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계, "선순환 구조 정착했다" 평가
부담없는 프로젝트성 소형 사모펀드 늘어
투자성공사례들이 성장에 탄력을 주는 듯

사모펀드 투자 성공사례인 OB맥주와 크래프톤

2019년 국내 사모펀드(PEF) 연중 투자액이 역대 최고치를 나타냈다. 신설 사모펀드 수 등이 역대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금융계에서는 사모펀드 산업의 성장을 통해 선순환 구조가 정립되었다는 평가다.

금융감독원이 31일 고시한 2019년 사모펀드 동향 및 시사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경영참여형 사모펀드는 1년 전보다 141개 늘어난 721개로 사모펀드 제도 개편이 있었던 2015년(316개)과 비교해 2.3배로 증가했다. 약정액과 이행액은 각각 84.2조원과 61.7조원으로 지난 2015년 대비 최대 1.6배 증가했다. 투자집행 규모는 16조원으로 직전 3년평균 투자집행 규모(11.7조원)를 크게 상회하며 증가세를 보였다.

자금 모집 측면에서 신설된 소형 사모펀드가 늘었는데, 이는 사모펀드 자금 운용에 지원하는 기업의 증가(254사(2018년)→304사(2019년))와 사모펀드가 스타트업같은 강소기업 투자건을 발굴한 후 이를 바탕으로 자금을 유치하여 프로젝트성 사모펀드를 결성하는 경향(전체 대비 78.6%차지)이 늘었기 때문이다. 특히 투자자 모집에 부담이 없는 소규모 사모펀드를 운용하는데 기인한다. 2019년의 신설 사모펀드 수는 총206개로 전년(198개) 대비 8개 증가했다. 다만 약정액은 830억원(2018년)에서 759억원(2019년)으로 소폭 감소했다.

투자 성공사례들이 계속해서 나오고 있는 것도 사모펀드의 성장에 탄력을 주고 있다. 이는 성장자본 공급 및 기업지배구조 개선이라는 사모펀드 본연의 기능에 부합하는 사례들이 많이 나오고 있어 자금모집→투자→기업가치제고→매각으로 이어지는 자금 선순환 구조가 정착되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투자회수액은 11.7조원으로 전년(9.0조원) 대비 2.7조원 증가하여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고 추가 투자여력 지표인 미집행 약정액은 22.6조원(26.8%)으로 전년말 18.8조원(25.2%) 대비 증가했다.

투자성공 사례로는 유명게임 배틀그라운드의 제작사 크래프톤이 거론된다. 크래프톤은 올해 1분기 3524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리며 게임업계 최강자 엔씨소프트(2412억원)를 누르고 게임업계 매출 1위에 올랐다. 덕분에 올해 4분기 상장을 추진하는 이 회사에는 회사 초기부터 동고동락 해온 투자 파트너가 있다. 바로 사모펀드(PEF)인 IMM인베스트먼트로 2009년부터 2014년 배틀그라운드 개발 초기와 현재까지 총 3600억원을 투자해 크래프톤의 게임 개발에 필요한 자금을 공급해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OB맥주도 투자성공 사례 중 하나이다. 독일계 사모펀드인 콜버그 크래비스 로버츠(Kohlberg Kravis Roberts, KKR)는 2014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자금사정이 안 좋아진 AB인베브가 시장에 내놓은 OB맥주를 인수했다. 콜버그 크래비스 로버츠는 경영에 참여해 영업본부장이었던 장인수 전무를 CEO로 선임하고 전권을 위임했고 그 결과 OB맥주는 국내 맥주시장 1위를 달성해 콜버그 크래비스 로버츠은 5년만인 2019년 5월에 400% 더 높은 값을 받고 AB인베브에 재 매각했다. 그 뒤 OB맥주는 5월 31일 현재 벤 베르하르트 사장이 사령탑을 맡아 운영 중이다.

금융감독원은 "올해 상반기에 발생한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으로 사모펀드 산업은 단기적인 투자위축 등 부정적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경기침체 등으로 저평가된 우량기업을 취득할 수 있을 시기가 사모펀드의 최적투자시점인 것을 감안하면 미집행 약정액 등 투자여력이 충분한 사모펀드에게는 오히려 투자기회가 조성되어 하반기 이후 투자집행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또한 이제부터는 질적 성장 역시 중요하다며 균형 잡힌 성장을 업계에 주문했다.

소비자경제신문 권찬욱 기자

지난해 사모펀드 종합 지표. 연합뉴스
지난해 사모펀드 종합 지표. 금융감독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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