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베스트샵의 판매영업 노동자들이 높은 노동 강도에 맞지 않은 대우를 받고 있다면서 근로조건 개선을 요구하고 나섰습니다. 

전국금속노동조합 서울지부 하이프라자 바른노동조합지회 소속의 LG베스트샵 노동자들은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트럭시위와 함께 기자회견을 가졌습니다. 이들은 사측이 2018년 식비를 기본급에 포함시켜 최저임금(1000원) 인상을 회피하고 현재까지 유지하고 있으며, 타 LG계열사와 달리 통신비의 지급이 없었다고 하소연했습니다. 또 월 52시간의 고정 연장근로를 수행시키고 있다면서 5년 동안 매출이 2배가 되어도 성과 보상과 복지는 없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들이 요구하는 사항은 기본급 정상 인상과 식대(20만원) 및 통신비 지급, 퇴근 시간 30분 단축(저녁 8시), 성과급 400% 지급, 직급 차별 없는 복지  등입니다. 그러나 이들이 가장 심각한 문제로 지적한 사항은 장시간의 근로로 인한 족저근막염과 하지정맥류 같은 직업병으로 노동자들은 ‘입구 대기 시스템’과 같은 지속 노동으로 육체에 무리가 오는데도 주말과 공휴일 등에도 쉬지 않고 일을 했다면서 불만을 토해냈습니다. 

“하이프라자는 최저임금 1000원을 올려주기 싫어서 기존에 있던 식대를 없애고 그게 문제가 되냐고 당당하게 이야기하는 회사입니다. 직원이 고객에게 폭행과 갑질을 당해도 직원 보호는커녕 고객의 기분을 나쁘게 했기에 잘못이라는 회사입니다. 로드숍, 백화점, 홈플러스 같은 베스트샵임에도 경쟁하라 부추기며 같은 직장 동료끼리도 얼굴을 붉히게 만드는 회사입니다.”(권은지 금속노조 하이프라자 바른노동조합지회 사무장) 

“법이 보장하는 자율적인 연장근로를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회사는 징계를 내리려고 하고 있습니다. 일부는 정직 30일을 내린 상태입니다. 이에 맞서 저희 LG전자지회는 마곡 사이언스 파크에서 매주 피켓 시위를 하고 있습니다. 회사의 부당함을 알리기 위해서 자신의 연차를 써가면서 투쟁을 이어나가고 있습니다.”(설경석 금속노조 LG전자지회장)

“8시 반에 퇴근을 해서 준비하고 집에 가게 되면 9시 반, 10시가 됩니다. 이런 생활 속에서 삶을 살아간다라고 하는 게 요즘 트렌드에도 맞지 않고 시식권도 보장이 되지 않고 일과 가정이 양립할 수 있는 구조도 안 되서 노조가 30분 정도 일찍 퇴근하자고 제안을 했지만 회사는 거부하고 있습니다.”(김도현 금속노조 서울지부장)

노동자들은 지난해 노조 설립 이후 이같은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회사 측과 진행한 20여 차례에 교섭에도 별다른 성과가 없어 트럭시위에 나섰다고 하소연했습니다. 이들은 트럭시위 사실이 알려지자 블라인드와 카카오톡을 통해 1시간 만에 90여 명이 힘을 보태 130만원이 모였으며, 사흘만에 목표 금액을 달성했다고 밝혔습니다. 

트럭 시위는 이날 오전 7시 30분부터 시작되었으며, ‘우리는 존중을 원한다. 우리는 공정한 대우를 원한다’와 ‘최소한 인간답게 밥먹을 시간은 보장하라’ 등 여러 문구를 노출시켜 지나가는 차량과 시민들이 볼 수 있게 했습니다. 트럭 시위는 오는 16일 오후 6시 30분에 종료됩니다. 

“직원들을 소모품으로 보지 말고 회사의 소중한 구성원으로 대접해 줬으면 좋겠습니다. 회사에 중요한 안건이 있으면 노조나 직원들과 같이 협의해서 결정하고 일방적으로 진행시키지 않고, 그리고 회사만 저희의 삶이 아니라 저희도 가족이 있고 집이 있습니다. 그런 점들을 꼭 회사에서 깊이 깨닫고 교섭에 성실히 나와주셨으면 좋겠습니다.”(이제현 금속노조 하이프라자 바른노동조합지회장) 

하이프라자는 LG전자가 지분 100%를 보유한 자회사로 LG베스트샵을 통해 가전제품, 정보통신제품, 생활용품 등 각종 전자제품의 판매를 맡고 있습니다. 소비자경제는 사측의 입장을 들으려 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습니다.

소비자경제신문 권찬욱입니다.

저작권자 © 소비자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