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송목 CEO PI 전문가
최송목 CEO PI 전문가

A: “소문 들으니 너희 회사 매출 엄청나게 늘어났다면서?”

B: “매출 늘어나면 뭐 해……. 내 돈도 아닌 걸. 회사만 좋지 뭐…….”

오랜만에 만난 동창생들끼리 나눈 대화의 일부입니다. 이것은 회사의 목표와 직원의 목표가 다르고 사장의 목표와 직원의 목표가 다르기 때문에 나오는 말이죠.

이것은 가게도 마찬가지입니다. 위 대화에서 ‘회사’를 ‘가게’로 바꾸면 똑같은 말이 되지요. 알바생은 가게가 바쁜 것을 원치 않습니다. 손님이 많이 오는 것도 원치 않습니다. 일만 바빠지고 그렇다고 급여가 더 오르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지요. 아무리 바빠도 아무리 매출이 늘어나도 특히 알바생의 시급은 오르지 않습니다. 그러니 기뻐할 일도 아니고 심신만 피로해질 뿐이죠. 그에게 손님은 매출이 아니라 스트레스입니다.

이것은 성과의 배분과 목표의 불일치에서 오는 당연한 결과입니다. 대부분의 사장, 가게주인들은 항상 본인의 꿈과 희망을 나누어 주려고 동분서주하고 있습니다. 벽에도 크다랗게 붙여놓고 매주 회의 때마다 강조하지요. 하지만 사장 혼자서 바쁘고 혼자서 즐겁고 혼자 괴롭고 외롭습니다. “왜 이렇게 우리 직원들은 열심히 하지 않을까?”라는 불만도 하지요. 하지만 직원들은 사장의 그런 마음을 잘 이해하려 하지 않습니다. 그들에겐 꿈의 소유권이나 지분이 없기 때문입니다.

보통 사장은 꿈만 나누어 주려고 할 뿐 꿈의 성과물인 수익은 나누어 주려하지 않습니다. 그러니 직원들은 사장의 즐거움도 모르고 괴로움도 모르는 것이 당연합니다. 사장만이 회사의 유일한 주인노릇을 하고 있기 때문이지요. 회사의 주인이 사장 자신뿐이라고 생각하는 한, 그 꿈을 공유하기는 힘들지요. 또한 주인만이 꿈을 가질 수 있으니 나머지 종업원은 꿈을 가진 상전을 모시고 있는 머슴일 뿐이지요. 같이 일하면서 같이 나누고 있지 않으니 단지, 같은 공간에서 같은 유니폼을 입고 있는 무늬만 동료일 뿐 동상이몽이지요.

기업분석 연구소 리더스인덱스의 분석에 따르면, 2022년 국내 282개 대기업의 최고경영자(CEO)들의 평균 연봉은 14억 1200만 원으로 직원과 연봉 격차가 15.5배입니다. 이는 평균일 뿐 연봉 격차가 무려 100배 이상인 기업도 있습니다.

기업만 그런 건 아닙니다. 같은 병원 같은 공간에서 일하는 의사와 간호사도 다 같이 환자를 대상으로 일하고 있지만, 엄청난 임금차이가 있습니다. 2022년 YTN보도에 의하면, 일반 의사 평균 임금을 100으로 봤을 때 간호사는 의사의 1/5 수준입니다. 임금 결정에는 책임과 업무 강도, 전문성 등을 종합 고려하여 정해졌을 터이지만, 그렇다하더라도 머리로는 수긍이 가지만 부러운 감정이나 소외감, 박탈감이 드는 건 어쩔 수가 없습니다.

주인과 머슴이 꿈을 동기화하는 방법은 이론상 간단합니다. 손자병법의 모공편에 ‘장군과 병사 상하 간에 동일한 욕망을 가져야 승리한다’(上下同欲者勝 상하동욕자승) 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주인과 직원이 같은 욕망을 가지는 것입니다. 현실적으로는 주인이 직원들을 주인으로 대접하는 것입니다. 비전의 결과물이 ‘공동의 노획물’이 될 거라는 확신을 심어주는 거지요.

말로는 주인처럼 해야 한다고 떠들면서 주인 행세할 것이 아무 것도 없다거나, 실제로는 머슴처럼 부리면서 말로만 ‘주인’이라 한다면 아무도 믿지 않겠지요. 사장은 제시한 그 꿈을 실현시키는 선봉장인 동시에 그 노획물을 직원들에게 잘 나누어 주는 훌륭한 배분자여야 합니다. 먼저 직원들 각자가 필요로 하는 욕망과 미래 희망, 비전을 자극하고 그 결과물을 적절한 타이밍에 나누어 갖는 것입니다. 전쟁이라면 노획물이고 회사라면 인센티브입니다.

제1차 세계대전에서 패한 독일이 다시 제2차 세계대전을 일으키고 초기에 승기를 잡을 수 있었던 주요인으로 군인들의 봉급을 대폭 인상한 것이라고 합니다. 몽골의 징키즈칸은 일선에서 전쟁을 치른 전사나, 후방에서 물자를 보급한 사람이나 공과에 따라 공정하게 나누어 줌으로서 모든 병사들이 성취욕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한번 지시하면 죽을 때까지 임무를 수행했고, 대를 이어 충성했습니다. 같은 욕망을 가진 팀이 승리합니다.

최송목 CEO PI 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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