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V 위주의 신차 공급·재고관리 주요 원인
한국 자동차 업체들이 미국 시장에서 9년 만에 최고 점유율을 기록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는 5일 미국 자동차 시장에서 최근 3개월(6∼8월) 간 현대·기아자동차 등 한국 자동차 업체의 점유율이 8.9%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 수치는 지난 2011년 기록한 미국시장 최고 점유율과 동일한 수치다.
특히 이 수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 장기화 중에 기록한 것이여서 의미가 크다. 한국 자동차 점유율은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 7.7%를 기록했지만 3월부터 8.9%로 상승세를 유지했다. 반대로 미국 업체인 GM(제너럴 모터스)은 1.8%포인트 하락했고, 일본 도요타(-0.3%p), 닛산(-1.2%p), 미쓰비시(-0.4%p) 등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자동차산업협회는 한국 자동차 업체의 미국시장 점유율 상승의 이유로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위주의 신차 공급과 수출 물량 조정을 통한 효율적 재고관리를 꼽았다. 미국 자동차 시장은 경트럭(SUV, 미니밴, 소형 픽업트럭 등) 차종이 76.8%를 차지하는데 한국 업체들이 기아 팰리세이드(2019년 6월), 현대 베뉴(2019년 11월), 현대 셀토스(2020년 1월) 등 신형 SUV를 집중 투입했다. 그 결과 한국 자동차 업체들은 미국 SUV시장에서 올해 점유율을 5.6%(2월)에서 6.9%(8월)로 올렸다.
현대자동차는 이번 미국시장 점유율 상승에 대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의 여파로 미국 공장들이 문을 닫는 등 차량 수요가 급감한 상황이지만 생산과 판매 확대를 추진하며 수요급증에 대비했다. 미국 소비자들이 찾는 모델을 제때 공급하다 보니 점유율도 자연스레 올라갔다”고 말했다.
실제로 미국 자동차공장 가동중단 전(2019년 12월~2020년 2월)과 재가동 후(2020년 6월~8월) 월 말 재고량 평균 증감률을 보면 업계 전체 물량이 25.2% 줄었다. 국가별로 보면 미국계 브랜드는 28.9%, 일본계 28.5%, 유럽계 15.6%, 중국계 11% 등 재고량이 부족했으나 한국 브랜드는 해당 기간 4.2% 물량이 늘어났다.
다만 해외 업체들도 5월부터 공장 정상 가동에 돌입한 만큼 올해 남은 기간 미국 시장에서 판매 경쟁이 한층 심화될 예정이다.
소비자경제신문 권찬욱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