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대출은 고신용자만 가능…제 2금융권만 가도 이자율 3.4배 차이나
이동주 의원, 소상공인전문금융기관 설립 제안

이동주 의원은 26일 소상공인의 대부업과 사채 이용 대출 규모가 27조 9000억원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이동주 의원은 26일 소상공인의 대부업과 사채 이용 대출 규모가 27조 9000억원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신용도가 낮아 은행 대출을 받지 못하는 소상공인의 대부업체와 사채 이용이 늘어나면서 소상공인을 전담하는 소상공인은행을 신설해야한다는 주장이 국회에서 나왔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소속 더불어민주당 이동주 의원은 26일 은행 대출을 받지 못하는 소상공인의 대부업체 및 사채를 통한 대출규모가 27조 9000억원에 이른다면서 중소벤처기업부(중기부)가 제출한 자료를 공개했다.

자료에 따르면 대부업체 대출도 받기 어려운 7등급 이하 금융취약계층 소상공인들은 사금융으로 내몰리고 있는 실정이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행정안전부가 합동으로 파악한 소상공인의 대부업체 대출 규모는 지난해 하반기 기준 15조 9000억원이며 중기부가 확인한 소상공인 사채규모는 12조원에 달한다.

중저신용(4등급 이하) 소상공인은 현행 소상공인 금융지원 체제에서 은행 대출이 힘들어 제 2금융권과 비제도권 금융을 통해 고금리(5~18%) 대출을 주로 받고 있다. NICE 신용평가사가 보유한 230만 개의 소상공인 신용등급 통계에서 은행에서 외면받는 중신용자(4~6등급)는 55만1000개이며 7등급 이하 저신용자는 16만 7000여개다.

이렇게 된 이유는 은행을 비롯한 제 1금융권의 대출 비중이 1~3등급 고신용자에게 쏠려있기 때문이다. 고신용 소상공인은 전체 소상공인의 68.7%를 차지하는데 비해 은행의 고신용 대출 비중은 72%에 달한다.

4~6등급의 중신용자는 저축은행 등 제 2금융권을 이용하게 된다. 제 2금융권의 평균금리는 5.36%이고 저축은행은 올해 6월 기준 9.76%로 시중은행 3.4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은행문턱을 넘지 못한 소상공인은 높은 금리 압박을 받을 수밖에 없다. 이마저도 저축은행에서도 돈을 빌리지 못하는 저신용자는 대부업체와 사채로 몰릴 수 밖에 없다.

은행과 제 2금융권을 통한 소상공인 대출은 405.8조원(2019년 기준)으로 은행은 319조원, 상호금융, 저축은행, 신용카드사 등 제 2금융권은 86.9조 원이다. 특히 2017년 이후 제 2금융권 대출 비중은 점차 증가해 15.6%에서 21.4%로 늘어났다.

이에 이동주 의원은 중소벤처기업부 국정감사에서 은행으로부터 외면받는 소상공인의 안정적이고 체계적인 지원을 위해 소상공인 전문 금융기관인 소상공인 금융공사 설립을 제안했다. 소상공인 금융공사를 설립하는 방안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소진공)과 지역신용보증재단중앙회(신보중앙회)를 통합해 새로운 공공기관을 설립하는 것이다. 소진공이 맡았던 대출업무와 신보중앙회의 재보증 업무를 결합하는 형태다. 소상공인 금융공사는 중저신용자에게는 직접 대출사업을 추진하고 고신용 소상공인에게는 재보증사업을 하게 된다.

소상공인 지원을 위한 다른 방안으로는 소상공인은행법을 제정해 특수은행을 설립하는 방안도 나왔다. 소진공은 저신용 소상공인에 대한 직접 대출만을 담당하고 중신용자 대출은 특수은행이 맡는다. 시중은행보다 높은 금리의 예금혜택과 소득세 감면 등 세제혜택도 부여한다.

이동주 의원은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는 시중은행의 금융지원에서 불이익과 차별을 받아왔으며 한정된 예산에 의하여 정책자금 지원도 늘 부족했다”면서 “소상공인 전문 금융기관이 설립된다면 항상 자금난을 겪었던 소상공인에게 귀중한 경영자금이 시의성있게 전달될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소비자경제신문 권찬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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