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지법 “증거변조나 진술회유· 증거인멸 가능성” 검찰 빼돌린 현금 사용처 본격 조사
이상직 의원 58억원대 회삿돈 횡령 및 배임 혐의로 현역 의원 가운데 두 번째 구속 치욕

이스타항공 창업주이자 무소속 이상직 의원이 27일 전주지법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해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이스타항공 창업주이자 무소속 이상직 의원이 27일 전주지법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해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일주일 전 “나는 불사조다. 어떻게 살아나는지 보여주겠다”면서 영장실질심사에 자신감을 보여온 이상직(58세) 무소속 의원이 결국 구속됐다.

전주지방법원은 28일 새벽 이상직 의원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및 배임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21대 국회에서 현역 국회의원이 구속된 것은 더불어민주당의 정정순 의원에 이어 두 번째다. 

김승곤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구속 이유에 대해 “주식의 시가나 채권가치에 대한 평가 등 일부 쟁점에 대하여 다툼의 여지가 있어 보이나 구속영장 심사단계에서 요구되는 혐의사실에 대한 소명은 충분하다”면서 “수사과정에서 나타난 피의자의 행태를 감안할 때 증거변조나 진술회유의 가능성이 있고 피의자가 관련자들에 대하여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위치에 있어 피의자에게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전주지방검찰 형사 3부(부장검사 임일수)는 이상직 의원의 구속 이후 스타항공 등에서 빼돌린 현금 등(38억 원)의 사용처와 행방을 본격적으로 조사할 예정이다. 검찰은 지난 9일 사전구속영장을 신청하면서 이상직 의원 일가가 이스타항공과 계열사에서 2015년 3월부터 2019년 5월까지 58억 4500만원 상당을 횡령·배임한 것으로 판단했다.

또 이상직 의원은 이스타항공 재무담당인 간부 조카의 횡령 범죄 일부에도 가담하고 이스타항공과 계열사의 공금을 딸의 1억 1000만원 짜리 포르쉐와 오피스텔 구매, 21대 총선 비용으로 사용했다. 이 중 21대 총선에 사용한 공금에 대해서는 지난 1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징역 3년 6개월이 구형된 상태다.

이상직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은 21일 국회 본의회에서 재석 255명 중 찬성 206명, 반대 38명, 기권 11명으로 가결됐다. 이상직 의원은 체포동의안이 표결 전 신상발언에서 “검찰은 수사초기부터 악의적인 선입견을 전제로 수사를 진행해 왔다”고 불만을 표시하는 한편 동료 의원들에게 문자 메세지를 통해 “딸이 안전을 위해 고급 외제차를 몰았다”고 억울함을 토로했으나 빈축만 샀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정의당은 체포동의안 가결 이후 대변인을 통해 엄청한 사법처리를 강조했다.

한편 이스타항공 노조는 27일 전주지법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돈에 눈이 멀어 임금을 체불하고 회사 운영을 중단해 노동자들을 죽음으로 몰아넣은 책임을 이상직 의원은 져야 한다”고 호소했다. 

소비자경제신문 권찬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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