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경제신문=권찬욱 기자] 스퀘어에닉스가 개발하는 ‘파이널 판타지(이하 파판)’ 시리즈는 일본을 대표하는 RPG로서, 지난 1987년 이래 수많은 명작들을 탄생시켜 왔다. 특히 RPG의 새로운 시대를 열었다고 평가받는 파판7 이후 스퀘어 에닉스는 매 신작마다 각 시대별로 발전하는 업계의 기술과 자사의 개발력을 총력적으로 투자해 게이머들에게 재미와 감동을 선사해왔다.

그러나 최근 작품들의 평가는 상당히 미묘하다. 정식 넘버링만 살펴보면, 최신작이었던 ‘파이널 판타지 15’는 초기 출시 당시 스토리와 시스템 양쪽으로 많은 비판을 받으면서 지속적인 업데이트를 통해서야 겨우 평가를 끌어올릴 수 있었다. 파이널 판타지 14는 확장팩 업데이트 방식의 온라인 게임이며, 리부트를 거친 뒤에는 끊임없이 평가가 변화하고 있다. 

오랜 기다림 끝에 전세계 사람들을 흥분시키며 2020년에 출시된 ‘파이널 판타지 7 리메이크’는 좋은 평가를 받았으나, 기존과는 달라진 구성과 3부작으로 계획된 스토리 때문에 호불호가 있다. 특히 당시 1부 엔딩부분은 오랫동안 논란이 이루어지며 이어질 스토리에 대한 갑론을박이 이어졌는데, 현재는 스토리 2부에 해당하는 ‘파이널 판타지 7 리버스’에 대한 속절없는 기다림만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오랜만에 정식 넘버링 타이틀인 ‘파이널 판타지 16’이 오는 6월 플레이스테이션5로 출격을 준비하고 있다. 파판 16은 앞서 소개했던 파판 15와 파판7 리메이크의 액션RPG로, SF요소가 없는 중세풍 판타지의 모습으로 공개됐다. 여기에 시리즈 처음으로 다크소울을 연상케 하는 암울한 세계관과 성인향 묘사를 들고 나와 많은 충격을 선사하기도 했다. 

이번 기사에서는 출시전 공개된 정보들을 통해 파판 16의 여러가지 요소들을 알아본다. 

이번 파판 16의 무대가 되는 대륙은 크리스털의 가호를 받는 대지인 바리스제아(Valisthea)로, 주민들은 대지의 곳곳에 존재하는 거대한 크리스털 덩어리, ‘마더 크리스털’의 그 주변의 에텔을 사용해 국가를 번영시키고 사람들은 마법을 사용해 평화로운 세월을 보내왔다. 국가들은 각각 마더 크리스털 소유해 팽팽한 정세를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검은 이프리트’와 함께 ‘검은 일대’라고 불리는 일종의 재앙이 대륙을 덮치면서 혼란기가 찾아오게 된다. 주인공인 클라이브는 로자리아 공국의 제1왕자이자 로즈필드 대공가의 적자로, 검은 이프리트가 참극을 일으킨 현장에 있었고, 이후 검은 이프리트를 쫒는 복수자가 되어 대륙을 방랑하게 된다는 스토리를 가지고 있다. 

또 이 사건으로 인해 각 지역의 에텔과 가호가 고갈되기 시작했고, 각 국은 자원의 보고인 ‘마더 크리스털’을 소유하기 위해 전쟁을 시작했고 클라이브 역시 전쟁에 휘말리게 되고 만다. 바리스제아에 등장하는 주요 중심 국가는 로자리아 공국·잔브레크 황국·월루드 왕국·달메키아 공화국· 철왕국·크리스털 자치령 등으로 각 국의 고유한 분위기를 가지고 있다.

스퀘어에닉스는 이러한 암울한 분위기를 작품에서 여러 요소를 통해 보여줄 예정으로, 공개된 스크린샷에서도 멸망으로 치닫는 세계의 모습을 여과없이 보여줄 예정이다. 다만 그와는 별개로 그래픽에 많은 공을 들여, 플레이어들이 각 지역의 풍광을 즐길 수도 있게 배려했다. 

파판 시리즈에서 소환수는 단숨에 전황을 뒤집을 수 있는 조커 카드의 역할로서 다양한 전투 상황에서 활용되어 왔다. 그러나 각 시리즈마다 등장하는 소환수의 풀에는 차이점이 있었으며, 어떤 작품에는 등장하는 소환수가 다른 작품에는 등장하지 않아 아쉬워하는 팬들도 있었다. 

