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7월 셧다운제로 청소년 접속 차단…제도 폐지 결정적 발단
PASS 앱 인증한 보호자 계정과 연동하여 접속 가능 및 타이머 설정
지난해 청소년 접속 제한으로 강제적 셧다운제(셧다운제) 폐지의 발단이 된 샌드박스 게임 ‘마인크래프트(Minecraft)’가 약 10개월만에 청소년의 접속을 허용했다.
마인크래프트의 개발사이자 마이크로소프트(MS) 엑스박스 게임 스튜디오(Xbox Game Studios)의 산하 개발팀인 모장(Mojang Studios)은 19일 “시스템 업데이트를 통해 한국 19세 미만 이용자 대상으로 접속을 다시 허용했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는 한국 청소년 플레이어에 대한 모장 계정의 MS 라이브 계정 이전이 활성화된 것으로, 미성년자의 플레이 제한 문구가 사이트에서 삭제된 대신 부모의 계정이 PASS 앱 인증(휴대폰 인증)을 받고 자녀의 계정을 생성 및 지정 연동해서 미성년자도 플레이가 가능하도록 만든 것이다. 이 때 부모 계정은 자녀 보호기능을 통해 플레이 날짜와 시간을 제한할 수 있으며, 게임 내에서 법에 따른 1시간 단위의 플레이 시간 알림을 확인할 수 있다.
마인크래프트는 2011년 발매된 자유로운 창작을 장려하는 샌드박스형 게임으로 이름처럼 채광(mine)과 제작(craft)을 통해 정해진 목표 없이 자유롭게 즐길 수 있다. 이러한 모토는 초등학생을 비롯한 청소년들에게 특히 인기를 끌어 전 세계 1억 2600만 명이 이용하는 게임으로 성장했다.
여기에 더해 마인크래프트는 유튜브와 트위치 등에서 인플루언서 등이 방송 콘텐츠를 개발하고, 대학과 공공기관 등이 청소년 교육용으로 활용하면서 무궁무진한 활용도에 주목을 받아왔다. 일각에서는 메타버스의 시초 중 하나로 여기기도 한다.
마인크래프트가 지난해 청소년의 접속을 막았던 이유는 셧다운제 때문이다. 모장은 당시 전세계 마인크래프트를 보안문제로부터 좀 더 안전하게 즐길 수 있도록 모장 계정을 MS 라이브 계정으로 전환하는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었다. 그런데 한국에서는 셧다운제로 인해 MS에 자정부터 오전 8시까지 청소년의 게임이용을 차단해줄 것을 요청했고, MS는 MS 라이브 계정을 성인만 가입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
당시 MS가 이러한 정책을 펼쳤던 이유는 마인크래프트 게임 자체의 문제 때문이다. 마인크래프트는 별도의 국가별 플랫폼 구성이 불가능한 게임으로 전세계 이용자가 통합된 서버를 이용한다. 셧다운제를 받아들인다면 셧다운이 되어 있는 시간 동안은 타 국가에서도 게임을 즐길 수 없게 된다. 이 때문에 MS는 한국 서버의 청소년 가입 자체를 차단하는 식으로 대응했던 것이다.
마인크래프트가 한국에서만 청소년의 접근을 막아버리자 국내 누리꾼과 게임 유저들, 인플루언서를 비롯해 각계에서 셧다운제에 대한 비판이 쏟아졌다. 셧다운제는 2011년 ‘청소년의 수면권을 보장하기 위해 새벽 시간 게임하는 것을 금지한다’는 취지로 만들어졌으나 제도 자체가 모순을 품고 있었고 해당 사건으로 인해 만 19세 미만의 한국인은 낮·밤 모두 게임 금지라는 결과가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여기에 더해 마인크래프트의 국내 심의 등급은 12세 이용가로 정식 교육용 프로그램으로 인정받은 상태였는데 게임물관리위원회 심의 등급과 교육용 프로그램이라는 의미도 셧다운제 때문에 막혀버려 교육 현장에서의 불편이 야기됐다.
결국 청와대 청원으로 수십만 명이 몰리면서 정치권도 셧다운제의 폐지를 논의했고, 올해 1월 폐지와 함께 ‘게임시간 선택제’로 전환했다. 해당 제도는 청소년 본인 혹은 부모가 인터넷게임 제공자에게 게임 이용 방법 및 시간제한을 요청할 수 있도록 설정했다.
소비자경제신문 권찬욱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