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은행, 'KB고객언어가이드' 수립 앱 'KB스타뱅킹' 적용
금융언어를 고객 눈높이에서 이해하기 쉬운 언어로 변경
비대면채널 문장 표현까지 점진적으로 개선해 나갈 것

KB국민은행은 'KB고객언어가이드'를 수립하고 고객이 이해하기 쉬운 언어 정립에 나선다. 사진은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지점이다.(사진=소비자경제)
KB국민은행은 'KB고객언어가이드'를 수립하고 고객이 이해하기 쉬운 언어 정립에 나선다. 사진은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지점이다.(사진=소비자경제)

[소비자경제신문 이승리 기자]  금융의 문턱은 여전히 높다. 그 이유 중 하나가 금융 거래 시 부딪히는 이른바 은행창구 용어 바로 '금융가 언어' 때문이다.

실제로 일상 속에서 자주 사용하는 '보기'라는 선택지는 은행에서 '견양(見樣)'이 된다. 이렇게 평소 잘 사용하지 않을 뿐더러 어렵기만 한 '금융언어'를 KB국민은행이 이해하기 쉽게 바꾸려는 시도에 나섰다.

KB국민은행이 'KB고객언어가이드'를 수립하고 앱 'KB스타뱅킹'에 적용한다고 23일 밝혔다.

'KB고객언어가이드'는 금융언어를 고객 눈높이에서 이해하기 쉬운 언어로 사용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KB고객언어가이드에는 4대 원칙인 △고객 중심으로 쓰기 △누구에게나 쉽게 쓰기 △뜻을 명확하게 쓰기 △행동 중심으로 쓰기 등을 담았다.

특히 맞춤법, 표기법, 띄어쓰기 등 기본적인 오류부터 일본어 투, 과도한 높임법 등 오랫동안 관습적으로 잘못 쓰여왔던 표현까지 개선했다. 언어를 전달함에 있어 은행원이 고객에게 전달하는 방식 대신 고객이 행동의 주체가 될 수 있도록 문장 표현과 용어로 바꾼 것이다.

또 KB국민은행은 정확도와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금융권 최초로 국립국어원과 협약하여 금융언어를 이해하기 쉬운 언어로 바꾸는 작업을 함께 진행한다. 개선된 용어를 자동으로 변환 및 관리하는 프로그램도 개발할 예정이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모바일뱅킹 사용자 400명을 대상으로 한 KB고객언어 개선 후 KB스타뱅킹 사용 이해도 조사에서 기존 대비 2배 이상 만족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앞으로도 고객이 이해하기 쉬운 금융언어 사용을 위해 세심하게 완성도를 높여 나가겠다”고 말했다.

통상적으로 은행 등에서 사용하는 '금융언어'는 전문용어 및 일본식 한자어, 외국어 투의 단어나 문장이 많다. 흔히 사용하는 같은 의미의 단어가 있지만, 별도의 통용 언어를 사용해 이해를 떨어뜨리는 것이다.

이에 KB국민은행은 △고시->안내 △통보->알림 △내점->방문 △차기->다음 △견양->보기 △계약응당일->해당계약일 등으로 변경을 진행했다.

실제로 변경 전 사용 언어는 금융권 종사자가 아니면 이해하기 힘든 것으로 나타났다. 30대 금융권 종사자의 경우 위의 단어 중 '견양'을 제외한 5개의 단어를 알았지만, 비금융권 종사의 경우 고시, 통보 등을 제외한 나머지 단어를 잘모르겠다고 답했다.

30대 비금융권 재직 중인 회사원인 A씨는 "확실히 하는 건 2개 정도였다"며 "계약응당일 같은 경우는 들어는 봤으나 정확한 뜻을 모른다"고 답했다.

은행 중심의 용어를 고객 중심으로 바꾸고, 고객의 눈높이에서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언어’를 만들기 위한 방향성을 제시한 이번 시도는 '소비자'에게도 긍정적으로 작용될뿐만 아니라 금융업권 전반의 흐름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코난테크놀로지의 빅데이터 분석 솔루션 '펄스K'의 '금융언어' 분석결과에 따르면 'KB고객언어가이드'를 적용한 'KB스타뱅킹'과 이를 개발한 'KB국민은행'이 나란히 신생기 이슈어에 자리잡으며 미래 이머징 이슈가 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한편, KB국민은행은 KB스타뱅킹을 포함한 다양한 비대면채널의 문장 표현까지 점진적으로 개선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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