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측 “항공사 간 통합으로 규모의 경제 실현”
양사 합산시 국내선·국제선 점유율 각각 24.8%·19.5%로 '껑충'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 인수에 나섰다.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에서 고배를 마신 애경그룹이 규모의 경제 실현을 위해 매물로 나와 있던 저비용항공사(LCC) 이스타항공 인수로 방향을 전환했다. (사진=각사 제공) 

[소비자경제신문 최빛나 기자]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 인수에 나섰다.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에서 고배를 마신 애경그룹이 규모의 경제 실현을 위해 매물로 나와 있던 저비용항공사(LCC) 이스타항공 인수로 방향을 전환했다.

이에 각종 사회 이슈 등으로 인바운드 침체 속 불황에 빠진 항공업계의 변동속도도 빨라질 전망이다.

제주항공은 18일 이스타항공의 최대주주인 이스타홀딩스와 주식매매계약에 대한 양해각서(MOU)를 맺었다고 밝혔다. 이날 양해각서에 따라 제주항공은 연내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할 계획이다.

인수주식 수는 이스타항공 보통주 497만1000주로, 지분비율은 51.17%다. 예상 인수가는 695억원이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항공사 간 결합을 통해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고, 양사의 비교우위를 바탕으로 시장주도권을 강화하겠다는 취지”라며 "국내 항공업계 시장 재편 국면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글로벌 항공시장에서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조치"라고 덧붙였다.

이를 위해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 매각을 먼저 제안하면서 이번 협상이 시작 됐으며 항공기 사고와 부채률 상승으로 인해 위기를 겪고있던 이스타 항공도 항공산업 발전 차원에서 제안을 긍정적으로 수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타 항공의 매출은 꾸준히 늘었었지만 (2017년 4927억원→작년 5663억원), 영업이익은 작년 53억원에서 올해는 적자전환을 앞두고 있었다. 지난해 말 기준 부채비율은 486%에 달한다.

이석주 제주항공 사장은 "이스타항공 인수를 통새 여객점유율을 확대하고 LCC 사업 모델의 운영 효율을 극대화할 것"이라며 "LCC 선두 지위를 공고히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에 항공업계는 LCC 1위인 제주항공과 5위권인 이스타항공이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이번 경영권 인수가 구조조정 ‘신호탄’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항공업계 위기는 비단 이스타항공만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지난 3분기 실적에 따르면 국내 항공업계 중에서 3분기 흑자를 낸 곳은 대한항공 1곳에 불과하다. LCC 상황은 더 심각하다. 업계 모범생 제주항공도 영업손실 174억원으로 2분기 연속 적자를, 진에어와 티웨이항공은 각각 131억원·102억원씩 손실을 봤다.

국내 LCC 숫자가 과다하다는 지적도 업계 안팎에서 제기됐다.

방민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저비용항공시장은 구조조정 없이는 궁극적인 안정화를 기대하기 어려운 구조"라며 "시장 지배적인 저비용항공사가 재편된 시장을 상당 기간 향유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아시아나항공 매각으로 자회사인 에어부산과 에어서울의 앞날도 아직 단정할 수 없는 상태다. 아시아나항공 매각의 우선협상대상자인 HDC현대산업개발은 HDC지주회사의 자회사로, 아시아나항공이 지분 45%를 보유한 에어부산은 HDC지주의 증손회사가 된다. 현행 공정거래법에는 증손회사로 편입될 경우 지주회사가 2년 이내에 지분 100%를 확보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일각에선 에어부산과 에어서울의 재매각 가능성도 열려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LCC를 중심으로 본격적인 항공업계 구조조정 시작점이 될 것”이라며 “이번 인수로 양사가 보유한 인력을 비롯해 기종·노선 등을 폭넓게 활용하는 방식으로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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