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미국 제2공장 본격 가동…2025년까지 2배 성장 목표
신동원 회장의 ‘뉴 농심’ 만들기 사업이 아메리카 대륙까지 뻗어나간다. 농심은 4월부터 미국 제2공장의 본격 가동에 들어간다. 연간 3억 5000만개의 라면 생산능력을 갖춰 미국에서 연간 총 8억 5000만개의 라면을 팔 수 있게 된 것. ‘신라면’의 인기로 미국시장을 점령한 농심은 이번 공장 가동으로 미국시장은 물론 멕시코 등 중남미 시장 진출에도 유리한 고점을 차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미국 시장에서 1위를 지켜온 일본 도요스이산, 2위 자리를 두고 각축을 벌이는 일본 닛신 등과 한판 승부도 예고돼 있다. 파죽지세의 신라면 인기를 업고 일본 시장을 갈아엎겠다는 각오다. 이를 통해 미국과 캐나다 등 북미시장 매출을 2025년까지 지난해 대비 두 배 이상 키우고, 멕시코 등 중남미 시장에도 진출한다는 것이 농심의 목표다.
‘신라면 블랙’ 6배 비싸도 불티나게 팔려
농심이 미국 ‘제2공장’ 설립을 추진한 이유는 미국시장에서 매년 고성장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농심은 캐나다를 포함한 북미시장에서 전년 대비 약 18% 성장한 3억 9500만 달러의 사상 최대실적을 기록했다.
신기록 달성의 일등 공신은 K-푸드 열풍의 대표주자 ‘신라면’이다. 특히 프리미엄 제품인 신라면블랙은 지난해 전년대비 25% 성장하며 3200만 달러의 매출을 기록했다. 신라면블랙은 경쟁사인 일본 라면에 비해 6배가량 비싼 가격인데도 불티나게 팔렸다.
다양화되는 시장의 요구를 충족시킨 것도 주요한 성장요인으로 꼽힌다. 농심은 최근 미국에서 비건 트렌드가 확산하고 있는 점에 착안해 비건 라면 판매에도 힘을 실었다. 기존의 비건제품 ‘순라면’을 기반으로 2020년 ‘순라면 미소&두부’와 ‘순라면 칠리 토마토’를 내놓으며 소비자 선택의 폭도 넓혔다. 이로써 농심의 비건 라면 매출은 지난해 33% 성장한 1260만달러를 기록했다.
제2공장, 주력제품 고속으로 만든다
농심 미국 제2공장은 미국 캘리포니아 랜초 쿠카몽가 LA 공장 바로 옆에 위치해 있으며 2만 6800㎡(약 8100평) 규모다. 기존 공장과 인접해 생산에 필요한 각종 원료의 수급이 용이하고 물류비용이 절감돼 두 공장간 협업을 통한 시너지 창출 효과를 누릴 수 있다.
미국 공장 생산 시설은 용기면 2개, 봉지면 1개 라인을 갖췄다. 모두 고속 라인으로 농심은 이곳에서 신라면과 신라면블랙, 육개장사발면 등 시장 수요가 높은 주력제품을 생산할 예정이다.
농심은 고속라인을 갖춘 제2공장은 주력제품의 대량생산 체제로, 기존 공장은 다품종 소량생산 체제로 운영함으로써 시장의 수요에 유연하게 대처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1억 3천만 멕시코시장도 노린다
농심은 제2공장 가동으로 북미에 이어 중남미 시장 진출에도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멕시코는 인구 1억 3000만명에 연간 라면시장 규모가 4억달러에 달하는 큰 시장이다. 현재는 일본의 저가 라면이 시장 점유율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멕시코는 고추 소비량이 많고 국민 대다수가 매운맛을 좋아하기 때문에 신라면이 승산이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멕시코 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하기 위해 전담 영업 조직을 새롭게 신설했다. 신라면 등 주력제품 외에도 멕시코의 식문화와 식품 관련 법령에 발맞춘 전용 제품을 선보임으로써 현지인의 수요를 충족시키며 판매량을 늘려 나간다는 계획이다.
농심은 멕시코 시장에서 적극적인 영업, 마케팅 활동을 펼쳐 5년 내에 TOP3 브랜드로 성장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