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반도체 생산기지에 맞지 않는 삼성의 부끄러운 민낯
소비자주권 “원청인 삼성물산 방관과 방조가 문제를 키워”
삼성물산 측 “협력사-개인 간의 계약, 원청사 확인 힘들어”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반도체 공장(삼성전자 평택공장)은 2015년부터 2025년까지 총 6기가 건설될 예정이며, 시공사는 삼성물산이다. 이미 1기와 2기는 준공돼 가동되고 있고, 올해 하반기엔 3기가 완공될 예정이다. 총 180조원이 투입되고 건설에만 총 10년이 걸리는 이곳은 ‘세계 최대 규모’의 반도체 공장으로 불린다.
건설현장에 만연해있는 중간착취가 삼성전자 평택공장 현장에도 존재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삼성전자 평택공장 노동자들이 그동안 착취에 시달렸다는 주장이 나와 논란이 일고 있다.
이와 관련해 업계 관계자는 7일 소비자경제와의 통화에서 “이 현장 뿐 아니라 국내 건설현장이 다 그렇다”며 “예전부터 내려오는 건설현장의 악행”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장에선 그런 일이 허다하다. 우리는 그런 걸 ‘똥떼기’라고 하는데, 똥떼기란 임금착취를 하는 것”이라며 “특히 노조가 없는 현장에는 더 심하게 발생하는 것으로 알고있다”고 주장했다.
소비자주권시민회의 제보에 따르면, 삼성전자 평택공장의 하청업체인 A업체가 장기간 건설노동자들의 임금을 부풀리고, 착취한 것으로 드러났다. 제보자는 “통장에 월급보다 많은 돈을 입금하고, 월급을 제외한 금액을 재송금하도록 했다”면서 “팀단위로 일하는 건설회사 특성상 돈을 재송금하는 사람들이 각 팀마다 존재한다”고 말했다.
이 제보자는 이러한 사람들을 세탁기(돈의 용도세탁)라고 부르고, 본인 외에도 3명의 세탁기가 더 있다고 밝혔다. 이들이 돈을 송금한 곳은 A업체 윗선으로 2021년 확인된 것만 십 수차례가 넘는다고 강조했다.
이에 소비자주권은 “사실상 원청인 삼성물산의 방관과 방조가 문제를 키웠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전했다. 실제로 삼성전자 평택공장의 임금수준은 시중노임단가보다 낮으며, 제보자의 경우 지난해 6월 포괄일당은 근로계약서 기준으로 13만원다. 이는 대한건설협회에서 공표한 2021년 상반기 콘크리트공의 시중노임단가인 21만원에 비해 턱없이 낮은 금액이었다.
소비자주권은 “싼값에 하청업체를 쓰고 나몰라라하는 원청인 삼성물산의 방관속에서 불법행위가 자행된 것”이라며 “여기에 원도급사→하도급사→이사·팀·반장 등으로 이어지는 하도급 과정에서 낙찰을 받기 위한 가격낮추기 경쟁이 건설노동자의 임금착취로 이어졌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평택공장 건설현장의 불법하도급 문제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7년 ‘임금의 중간착취, 근로계약서 미작성·미교부·이중작성, 임금체불 만연’ 등 불법하도급 문제와 이로 인한 산업재해 급증이 국정감사에서도 지적된 바 있다. 2021년에도 삼성물산이 노동자들의 각종 수당을 착취, 장시간 노동, 현장노동자 대기 장소·휴게소의 열악한 환경, 노동조합 조합원으로 의심되는 팀 부당해고 등의 문제가 제기되기도 했다.
이에 소비자주권은 “삼성전자 평택공장 건설현장의 임금착취 등 불법하도급 문제는 ‘세계 최대 규모의 첨단 반도체 생산기지’라는 수식어에 걸맞지 않고, 국민의 신뢰도 실추시키고 있다”면서 “해고의 위험에 노출된 노동자가 불법행위 문제를 드러내기 쉽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어 “관리·감독을 강화해 임금착취 등 불법행위에 대해 철저히 점검해야 하며, 불법·비리를 저지른 업체에 대해 합당한 불이익도 필요하다”면서 “원청인 삼성물산의 초저가 하도급 계약과 현장노동자들의 근로조건에 대한 무관심 등이 불법행위를 불러온 만큼 문제 해결에 시급히 나서야 한다고”고 강력히 촉구했다.
이와 관련해 삼성물산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위 내용은 근로자와 협력사 간 관계로, 협력사-개인 간의 계약까지 원청사의 입장에서 확인하기는 어렵다”면서 “당사는 관련 내용에 대응하기 위해 여러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삼성물산은 현재 ▲전체 협력사 대상 근로기준법 준수 요청 및 불법행위 적발 시 고발 조치 예정 공문 발송 ▲협력사 임원·현장소장 대상 운영실채 파악 및 관련법규·불법행위 사례 교육 ▲임금 관련 불법행위 근절을 위한 캠페인 지속 실시(플랜카드, 포스터 부착 및 신고센터 운영, 협력사 대상 세미나, 상담 진행)등 여러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소비자경제신문 오아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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