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면세점 측 "공항 내 입점 임대료 감당 못하는 상황"

(사진=롯데면세점)

[소비자경제=나승균 기자] 롯데면세점을 비롯한 면세점 입점 기업들이 매출부진과 임대료 부담에 못이겨 인천국제공항에서 철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4일 면세점 업계에 따르면 롯데면세점을 비롯한 신라, 신세계 등 면세점 입점 업체는 감소한 중국인 관광객으로 인해 매출이 부진, 인천공항공사 측에 임대료 인하를 요구하고 있다.

롯데면세점의 경우 제3기 운영기한인 이달부터 내년 8월까지 면세점사업자 선정에 따른 연 임차료 7700억원 가량을 공항공사 측에 지불해야 한다. 롯데면세점이 지불해야할 올해 임차료는 운영 첫 해인 지난 2015년 9월부터 1년간 납부한 임차료 5000억원보다 54% 증가한 금액이다.

임대료 인하를 받거나 면세 사업을 철수하지 않는 이상 줄어든 유커로 인해 매년 2000억원의 적자가 예상된다. 

일각에선 롯데가 입찰 당시 지나치게 높은 금액을 '베팅'했다가 곤혹스러운 처지가 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유커의 한국 관광 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고 사업 영역을 무리하게 늘리려다 작금의 사태가 일어났다는 주장이다. 

실제로 사드 보복, 면세점사업자 확대, 특허수수료 인상 등 입찰 당시에는 예상하지 못한 악재들이 불거졌기 때문이다. 

앞서 지난달 30일 롯데, 신라, 신세계 등 인천공항 입점 면세점 업체 대표들은 정일영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을 직접 만나 한시적 임대료 인하를 요구했다.

한편 임대료와 관련해 공사 측은 당시 배포된 제안요청서를 통해 "항공수요의 감소, 대한민국 정부의 항공정책의 변경 등과 같은 외부 요인으로 발생하는 영업환경의 변화와 그에 따른 매출 감소를 사유로 임대료 및 임대보증금의 조정을 요구 할 수 없다"고 명시했다.

또 "사업대상시설에 대한 부분 반납(계약의 일부 해지), 손실보전(또는 손해배상) 등을 요구할 수 없다"고 명시한 바 있다.

이 때문에 복수의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인천국제공항내 면세점 임대료 인하가 이루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소비자경제>와 통화에서 중국의 경제 보복이 점점 사그라 들고 있지 않냐는 질문에 "사드 이후로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반등한 적은 없다"며 "30년동안 면세점 사업을 진행하면서 철수를 신중히 검토하기는 처음인것 같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매년 20% 이상의 성장률을 보여왔으나 이제 마이너스로 가고 있는 만큼, 인천국제공항공사와 협상을 진행하고 있지만 잘 안 되고 있다"고 토로했다.

 

저작권자 © 소비자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