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위해 26일 진행된 임시주주총회…제주항공 불참으로 파행
이스타항공 오너 이상직 일가의 임금체불 문제 불거져
제주항공도 17%의 직원만 일하는등 자금 상황이 여유롭지 않아

이스타항공 주주들이 26일 임시 주주총회를 진행하기 위해 기다리고있다. 연합뉴스
이스타항공 주주들이 26일 임시 주주총회를 진행하기 위해 기다리고있다. 연합뉴스

이스타항공과 제주항공의 인수 협상이 무산될 가능성이 커졌다.   

이스타항공은 26일 오전 신규이사·감사 선임을 위해 서울 강서구 이스타항공 본사에서 임시 주주총회를 소집했지만 제주항공 측의 불참으로 30분 만에 끝났다. 

이날 임시 주주총회는 총 발행예정 주식 수를 1억주에서 1억 5000만주로 늘리는 정관 일부 변경안과 이사 3명과 감사 1명을 신규로 선임하는 안건이 상정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제주항공이 이사와 감사 후보자 명단을 전달하지 않으면서 선임안은 상정되지 못했다. 이사과 감사 두 직책 모두 제주항공이 지명하는 인물로 해야하기 때문이다.

제주항공은 “거래 종결일이 확정되지 않았다”며 “이사와 감사 후보 명단을 줄 수 없다”고 통보했다. 주식 총수를 늘리는 정관 변경안도 상정되지 않은 채 임시 주주총회는 종료됐다.  

이스타항공 조종사 노조는 주주총회에 앞서 이스타항공 본사에서 오너인 더불어민주당 이상직 의원을 규탄했다. 사진=연합뉴스
이스타항공 조종사 노조는 주주총회에 앞서 이스타항공 본사에서 오너인 더불어민주당 이상직 의원을 규탄했다. 사진=연합뉴스

제주항공의 이스타항공 인수를 가로막는 가장 큰 문제는 임금체불 이슈다. 이스타항공이 임직원에게 미지급한 임금은 5개월치 약 200억원이며 6월 지급분까지 포함하면 약 240억원의 임금을 지급하지 못한 것으로 추산된다.  또한 이스타항공 오너인 더불어민주당 이상직 의원의 체불임금 문제 책임론이 불거지면서 상황이 복잡해졌다. 제주항공은 이스타항공에게 “체불임금을 갚아야 할 의무가 없다”고 말한 상황이다. 이날 주주총회에 앞서 이스타항공 노조는 피켓을 들고 이상직 의원 규탄에 나섰다.

제주항공의 자금 사정도 변수다. 제주항공의 1분기 자본총계는 2237억원으로 3개월 만에 1014억원이 줄었다. 2분기에도 비슷한 감소세가 이어진다면 자본잠식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또한 제주항공은 전체 700여명의 조종사 가운데 17%만 투입하고 나머지는 순환 없이 휴업을 실시 중이다.

최종구 이스타항공 대표는 주총 후 “제주항공이 임금 체불과 관련해 이스타홀딩스가 제안한 내용을 받아들이고 회사를 인수할 수 있도록 마지막까지 최대한 노력하겠다”며 “정부지원에 대한 공통적인 견해는 있지만 솔직히 제주항공의 생각을 잘 모르겠다”고 전했다.

항공업계에선 이번 이스타의 임시 주주총회가 제주항공에 인수 작업 속도를 낼 것을 촉구하는 카드라는 분석이 우세했다. 그러나 지난달에 이어 주주총회가 또다시 파행으로 끝나면서 인수 자체가 무산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에 대해 제주항공은 “인수 의사엔 변함이 없다”며 “이스타항공과 필요한 소통을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스타항공은 오는 7월 6일 임시 주총을 다시 연다고 공지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소비자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