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차례 유예된 ‘일회용컵 보증금제’…“12월 2일 반드시 시행”
스타벅스, 롯데GRS 등 개인 컵 사용 시 다양한 혜택 등 제공

[사진=CJ푸드빌]

올해 12월부터 일회용 컵 보증금제 시행을 앞둔 가운데 카페 프랜차이즈 업계의 움직임이 분주하다.

정부는 당초 지난 10일부터 카페 등 프랜차이즈 가맹점에서 일회용 컵을 받으려면 보증금 300원을 내고, 컵을 반납하는 일회용 컵 보증금제를 시행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가맹점주의 경영 부담 등을 이유로 오는 12월 1일까지 시행을 유예했다.

일회용 컵 보증금제는 커피전문점 등에서 일회용 컵으로 음료를 구매할 시 보증금 300원을 내고 추후 컵을 반납하면 보증금을 돌려주는 제도이다. 매장이 100개 이상인 커피전문점, 제과·제빵업종, 패스트푸드점 등이 적용 대상이다. 전국 3만 8000여 개 매장이 해당된다.

한화진 환경부 장관은 “오는 12월 2일에는 분명히 시행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보증금제는 플라스틱 재활용을 활성화하는 한편, 궁극적으로는 일회용 컵 사용 자체를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한다.

카페 프랜차이즈 업계는 일회용 컵 사용을 줄이기 위해 개인 컵 주문시 다양한 혜택을 적용한다. 스타벅스는 모든 지점이 직영으로 운영돼 지침의 수용이 빠른 곳이다. 스타벅스는 개인 컵 사용 시 할인 또는 적립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올해 1월부터는 300원 할인 혜택을 400원으로 확대했다. 금액 할인 대신 에코별 적립을 선택하면 에코별 누적 10개 적립 시마다 다음날 이벤트 별 5개를 추가로 제공해 별 적립에 따른 다양한 혜택도 받을 수 있다. 개인 컵 사용이 많은 상위 고객 대상으로 특별한 감사 선물도 전달 중이다.

롯데GRS가 운영하는 롯데엔제리너스는 지난 23일까지 일회용컵 사용 축소·다회용컵 사용 독려를 위한 고객 동참형 할인 행사를 진행했다. 개인 텀블러 또는 다회용컵을 가지고 매장을 방문해 아메리카노를 주문하면 50% 할인해준다.

이밖에도 할리스커피, 투썸플레이스, 이디야커피, 폴바셋 등도 개인컵에 음료를 주문하면 할인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카페에서 사용되는 일회용 플라스틱 컵의 재활용률은 5% 미만으로, 한해 최대 33억 개가 사용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추정치일 뿐이다.

일회용 컵은 생산자책임재활용제도(EPR)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생산량과 재활용률은 정확하지 않지만 재활용률이 낮은 것은 분명하다.

시중에서 사용되고 있는 일회용 플라스틱 컵에 새겨져있는 로고 때문이다. 잉크로 그린 로고가 1cm만 들어가도 재활용품 품질이 시장 경쟁력을 갖지 못할 정도로 떨어진다.

최근 CJ푸드빌은 뚜레쥬르에 양각 아이스 음료 컵을 도입했다. 인쇄를 하지 않고 양각으로 브랜드를 표기하는 방식으로 제작해 100% 재활용이 가능하다.

CJ푸드빌 관계자는 “국내 일회용 플라스틱 컵 연간 사용량이 33억개 이상이다. 그 중 5%만 재활용이 될 정도로 심각한 수준임을 인지하고 무인쇄 양각 아이스컵을 도입하게 됐다”고 말했다.

매머드커피랩도 자사 브랜드인 매머드커피와 매머드익스프레스 전국 400여 개의 매장에 무색 양각 페트컵을 도입했다. 이디야 커피는 기존 엑스트라 사이즈에만 적용되던 무인쇄 페트 컵을 레귤러 사이즈로 확대했다.

일회용 플라스틱 컵에 보증금이 부과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03년 일부 커피 프렌차이즈 매장에서 보증금제를 시행한 결과 2003년 19%이던 일회용 컵 회수율이 2007년 37%까지 올랐다.

일부 업체의 미 반환 보증금 유용 논란을 겪으며 2008년 3월 폐지됐다가 2020년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 촉진에 관한 법률(자원재활용법)’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부활한 일회용 컵 보증금제는 실시 불과 20일을 앞두고 한차례 유예됐다.

소비자경제신문 심영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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