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별세하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국내 주식부호 1위 자리에 올랐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과 김범수 카카오 의장 등이 뒤를 이었다. 다만 고(故) 이건희 회장의 상속 지분을 반영할 경우 삼성 일가가 1~4위를 차지한다.
30일 기업평가사이트 CEO스코어 집계에 따르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보유 지분 가치는 9조 704억원으로 국내 1위를 차지했다. CEO스코어가 국내 상장사 주식을 보유한 개인 2만 2213명의 지분가치를 29일 종가 기준으로 분석한 결과다.
이 부회장의 보유 지분가치는 작년 말 7조 3518억원에서 올해 2조원 가까이 늘어나 현재 9조 704억원(상속분 미반영)이 됐다.
2위는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이었다. 정 명예회장의 주식가치는 4조 9457억원이다. 3위를 차지한 김범수 카카오 의장은 연초 대비 보유 주식의 가치가 2조 9000억원 이상 늘어나 4조 8065억원을 기록했다. 순위 역시 지난해 9위에서 올해 3위로 뛰었다.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약 3조 8000억원),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약 3조 4000억원), 최태원 SK회장(약 3조원) 등이 뒤를 이었다. 김범수 의장 외에도 IT·게임 등 관련 인사들의 순위가 돋보였다. 언택트 열풍 등으로 주가가 급상승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방준혁 넷마블 의장은 주식가치가 2조 6119억원으로 올들어 7400억원이 늘었다. 순위도 작년보다 한 단계 오른 9위를 차지했다.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는 작년보다 4계단 상승한 10위를 차지했다. 김 대표의 지분가치는 2조 3994억원으로 작년보다 약 1조원 많아졌다.
바이오 관련 주식부호들의 약진도 눈에 띈다.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2조 8559억원)은 주가가 뛰면서 8위를 차지했다.
방탄소년단(BTS)의 소속사인 빅히트엔터테인먼트 방시혁 의장(1조 9618억원)은 공모주 열풍을 타고 단숨에 주식부호 14위 자리를 차지했다.
다만 이 같은 순위는 삼성 일가의 재산 상속이 마무리되면 다시 바뀔 것으로 보인다. 고(故) 이건희 회장의 상속인인 부인 홍라희 여사가 법정 지분대로 4.5분의 1.5, 이재용·부진·서현 등 3명의 자녀가 각각 4.5분의 1을 상속받는다고 가정하면 이재용 부회장은 지분가치가 9조원 선에서 14조 3124억원으로 뛴다.
홍라희 여사는 상속 포함 지분가치가 12조 1033억원으로 증가해 현재 4위에서 2위로,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이 각각 7조 2052억원으로 늘어 공동 12위에서 공동 3위 자리로 올라선다.
소비자경제신문 오아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