이번 파판 16에서는 스토리의 중심이 소환수를 제어하는 자들인 ‘도미넌트’에 맞춰져 있고, 주인공 클라이브는 이프리트의 도미넌트지만 다른 도미넌트가 소유한 소환수의 가호를 받아 능력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게 된다. 

현재 파판 16에 등장하는 것으로 확정된 소환수는 총 9마리로, 작품내 세계관에서 8개 속성을 상징하는 ▲피닉스(불) ▲타이탄(땅) ▲가루다(바람) ▲라무(번개) ▲시바(얼음) ▲오딘(빛) ▲바하무트(어둠) ▲리바이어선(물)에 더해 이프리트가 등장한다.

특히 이번작에서는 기존에 존재했던 속성인 별(星) 속성이 없어지고 빛 속성이 기본 속성으로 새롭게 등장한 것이 특징으로, 기존 무속성 소환수였던 오딘과 바하무트가 속성이 부여되고 불속성 소환수였던 이프리트가 기존과는 다른 검은 모습으로 스토리에 싶숙히 개입해 있다.

앞서 말했듯이 파판 16의 전투는 전작들의 액션성을 그대로 가져오면서도 더욱 발전된 형태로 다듬어진 것이 특징이다. 

플레이어는 클라이브를 조종하면서 클라이브가 가진 소환수의 힘들을 빠르게 전개하면서 속도감 있는 전투를 즐길 수 있으며, ‘스토리 포커스 모드’를 통해 간단한 조작으로 소환수 어빌리티를 발동하거나 적의 공격을 자동으로 회피하는 등 초보자들도 호쾌한 액션을 즐기면서 클라이브의 여정을 따라 갈 수 있다. 물론 액션을 좋아하는 플레이어라면 직접 모든 조작을 할 수 있는 ‘액션 포커스’를 이용할 수도 있어, 원할 때마다 바꿔주는 것이 가능하다. 

RPG인 만큼 클라이브가 가진 스킬들을 강화시킬수도 있다. 클라이브의 검술이나 소환수의 힘은 ‘어빌리티 강화’ 화면에서 새롭게 습득하거나 조정할 수 있으며, 플레이어의 선택에 따라 완전히 다른 스타일의 전투를 펼칠 수 있다. 물론 초보자들을 위한 일괄 습득·강화를 도와주는 서포트 기능도 존재한다. 

또한 전투에서는 클라이브와 함께 여행하는 늑대 ‘토르갈’이 전투를 지원한다. 토르갈은 적을 공격하거나 클라이브의 체력을 회복 시키는들 전투를 서포트하며, 플레이어가 토르갈에게 행동을 지시해 좀 더 전략적으로 싸워나가는 것도 가능하다. 이 뿐만 아니라 스토리 진행과 상황에 따라 여러 인물들이 동료로서 합류해 함께 싸워 주는데, 아쉽게도 토르갈과 달리 AI에 따라 자동 전투와 서포트를 하니 플레이어는 이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 

파판 16이 기대되는 이유는 전세계적으로 수많은 팬들을 거느린 시리즈의 최신작이라는 이유 역시 있겠지만, 무엇보다도 파이널 판타지가 가지고 있는 독특한 서사와 그에 뒤따르는 눈이 즐거운 수려한 그래픽과 액션, 연출도 한 몫할 것이다.

이는 각 작품이 때로는 비극으로, 때로는 희극으로 마무리되는 가운데 세세하게 챙겨준 디테일이 하나하나가 플레이어에게 신화적인 영웅담을 읽는 것과 같은 느낌을 받게 만들기 때문이다. 또 인기작의 경우 지속적으로 나오는 파생작·소설·애니메이션 등을 통해 연대기를 써내려가는 느낌을 시리즈 팬들에게 안겨주며 각 작품의 세계관을 더욱 확장하고 채워나가고 있다. 

이 같은 특성은 아직도 많은 게이머들에게 파이널 판타지의 시리즈명과 그 스토리가 회자되는 원동력일 것이다. 조만간 새롭게 공개될 예정인 파판 16이 과연, 시리즈 팬들과 게이머들에게 어떠한 이야기를 선사해줄 것인지 지켜보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