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대출 상품 이자율, 은행 신용대출의 1.5배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증권사의 대출상품 이자율 인하 여력 있어”
올해 4월 말 기준 신용융자잔고는 43.8조원으로 2020년 주가급락 이후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증권사의 대출상품의 이자율이 높은 편으로 금융소비자의 부담을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이에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물가감시센터는 증권사의 대출상품별 이자율 현황, 증권사의 대손율과 이자수익 현황을 살펴 이자율의 인하 여력이 있는가에 대해 조사했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물가감시센터가 2019년 말 기준 자산규모 상위 10개 증권사를 조사한 결과 증권사의 대출 상품에 적용되는 이자율이 은행 신용대출에 비해 높고 순이익에서 이자 수익이 차지하는 비중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4월 기준 이들 업체의 신용거래융자 상품 이자율은 평균 7.7%였으며 신용거래융자의 최저 금리는 3.9%(1~7일), 최고 금리는 9.5%(91일 초과)로 나타났다. 증권담보대출 상품의 경우 기간에 따라 이자율을 책정하는 6개 업체의 이자율은 평균 7.4%였고 최저 금리와 최고 금리는 각각 6.0%(1~15일), 8.7%(180일 초과)로 조사됐다. 매도담보대출은 2곳을 제외한 8개 업체가 7.5~10.0% 수준의 단일 이자율을 적용한 것으로 보인다.
증권사 대출 상품은 담보를 받으면서도 은행 신용등급 중 7~8등급에 해당하는 높은 이자율(평균 7.8%) 수준을 적용하고 있는데 이는 3~6등급이 이용하는 은행 일반신용대출 금리(평균 4.8%)의 1.5배 이상의 수치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물가감시센터는 “증권사에서 증권담보대출을 통해 1억원을 180일 동안 이자율 8.0%로 받는 경우 하루 이자는 2만 1918원이지만 180일을 합산하면 394만 5240원이다. 대출이 쉽고 기간이 짧아 이자율이 높다는 사실을 간과할 수 있으므로 신중히 빌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조사 대상인 10개 증권사의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의 순이익에서 순이자이익이 차지하는 비중은 연평균 49.6%로 집계됐다. 영업이익 중 이자 수익의 비중은 대체로 10% 내외였으나 순이익 가운데 순이자이익은 23.2~188.6% 수준으로 높았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물가감시센터는 “증권사에서 이자수익은 수수료 수익과 더불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증권 및 파생 상품은 적자를 기록하는 경우가 많지만 이자이익은 꾸준하게 거둔다”고 밝혔다.
이들 10개 업체의 같은 기간 대손율은 평균 0.66%로 은행보다 0.28%포인트 높게 나타났다. 이에 대해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물가감시센터는 대손율과 이자율을 은행과 비교할 때 증권사들은 이자율 인하여력이 있다고 지적하면서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는 증권사 이자율이 합리적으로 부과될 수 있도록 지속적인 물가감시운동을 전개할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소비자경제신문 김세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