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 쌍용차 인수자금 8천억 지원 거절 “계획 검증 안돼”
인수전 당시 밝힌 전기차 전환·대출 자금 사용계획서 제출 안해
에디슨모터스 “현재 내부 논의 중 …공식 입장 곧 발표할 예정”

에디슨모터스의  전기버스 [사진=연합뉴스]
에디슨모터스의 전기버스 [사진=연합뉴스]

막바지를 향해 가는 줄 알았던 쌍용차 인수 흐름이 심상치 않은 상황으로 흘러가고 있다. 에디슨모터스의 자금 부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는 가운데, 주채권은행인 KDB산업은행마저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면서 인수가 불투명해졌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2일 소비자경제와의 통화에서 “에디슨모터스가 아직까지 쌍용차를 어떻게 정상화 시킬지에 대한 계획서를 제출하지 않고 있다. 애초에 계획 검증이 이루어져야 지원이 이뤄질 수 있는데 현재 단계에서 어떠한 자료도 제출되지 않아 에디슨모터스를 지원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해당 사실은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의 발언에서도 드러난다. 지난달 30일은 에디슨모터스의 쌍용자동차 인수를 위한 정밀실사 마지막날로, 이동걸 회장은 이날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현재까지 에디슨 측으로부터 자금지원 요청은 없었으며, 에디슨은 제 3기관에서 쌍용차의 발전전략 구상에 대한 기술·재무 타당성 평가를 받아보는 것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이동걸 회장은 “에디슨모터스가 자신감을 보이지만 시장에선 우려가 있다. 쌍용차는 한계 상황에서 전기차 사업을 개척해 나가야 하기에 불확실성이 매우 크다”고 회의적인 입장도 함께 밝혔다.

산업은행의 냉랭한 분위기는 쌍용차 인수전 당시 에디슨모터스가 쌍용차 정상화 계획 일환으로 산업은행에 지원을 요청했기 때문으로 파악된다. 강영권 에디슨모터스 회장은 쌍용차 회생 계획으로 ‘전기차 전환’을 목표로 내세우며 쌍용차를 매출 10조원의 순이익이 나는 회사로 바꾸겠다고 말했다. 강영권 회장은 이를 위해 산업은행에 쌍용차 자산을 담보로 최대 8000억원의 대출을 희망하고 “다른 금융기관을 통해 자금조달 또한 가능하다”는 발언도 덧붙였다.

그러나 이동걸 회장은 “담보는 보완 수단일 뿐 기업의 존속과 회생 가능성을 보고 지원하는 것이다”면서 “(타 금융기관에서 자금조달이) 가능하다면 그쪽이 훨씬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산업은행 관계자도 “애초에 산업은행은 정책자금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민간에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면 그 편이 더 좋다고 본다”고 말했다.

현재 에디슨모터스는 산업은행의 반응에 아무런 답을 내놓지 않고 있다. 에디슨모터스 관계자는 소비자경제와의 통화에서 “현재 내부에서 관련 논의가 진행 중이며 공식 입장을 곧 발표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소비자경제신문 권찬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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