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을 바꾸면 생활이 바뀐다”

‘빛의 마술사’ 필룩스 노시청 회장의 말이다. 노 회장은, 조명에 따라 회사의 영업력도 바뀌고 공부하는 아이들의 잠재능력도 키우고 음식맛도 좋게 만들 수 있다고 말한다. 과학적 근거를 통해 만들어진 노 회장의 빛에 대한 철학과 ‘역설’에 대해 들어봤다.
생채리듬과 같아야
노 회장이 안내하는 회의실로 들어가니 뭔가 다르다. 경기도 양주, 길 찾는 데 마음 팔려 ‘조명연구 하시는 분이니 다르겠지’라는 생각조차 없었다. 그런데, 사무실에 들어서니 다른 느낌은 분명하다. 노 회장의 인상처럼 조명에서도 편안함이 느껴진다.
인터뷰 중 노 회장의 말을 듣고 있노라면 ‘우리는 참 대충대충 만들어진 조명아래서 생활하고 있었구나’하는 생각이 든다. 조금만 생각하고, 조금만 바꾸면 생활이 많이 변할텐데 말이다. 일반인들이 흔히 조명에 대해 생각하는 ‘더 밝으면 좋고 더 분위기 있으면 좋은’ 그런 개념만은 아니다. 더 어두워야 좋을 수도 있다. 이런 것들은 모두 과학적인 그리고 체험적인 근거가 있어야 한다.
조명으로 생활자체를 바꿀 수도 있다. 조명으로 생활을 바꿀 수 있다는 예를 쉽게 보게 만든것이 작년 본사내에 완공한 조명전시관이다. 노시청 회장은 이 전시관을 만드는데 약 100억원을 투입했다. 2001년 9월 착공을 시작해 3년만에 일궈낸 결실이다.
특히 노회장의 연구 결실인 ‘SIH(Sun In House) 시스템''은 우리 생활의 조명을 한층 더 업그레이드 시켰다. 조명이 사람의 감성에 끼치는 영향에 대해 5년간의 연구 끝에 다양한 이론을 제시하며 지난 2001년에 인공태양(SIH)조명기술을 개발, 세계 특허를 획득한 것이다. 이 시스템은 말레이사 및 인도네시아를 비롯 중국 위해, 산동 지역에 자회사를 가동시키게 만들었다.
최근에는 중국 산동에 중앙연구소를 설립하고 감성조명 연구를 본격화시켜 새로운 조명문화를 창출한다는 계획이다. 이 시스템은 ‘시시각각 변하는 햇빛의 분위기를 안방에서 연출한다.''는 개념이 적용됐다. 해가 떠오를 때부터 대낮의 환한 분위기, 일몰 당시의 느낌마저 버튼 하나로 조절토록 만든 것이다. 노 시청 회장의 사무실에도 이런 시스템이 적용된 것은 물론이고, 최근 여러 기업에서 이 시스템을 이용한 조명을 활용해 업무향상을 꾀하고 있다. 또한, 이 시스템에는 심리치료의 일종인 ‘라이팅 테라피 기법''이 적용됐다. 빛의 활기, 안락함 등 인간 심리에 상당한 영향을 준다는 점에 착안한 기법이다.
기업 잠재적 매출 극대화
“재벌그룹 사장단 회의는 기업의 운명을 결정하기도 합니다. 연 매출 수십조원이 왔다 갔다 하는 이런 중요한 회의장의 조명이 호텔객실처럼 우아하고 느긋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조명이라면 이는 당장 바꾸어야 합니다.” 기업 CEO들이 귀담아 들을 말인 듯하다.
노 회장은 조명을 어떻게 바꾸냐는것에 따라, 기업의 매출도 올라간다고 말한다. 또한 조명에 따라 뇌파 조절이 돼, 빛으로 정신병등을 치유할 수도 있고, 아이들 공부도 더 잘할 수 있게 만든다고 한다. 유럽 등 선진국에서는 색채요법이 이미 보편화 되어, 계절성 정서장애를 조명으로 극복하고 있다고. 특히, 조명으로 노년성 치매도 고친다. “치매 환자들에게 3,000룩스 이상의 밝은 빛을 집중적으로 쬐게 하고, 산책 등으로 태양광을 잠시 쬐개하는 등의 노력을 한다면, 치매환자의 수면 시간을 일정하게 유지하게 하여 치료를 도울 수 있습니다."
노 회장은 현재 학교에서 시행하고 있는 아이들의 조명환경에 대해 항상 걱정스럽다. “얼마 전 보도에 따르면 유치원생 10명 중 3명정도가 근시나 난시, 원시 등 굴절이상과 눈썹 찔림, 사시 등 각종 안과적 질환이 있는 것으로 파악 된 것으로 압니다. 사회의 조명환경이 바뀌면 이런 것 들이 현저히 줄어들 것입니다.”
눈을 편하게 만들어 주는 빛, 선생님과 교과서 또는 전시된 교육자료가 더 잘 보이게 하는 빛이 필요하다는 것.
이를 위해선 눈과 머리에 집중된 조명을 분산시키는 것이 필요하고, 간접조명을 사용하는 대신 천장 전체를 하얀색으로 하여, 외관을 일정하게 보이게 함과 동시에 그림자없이 충분한 빛을 반사하도록 하는 것이 좋다는 설명이다. “우리나라는 직접조명 방식을 많이 사용해서, 눈이 부시고, 얼굴에 그림자까지 드리워져 무슨 고민에 빠진 사람처럼 보입니다. 이것은 시력저하의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전력낭비일뿐더러 바람직한 조명환경과도 거리가 멉니다. 조명문화가 바뀌어야 합니다." 노시청 회장은 하루의 반을 사무실에서 보내는 회사원들이, 잘못된 조명아래 노출되어 있는 것이 안타깝기만 하다.
이학명 기자/ lhm@ceonews.co.kr
From Feelux
감성조명 체험관
“최근 산업 발달로 생태계 균형이 파괴되고 환경오염이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빛공해 문제 역시 커다란 환경문제가 되고 있죠.” 노시청 회장이 빛 공해 문제를 인지하고 만든 감성조명 체험관은 친환경 친인류를 지향하는 조명시스템 개발의 사회적 요구에 의해 탄생된 것이다.
감성조명 체험관은 단순히 조명의 역사를 전시하는데 그치지 않고, 일반인들에게 조명을 이해시키고 직접 체험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빛 공해 사례 등을 한 눈에 볼 수 있게 만들었다. 연면적 약 3,000평에 달하는 국내 조명 전시장 가운데 가장 큰 규모다. 조명 뿐 아니라, 동영상을 감상할 수 있는 150석 규모의 멀티미디어실과 등잔박물관, 조명체험관 등으로 구성돼 있고, 조명체험관에는 병실, 교실, 거실, 회의실, 미술관 등 조명기기가 들어가는 각종 공간이 주제별로 꾸며져 있다.
주변상황에 따라 어떤 색감의 조명기기를 써야 가장 훌륭한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는지 비교 체험할 수 있게 만든 것이다. 감성조명 체험관은 20여 년간 연구를 통해 준비해 온 노력의 결정이며 (주)필룩스의 역사이기도 하다.
이학명 기자
lhm@ceonew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