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의 CEO로 잘 알려진 일론 머스크가 440억 달러(62조원)에 글로벌 SNS 트위터를 인수했다. 인수 이후 트위터는 3700여명에 달하는 대규모 인원정리와 함께 상장폐지를 선언하고, 인증마크를 다는데 월사용료를 책정하는 등 대대적인 변화에 나선 모습이다.
그러나 한켠에서는 우려섞인 반응이 트위터를 향하고 있다. 머스크는 트위터를 자유롭게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장소로 바꾸겠다고 선언한 상태인데, 머스크의 인수소식과 함께 차별과 증오의 표현, 그리고 가짜뉴스 또한 ‘자유 발언’으로 인정되어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자유로움의 기조는 곳곳에서 관찰된다. 우선 오랫동안 트위터의 계정 블락을 받아왔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 등이 머스크가 출근 첫날 만든 ‘트위터 콘텐츠관리위원회’를 통해 복구되었으며, 이같은 기조에 힘입어 블룸버그는 머스크의 인수 완료 소식 이후 증오표현이 5배나 급증했다는 기사를 내기도 했다. 대개 인종차별과 타국이나 특정 단체 대한 편견, 싫어하는 인물에 대한 욕설과 유언비어다.
가짜뉴스도 문제다. 일부 트위터 계정을 통해 근거 없는 낭설들이 창조되거나 원 기사에 덧붙여져 재생산되는 속도가 빨라지고 있는 상황이다. 심지어 머스크 조차도 이러한 가짜 뉴스가 진실이라고 착각해 동조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서구권의 경우 한국보다 ‘자유로움’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범위가 넓은 편이다. 대신 이러한 자유로움의 대가는 본인 스스로가 감내하도록 되어 있다. SNS 공간의 이러한 구조에 대해서 개인이 왈가왈부할 것은 아니지만, 이러한 확인되지 않은 가짜뉴스와 낭설, 그리고 증오가 전혀 관계 없는 이들에게 향했을 때는 문제가 된다.
이러한 문제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건이 바로 인증마크인 ‘블루체크’의 구독형 제도다. 블루체크는 해당 트위터 계정을 사용하는 인물이 현존하고 믿을만한 인물인지를 보여주는 신뢰성의 증표인데, 머스크는 해당 순기능은 생각도 하지 않은 채 이제는 월 8달러만 지불하면 누구든지 인증마크를 얻을 수 있게 바꾸었다. 이 때문에 누구나 다른 이를 행세할 수 있게 되었고, 누구나 악의적인 영향력을 펼칠 수 있게 되었다. 당장 인증마크 구독 제도가 실행되자 누군가가 머스크를 행세하고 계정이 블락된 것이 좋은 예다.
이렇다보니 다수의 광고를 트위터를 통해 진행하던 업체들도 이러한 악의적인 영향력을 우려하고 이탈하거나 마케팅을 줄이고 있다. 현대 미디어에 있어 광고는 필수불가결한 존재인데, 광고해봤자 위험성과 리스크가 더 크다면 누가 광고를 하고 싶어할까?
이러한 점을 둘러보면 머스크는 트위터 인수 이후 사업상 악수만 두고 있고, 트위터라는 SNS의 가치 자체를 죽이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머스크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없는 이상 아무도 트위터의 미래를 알 수는 없지만, 적어도 좋은 방향으로 흘러가지 않을 것이란 사실만은 분명해 보인다.
소비자경제신문 권찬욱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