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경기 성남시 엔씨소프트 사옥 앞에서  ‘리니지2M’ 이용자들이 트럭 시위를 진행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5일  경기 성남시 엔씨소프트 사옥 앞에서 ‘리니지2M’ 이용자들이 트럭 시위를 진행했다. [사진=연합뉴스]

엔씨소프트(이하 NC)가 최근 다시 유저들의 트럭시위와 부딪혔다. 트럭을 보낸 주체는 리니지2M의 유저들로, 최근 NC가 리니지2M 게임방송을 진행하는 크리에이터(유튜버, 아프리카BJ, 트위치 스트리머)에게 프로모션 비용을 지급해온 사실을 인정했기 때문이다. 

이것이 왜 유저들이 트럭시위를 통한 반발을 할 정도로 상황이 커졌는가 돌아보면, 때는 지난해 상반기 게임업계를 휩쓸었던 확률형 아이템 이슈로 돌아가봐야 한다. 당시 NC는 리니지M 문양 시스템 업데이트 롤백 사건으로 유저들의 전반적인 불만이 폭발하면서 온갖 의혹도 함께 제기되었는데, 이 중에는 NC가 자사 게임을 플레이하는 크리에이터에게 막대한 프로모션비를 주고 있다는 의혹도 함께 있었다. 

리니지 IP의 경우 무한경쟁이 핵심 콘텐츠들의 모토이고, 이를 위한 과금액이 곧 캐릭터의 능력치와 힘을 결정한다고 할 정도로 영향력이 강하다. 그런데 리니지M 시리즈를 단순한 ‘찍먹’ 용도로 광고용 계정을 지급받아 플레이하는 크리에이터가 아닌 이상 리니지를 오래 플레이해 온 크리에이터들에게는 게임사의 막대한 혜택과 함께 프로모션 비용을 통한 추가 투자가 가능하게 되고,  이는 일반 게임 유저가 보기에는 공평성에 문제가 될 수 있는 사항이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NC는 프로모션에 대해 부정해왔다.

그런데 지난달 말 한 리니지M·리니지2M 유튜버가 지난달 말 ‘리니지W 방송을 대가로 프로모션을 받아왔는데, 리니지2M 방송을 해도 방송 횟수로 인정받았다’는 내용을 우연히 밝히면서 상황은 급변했다. 해당 발언에 대한 사실 확인을 유저들에게 요청받은 NC는 ‘유튜버 프로모션을 일절 하고 있지 않다’고 답변했고 유저들 사이에서도 계속해서 쏟아졌는데, 이후 공식 유튜브를 통해 “이용자들께 리니지2M 유튜버 프로모션으로 읽힐 수 있다는 부분을 저희가 간과했다”면서 사과하고 프로모션 사실을 인정하게 됐다. 

하지만 이 논란에 대해 재차 살펴보자면 게임사가 자사의 게임을 광고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어느 누가 현 시대 상에서 입소문만으로 유저를 끌어올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할까? 개발비 역시 과거에 비해 대폭 상승했기 때문에 개발비를 회수해 새로운 개발동력을 만들어내야 함은 당연한 일이고, 회사의 성장과 게임의 이미지 형성에 있어서도 광고는 꼭 필요하다.

다만 이번 사건의 경우 NC가 크리에이터에게 주는 프로모션이 자칫 게임의 공정성을 해치는 것으로 비추어질 수 있는 수준이었음에도, 이에 대한 내부 논의가 부족했고 만약 그래도 진행하려고 했었다면 유저들을 이해시키려는 노력이 없었다는 것이 문제다.

프로모션이 있다는 사실을 미리 공지를 통해 언급하고, 이에 대한 유저 피드백 역시 미리 받아들여 조정했었다면 불만은 있을 수 있어도 어느정도 납득은 해줄 수 있었을 것이라고 본다. 또 프로모션이 게임에 영향을 끼칠 수 없도록 프로모션용 계정을 크리에이터에게 따로 지급해준 뒤 광고이후 해당 계정을 회수하거나 시작 전부터 제약을 걸어두었다면 어땠을까 싶다.

최근의 NC는 자사의 게임을 즐기는 유저들에게조차 신뢰와 안심감을 못주고 있다는 인상을 받고 있다. 이번 논란에 대한 사과 방송에서도 개발자들이 “언제나 공정성을 최우선으로 운영과 개발을 지속하겠다”고 강조했으나 유저들은 “기울어진 운동장과 다를게 무엇이냐”는 싸늘한 반응이다. 

또 일각에서는 ‘매출 부풀리기에 해당 프로모션이 사용되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비추어지고 있다. 한번 각인된 이미지와 떨어진 신뢰도는 바꾸기 쉽지 않다지만, 이번 논란의 경우에는 유저들과 NC 모두 한없이 안타까울 뿐이다. 

소비자경제신문 권찬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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