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노트7 출시로 평가될 첫 무대…헛발 딛었나

▲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사장. (출처=삼성전자)

[소비자경제=나승균 기자] 지난해 11월 부임한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사장은 신종균 대표(전 무선사업부 사장)와 함께 호흡을 맞춰왔습니다.

고동진 사장 취임 후 2월 발표한 갤럭시S7의 성공에 대해 대선배인 신종균 삼성전자 IM부문 대표 공으로 돌렸습니다. 신 대표가 사실상 갤럭시S7의 모든 출시 과정을 맡았다는 입장에서 였습니다.

고동진 사장은 선임 후 초기에 부서 수장들이 최대의 역량을 발휘하게끔 자유로운 분위기를 형성하고 의사결정은 최대한 조율해서 내렸다고 합니다. 이 같은 기업 분위기 변화 속에 기대를 받은 건 갤럭시노트7 이었습니다.

그리고 지난 2일 고동진 사장은 갤럭시노트7의 배터리 불량사태가 발생하자 전세계에 판매된 250만대의 제품을 전체 리콜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소비자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해 판매를 중단하고 구입시기와 상관없이 신제품으로 교환하겠다”며 이익보다는 기대 소비자를 잡겠다는 것이었습니다.

갤럭시 S5와 S6의 부진을 딛고 S7을 성공으로 이끌어낸 신 대표와 리콜을 하게 된 갤럭시노트7을 발표한 고동진 사장은 비교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첫 배터리 발화사건 이후 10일만에 리콜을 결정한 삼성전자에 대해 타 경쟁업체와 비교하면서 리콜 결정에 대해 칭찬을 하는 소비자들이 많아졌습니다.

브랜드 이미지와 기업신뢰도를 생각해서 잘한 결정이라는 소비자들의 평가는 고동진 사장의 신속한 결정이 한 몫 했습니다. 또한 삼성전자 내부 직원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우리 제품을 예약 구매한 충성 고객은 돈 주고도 살 수 없다’는 내용의 게시판 글을 읽고 고동진 사장도 "납득할 수 있게 조치하겠다"라는 답글을 남겼다고 합니다. 관리의 삼성조직이 달라졌음을 시사하는 대목입니다.

그러나 일각에선 고동진 사장이 전작 제품보다 11일이나 앞당긴 발표 시기와 출시일정을 맞추기 위해 사전 테스트를 제대로 못했다는 평을 듣고 있습니다. 촉박한 일정이 미비한 배터리 품질 테스트로 이어졌다는 것입니다. 또 경쟁업체보다 먼저 시장을 장악하려는 성급함이 배터리 사태의 빌미를 제공했다는 것이죠. 

게다가 배터리 문제는 중국 하청업체의 배터리가 아닌 삼성SDI의 부품에서 문제가 나왔다는 것입니다. 이는 삼성전자 전반의 신뢰도에 큰 문제를 줄 수 있습니다.

앞으로 고동진 사장의 리콜 결정으로 인한 삼성 브랜드에 대한 소비자들의 충성과 신뢰가 향후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가 관건 입니다. ‘1994년 애니콜 화형식’ 후 품질 개선에 노력하여 모토로라를 제치고 국내시장 1위로 올라섰던 모습을 다시 볼 수 있을지 기대해 봅니다.

 

나승균 기자 npce@dailycnc.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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