너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서야 대안을 찾기 시작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하지만 그는 “한국은 이에 비하면 후발국이지만 태양광발전 분야는 공존의 가능성이 충분한 사업”이라면서 “이 분야는 대규모 플랜트 같은 사업과는 성격이 많이 다르다. 앞지를 수 있다”고 강조한다.
현재 경동솔라는 태양전지 모듈생산과 기술개발에 집중하고 있으며 이 분야는 충분히 따라왔다는 판단 때문이다. 특히 경동솔라는 국내 최대 규모의 태양전지 모듈 생산라인을 보유하고 있으며, 모듈 생산에서부터 태양광 발전 시스템 설계 및 시공, A/S까지 책임지는 토탈솔루션 제공하고 있다. 게다가 현재 태양광발전이 각광받으면서 모듈생산을 통한 반사이익 또한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따라서 그의 주장은 충분한 가능성이 엿보인다.
물론 다른 대기업에서도 계열사를 두어 신재생에너지와 관련된 분야별 기술개발에 대한 집중투자와 함께 생산시스템을 늘리는 데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또한 모듈생산만으로는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들도 많다.
하지만 조 사장은 “올해까지 외관상 10배 이상의 성장을 했다. 내년 매출 목표를 약 450억원으로 예상하고 있다. 업계로 치면 결코 적은 실적이 아니다”면서 경동솔라의 비전을 더욱 밝게 전망한다. 그가 이 같은 포부를 밝히는 데에는 또 다른 이유가 숨어 있다. 바로 새로운 사업을 시작할 때 가장 필요한 유연성이 경동솔라에 있기 때문이다.
조직문화의 이점 살릴 것
먼저 조 사장은 경동솔라에 오면서 처음 CEO 직책을 맡았다. 이는 경험부족이라는 마이너스 요인이 될 수도 있지만, 제법 빠르게 돌아가는 태양광발전 시장에서는 유연할 수 있다는 것은 플러스 요인이다. 게다가 조 사장은 한국전력에서 15년 간 연료연소 부문을 담당했고, GE에너지에서 풍력 및 태양광을 담당했던 에너지분야 전문가라는 이점도 갖고 있다.
또 실적이 우수하고 전망이 밝은 기업들은 긍정적인 조직문화를 가지고 있다. 조 사장이 경동솔라의 발전가능성을 높게 점치는 것도 조직문화의 특성 때문이기도 하다.
그는 “GE에서는 서포트가 없다. 담당자가 혼자서 모두 처리해야 한다. 벤처기업과 비슷한 분위기다. 이것은 경동솔라에 와서 많은 도움이 됐다. 경동그룹의 막내 격인 경동솔라는 연혁이 짧고 업종 자체도 경직된 업종이 아니기 때문에 벤처문화가 많이 자리잡고 있다”고 경쟁력을 밝힌다. 이러한 벤처문화는 경동솔라 직원들의 자율성과 유연성을 유도하는데 한 몫을 담당하고 있다.
한편 그는 “자신의 영역에서 프로가 되라는 말과 함께 도전을 많이 즐겨본 당사자로서 후회를 남기지 않는 삶을 살 것”을 직원들에게 강조한다.
‘일할 때도 열심히 놀때도 열심히’하라는 주문이다. 조사장 자신도 골프, 테니스, 음악, 바둑 등 장르를 가리지 않고 다방면의 여가활동을 즐기는 편이다. 그러면서 그는 직원들 개개인에게 수시로 메일을 보내 눈높이를 낮추고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하는 것을 좋아한다.
“솔선수범하여 열심히 일하는 모습, 즐길 때 확실히 즐기는 모습들을 본다면 그들도 함께 따라줄 것이라 믿는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너나 없이 많은 기업들이 신재생에너지 개발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시장의 성장가능성은 충분한 여력이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이 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기업들의 수는 이미 포화상태일지도 모른다. 더 이상 블루오션이 아닐 수 있다는 말이다.
하지만 뒤늦게 출발했음에도 유연한 조직문화, 동종업계에서 쌓아온 그룹과 CEO의 노하우가 결합되어 블루오션의 조직을 이룬 경동솔라의 향방은 눈 여겨 볼 만하다.
김정덕 기자
kjd@ceonew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