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부터 규모 큰 시추시장 등 회복 시그널 보여”

대림산업 본사.(소비자경제)

[소비자경제=장병훈 기자] 한국 EPC(Engineering, procurement, construction turn-key)턴키 업체들이 3분기 들어 해외 수주에서 낭보를 전해오고 있다. 대림산업의 최대 발주처인 사우디아라비아 화학회사 사빅이 8년 만에 투자를 재개했으며, 삼성엔지니어링은 바레인 밥코 정유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이들 업체가 본격적인 가을 수확기를 맞이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투자증권 이경자 연구원은 28일 “지난 7월부터 에너지 산업의 최상단(upstream)인 시추시장이 회복 시그널을 보이고 있는 등, 최근 8·2 부동산대책으로 무차별 하락했던 EPC업체들에게는 좋은 매수기회로 판단된다”며 “또 지난 25일엔 수출입은행이 이란에 10조6000억원 규모의 FA(신용공여 협정)를 체결한 것은 제재 해제 후 최초로 이란에서 ‘이스파한’ 정유(2조원)를 수주한 대림산업에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이 연구원은 대림산업과 삼성엔지니어링에 대해 ‘비중확대’ 의견을 내고 매수를 권유했다.

◇ 부동산 정책으로 무차별 하락…우량 EPC업체 매수 기회
  
8·2 부동산대책을 전후해 건설주의 하락폭이 컸다. 또한 9월초 예정된 가계부채 대책도 주택시장 위축을 지속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무차별적으로 하락해 낙폭이 컸던 우량 EPC업체에 대해서는 좋은 매수기회가 왔다는 판단이다.

지난 2013년부터 쇠퇴했던 에너지 사업에 대한 투자가 활발히 재개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있다. 특히 지난 7월부터 에너지 산업의 최상단(upstream)인 시추산업에서 용선계약이 연이어 체결되는 등 긍정적 변화가 시작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최근 사우디의 사빅은 200억 달러 규모의 ‘Oil-to-chemical’(원유를 feedstock으로 화학제품 공장 건설. FEED를 시작해 2020년 EPC 입찰) 콤플렉스 투자계획을 밝혔다. 이는 사빅이 8년 만에 투자를 재개하는 것이어서 시장에서는 의미가 매우 큰 것으로 인식된다. 이와 관련해 주목할 업체는 대림산업과 삼성엔지니어링이 주목되고 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하반기 들어와 수주 성과를 본격적으로 내기 시작했다. 대림산업도 이란과 사우디에서 4조원의 해외수주가 가능하고, 유화사업이 사상 최대 이익을 경신한다는 점에서 차별화되고 있다. 또한 이들 업체는 과거 사빅 중심의 사우디 투자 확장기에 최대 수혜주이기도 했다.

◇ 삼성엔지니어링, 바레인 밥코 정유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  

지난 24일 바레인 ‘밥코’는 시트라 정유의 우선협상대상자로 ‘테크닙·삼성엔지니어링·TR’ 컨소시움을 선정했다. 이 컨소시움은 이번 주에 세부 조건에 대한 협상을 시작한다. EPC 규모는 50억 달러로 삼성엔지니어링 몫이 13억 달러로 추정된다. 각국 수출입은행의 자금지원을 받아 본계약은 4분기에 체결될 전망이다.

삼성엔지니어링은 3분기 들어오면서 해외수주도 빠르게 진행되는 모습이다. 태국 PTTGC의 PO 패키지 계약에 이어, 오만 ‘두쿰’ 정유의 시공자로도 선정됐다(Notice of intent 수령). 밥코 정유 포함 시 35억 달러의 해외수주를 이미 확보했고, 3분기 UAE POC(25억 달러)의 본계약도 기대되고 있다.

삼성엔지니어링의 관계사 수주는 현재까지 1조2000억원을 확보한 상태이고, 하반기에는 2조원의 수주를 달성할 전망이다. 올해 총 수주는 보수적으로도 7조원이며, POC 계약이 이뤄지면 10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이외에 중동의 평화무드도 이들 업체엔 호재로 꼽힌다. 이 연구원은 “사우디가 카타르에게 이란과의 단교를 요구하며 관계가 악화됐지만, 최근 사우디가 카타르와 외교활동을 재개하며 해빙 무드가 이뤄지고 있다”면서 “이로 인해 카타르에서 노출된 건설사들의 ‘리스크’도 덩달아 줄어들고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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