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NEWS 삼성경제연구소 공동기획]

몬산토는 유전공학 분야가 진보하면서 탄생한 기린아이지만, 100년 간 시장의 요구에 따라 끊임없이 변신하며 수많은 히트상품을 낸, 경영전략 분야에서도 눈여겨볼 부분이 많은 기업이다.
보잘 것 없는 작은 회사가 업계 넘버원이 되기까지 이들은 어떤 전략을 선택해왔는지, 이번호에서는 지금의 몬산토를 만든 경영전략에 대해 소개하고자 한다. 몬산토는 1901년 제약회사 직원 출신의 존 프란시스 퀴니가 아내의 성을 딴 사카린 회사를 설립하면서 그 역사를 시작했다.
그 후 화학, 제약업체로 발돋움한 몬산토는 80년대말 주력분야에서 성장의 벽에 직면하게 된다. 그러다가 90년대에 착수한 유전자 변형식품, 이른바 GMO 연구가 실효를 거두면서 다시 성장세를 회복한다. 그리고 현재는 세계 3대 생명공학 기업으로 부상하며 지속적인 성장이 보증된 대표적인 기업으로 꼽히고 있다.
현재의 몬산토를 만든 전략의 첫번째는, 한번 고객은 평생고객으로 잡는 Lock-in 전략이다.
고객을 어떻게 끌어들이고, 또 유지할 것인가는 기업경영의 영원한 화두다. 특히 단기 히트를 기록하는 것보다는 한번 고객을 단골고객으로 만들어 이탈을 방지하고 재구매율을 높이는 lock-in전략이 점점 강조되고 있는 추세다. 몬산토는 특이하게도 곡물 종자를 지적자산화하는 것으로 이 문제를 해결했다.
신종자를 개발하면 즉시 우선 특허등록을 하고, 정식계약서를 작성한 농민에게만 등록된 종자를 판매했다. 이 계약은 연 단위의 재계약을 통해 이뤄지는데, 일단 종자를 이식 받는 고객은 높은 프리미엄을 지불하더라도 재구매를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된다. 그리고 만약 이를 위반할 경우에는 법적대응도 불사했다.
실제로 미국에서만 100여건의 소송이 붙었고 그 중 약 10%는 최종판결까지 진행됐을 정도로 몬산토의 지적자산에 대한 애착은 맹렬하다. ‘생명공학의 MS사’라는 별명이 따라붙게 된 것은 이 같은 이유 때문이다.
여기에 잡초 제거, 병충해 방지 등 뛰어난 효능을 가진 제품을 번들상품화하여 높은 수익을 거두고 있는 것도 눈여겨 볼만 하다.
1가지 효능 포함 제품은 99불, 3가지 효능 포함 제품은 214불 식으로 효능이 추가될수록 할인폭을 높임으로써 더 많이 구매하도록 유도한 것이다.
둘째, 시대흐름에 발맞춘 사업구조의 변화다.
몬산토는 과거부터 발 빠른 환경적응과 M&A로 외부자원을 적극 흡수하며 화학, 제약 등의 분야에서 연속해서 빅히트를 기록했다. 1917년 아스피린 생산에 성공하여 1980년대까지 미국 최대 아스피린 제조회사로서 명성을 떨쳤습니다.
그 와중에 60년대부터 종자사업을 시작했고 80년대 중반에는 설탕 대용 인공감미료인 ‘누트라 스위트’를 개발한 ‘설(Searle)사’를 인수하면서 브랜드 자산과 신제품 개발능력을 동시에 확보했다. 그리고 90년대부터는 21세기 식량부족과 환경파괴문제의 심각성을 예상하고 로버트 샤피로 前 CEO의「기아와 환경파괴로부터 인류를 구한다」는 신비전 천명 하에 생명공학 기업으로 변신을 추진했다.
이때부터 제약과 농약부문을 제외한 전 사업부문을 매각하고 유전자변형식품(GMO)의 연구개발에 총력을 경주하게 된다. 셋째, 잘 되는 것에 집중하는 ‘선택과 집중’ 전략이다.
2003년 휴 그랜트가 새로운 CEO로 취임한 이후 생명공학부문에 대한 투자가 본격화 되었고, 이것에 대한 성과는 점차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옥수수, 콩, 면화 등 3대 GMO 상품에 R&D를 집중한 결과 3대 품목 매출이 전매출의 50% 이상을 차지하게 된다.
이후 GMO에 비교적 관대한 미국과 브라질을 핵심시장으로 선정하여 집중 공략한 결과, 브라질의 GMO 콩 재배면적은 147억평으로 미국에 이어 세계 2위로 부상하게 된다.여기에 생명공학과 농업생산 확대에 관심이 많은 부시행정부의 뒷받침도 강력한 원군으로 작용했다. 부시 정부가 GMO 생산 비중이 높은 캐나다, 아르헨티나 등과 연대하여 WTO에서 GMO 시장의 자유화를 주장한 것이다.
장기비전의 세워야
현재 몬산토의 미래는 그야말로 장밋빛으로 전망된다.
물론 우리나라를 비롯해 일부에서는 아직 GMO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남아있다는 점은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 GMO 옥수수를 먹인 쥐들의 콩팥에 이상이 생기는 등 GMO의 위험성이 표출되면서 GMO에 대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전문가 지적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농업 생명공학계 선두주자로 부상하기까지 몬산토가 그간 추진해온 전략들의 우수성은 높이 평가받아야 마땅하다. 특히 고객 Lock-in 전략, 번들상품화 등 MS사의 전매 특허와 같은 상술을 GMO사업에 도입, 이를 통해 고객과의 관계를 공고히 하여「한 번 고객은 평생 고객」이 될 수 밖에 없는 환경을 조성한 점은 신상품의 수명단축으로 고뇌에 빠진 IT산업과 전통 제조 및 바이오산업에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
또한 시대의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서는 미래의 산업생태계를 미리 내다보고 장기 비전을 수립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도 일깨워준다.
몬산토는 기아와 환경파괴라는 미래 재앙을 조기에 간파하고 생명공학부문에 자원을 집중했다. 미래 변화를 내다볼 수 있어야 하는 동시에, 일단 성공의 단초가 발견되면 전력을 집중하는 것이 미래시장 선점의 지름길이 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정리/신승훈 기자
ssh@ceonew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