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소비자원 32개 유통사 조사…“폐기물 부담금 부과해야”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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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장·냉동식품 온라인구매가 증가하면서 배송 중 온도관리가 필요한 아이스팩의 사용량이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아이스팩 10개 중 4개가 미세플라스틱의 일종인 고흡수성수지(Super Absorbent Polymer)아이스팩으로  환경오염의 주범이 되고 있다. 이에 고흡수성수지 아이스팩에 폐기물 부담금을 부과하는 등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환경부와 한국소비자원은 27일 식품 배송 시 아이스팩 사용실태를 조사한 결과 고흡수성수지 아이스팩 사용 비중이 여전히 높았다고 발표했다. 32개 유통사 가운데 특히 SSG닷컴(이마트몰)이 환경오염의 주범인 고흡수성수지 아이스팩을 많이 사용했다고 알려졌다.  

고흡수성수지 아이스팩은 다량의 물을 흡수할 수 있는 고분자 화합물로 물과 결합해 냉매로 사용 시 얼음에 비해 냉기 지속성이 뛰어나다. 이에 많은 유통사들이 사용하고 있다.

한국소비자원 안전감시국 생활안전팀 심성보 팀장은 “아이스팩 소재로 이용되는 고흡수성수지는 미세플라스틱의 일종으로 자연분해가 되지 않고 재활용도 어려워 매립 또는 하수구를 통해 배출될 경우 직접적인 환경오염뿐만 아니라 다양한 경로를 통해 인체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서 “사업자에 대한 주기적인 모니터링과 함께 폐기물 부담금을 부과하는 등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자료=한국소비자원
자료=한국소비자원

친환경 아이스팩 37.9원 비싸

한국소비자원이 냉장·냉동식품(64개)을 온라인으로 구입해 동봉된 아이스팩 57개의 종류를 조사한 결과, 고흡수성수지 아이스팩은 22개(38.6%), 친환경 아이스팩은 35개(61.4%)로 확인됐다.

친환경아이스팩은 고흡수성수지를 사용하지 않고 물 또는 물과 전분ㆍ소금을 배합한 냉매로 충진한 아이스팩으로 고흡수성수지보다 평균 37.9원이 비싸다.

2020년 환경부가 ‘아이스팩 재사용 활성화를 위한 가이드라인’을 발표하는 등 사회적인 노력으로 친환경 아이스팩의 사용비율이 큰 폭으로 증가한 것이 확인됐다. 그러나 여전히 고흡수성수지 아이스팩이 많이 사용되고 있는 실정이다.

자료=한국소비자원
자료=한국소비자원

SSG닷컴 287만 5920개 사용

32개 사업자들 대상으로 친환경 아이스팩 전환계획을 물어본 결과, 17개 사업자만 답변했고 이 중 12개 업체만 친환경 아이스팩을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갤러리아백화점, 대상, 동원F&B, 마켓컬리, 오뚜기, 초록마을, 풀무원, 헬로네이처, 현대그린푸드, CJ제일제당, GS리테일, NS홈쇼핑(가나다 순)은 지난해 친환경 아이스팩으로 전면 전환했다.

농협하나로유통, 우체국쇼핑, 하림, 현대홈쇼핑, SSG닷컴(이마트몰) 둥 5개 업체는 고흡수성수지·친환경 아이스팩 모두를 사용하고 있다. 특히 SSG닷컴(이마트몰)이 고흡수성수지 아이스팩 사용량이 287만 5920개로 가장 많았다.

5개 업체는 친환경 아이스팩 비중을 높여나갈 계획이라고 한국소비자원에 회신했다.

“소비자도 친환경 아이스팩 구매토록”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친환경 아이스팩 사용에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기업이 적은 이유는 온라인 플랫폼에 입점한 개별 판매사가 취급하는 아이스팩의 종류를 플랫폼 사업자가 통제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친환경 아이스팩으로 교체 시 추가되는 비용(평균 단가차이 37.9원/개)을 개별 판매사가 부담해야 하는 것이 주요 원인인 것으로 나타났다.

고흡수성수지 아이스팩 평균 판매단가는 1개당 175.7원인데 친환경 아이스팩 평균 판매단가 213.6원으로 38여원의 차이가 났다.

따라서 기업의 친환경 아이스팩 사용을 유도하기 위해서는 친환경 아이스팩을 사용하는 판매·유통 사업자에 대한 정보를 소비자에게 제공하고 고흡수성수지 아이스팩에는 폐기물 부담금을 부과하는 방안을 추진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한국소비자원은 이번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환경부에 ▲고흡수성수지 아이스팩 회수·재활용률 제고 및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통한 기업의 친환경 아이스팩 사용 유도 ▲고흡수성수지 아이스팩에 대한 폐기물 부담금 부과를 요청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소비자에게는 식품 배송 시 동봉된 아이스팩에 관심을 기울이고 친환경 아이스팩을 사용하는 사업자의 제품을 선택하는 등 친환경 소비를 실천해달라고 당부했다.

서산 아파트단지에 설치된 아이스팩 수거함. 연합뉴스
서산 아파트단지에 설치된 아이스팩 수거함. 연합뉴스

소비자경제신문 노정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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