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전국 보건소·요양병원 등 ‘동시 접종 스타트’
대부분 부작용 등 이상현상 없이 접종 순조로워
코로나 반격의 긴 대장정 시작 ‘현재 이상 無’
​​​​​​​“11월 집단면역 형성토록 예방접종 참여해달라”

“무섭지 않습니다. 코로나가 빨리 종식돼서 예전 일상으로 돌아가 보고 싶던 사람들 마음껏 만날 수 있길 바랄 뿐이죠.”

드디어 26일 전국에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됐다. 코로나19 첫 확진자가 나온 지난해 1월20일 이후 1년 37일만이다.

1년 넘게 겪어온 코로나 공포가 종식되는 긴 대장정이 시작된 것이다. 현재 전국 동시다발적으로 백신 접종이 진행되고 있으며 백신 부작용을 호소하는 이는 아직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백신 접종은 26일 오전 9시를 전후로 전국 보건소와 요양병원에서 일제히 시작됐다. 접종 대상자는 전국 요양병원·요양시설, 정신요양·재활시설의 만 65세 미만 입원·입소자, 종사자들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맞는다. 접종 대상 가운데 실제 접종에 동의한 사람은 전날 기준으로 28만 9480명이며 접종 동의율은 93.7%다.

접종 첫날에는 전국 213개 요양시설의 입소자·종사자 5266명이 백신을 맞는다. 요양시설 입소자·종사자는 보건소에서 접종을 받을 수 있고, 거동이 불편한 경우라면 의료진이 방문 접종도 실시한다. 

국내 백신 1호 접종자 이경순씨. 연합뉴스
26일 오전 서울 노원구 보건소에서 서울시 1호 접종자인 이경순(61) 요양보호사 백신 접종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국내 백신 1호 접종자 요양보호사 이경순씨

국내 백신 1호 접종자는 이경순(61세)씨로 추정되고 있다. 서울 상계요양원 요양보호사로 노원구 보건소에서 오전 8시45분쯤 접종했다. 이씨는 접종을 마친 후 “1년 동안 코로나19 떄문에 불안했는데 맞으니까 안심이 되고, 또 노력해 주신 정부와 구청·보건소에 감사드린다”면서 “다른 주사를 맞을 때와 특별히 다른 점은 없었다”고 말했다.

강원도 1호 접종자는 춘천시 동면의 노인전문병원 환자인 김영선(54)씨다. 9시에 백신 접종을 받은 김씨는 “코로나가 빨리 종식돼 예전 일상으로 돌아가 보고 싶던 사람들 마음껏 만날 수 있길 바랄 뿐”이라도 말했다. 이어 “주위에서 겁나지 않냐고 물어봤지만 부작용 같은 느낌은 전혀 없으니 내가 먼저 나서서 맞는 모습 보고 사람들이 용기 낼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부산의 1호 접종자는 노인요양병원 간호과장 김순이(57)씨다. 부산의 백신 접종 대상자들은 해운대에 위치한 온화노인요양원 종사자와 입소자들로 첫 접종은 간호과장인 김씨부터 이뤄졌다.‘공식 1호’로 예방 백신을 맞은 김씨는 접종 30분 뒤 “아무 이상 없고 상쾌하다”고 전했다. 무사히 첫 접종을 마친 김씨는 “자발적으로 백신을 맞겠다고 했으나 1호인지는 어제 알게 됐다”면서 “요양원에 종사해 당연히 백신을 맞아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이 26일 서울 마포구보건소를 방문, 재활시설 종사자인 김윤태 의사가 백신을 접종받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과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이 26일 서울 마포구보건소를 방문, 재활시설 종사자인 김윤태 의사가 백신을 접종받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연합뉴스

“역사적인 순간, 코로나 꼭 퇴치하자”

문재인 대통령은 26일 오전 서울 마포구 보건소를 찾아 코로나19 백신 국내 첫 접종을 참관했다. 접종 시작 전 보건소에 도착한 문 대통령은 정은경 질병관리청장, 오상철 마포보건소장으로부터 예방접종 계획을 보고 받았다. 오전 9시 푸르메재단 넥슨어린이재활병원의 김윤태(60) 병원장이 접종을 받는 모습을 지켜봤다. 김 병원장과 인사를 나눈 문 대통령은 “역사적인 1호 접종이신데 접종하는 것을 지켜봐도 되겠느냐”고 묻자 김 병원장은 “예, 영광입니다. 그래도 안 아프게 놔 주세요”라고 농담도 했다.

전북 군산시보건소의 1호 접종자는 김정옥 참사랑요양병원 원장이다. 한의사이기도 한 김 원장은 접종을 준비하는 의료진에게 “긴장되시죠?”라고 말을 건네기도 했다. 김씨는 “다른 백신 접종과 큰 차이가 없고 맞은 이후에 별다른 이상 징후나 증상이 없다”면서 “오히려 코로나19 백신을 맞았다는 생각에 편안하고 좋다”고 말했다.

제주 1호 백신 접종자는 사회복지법인 정효원의 요양보호사 양은경씨다. 제주시 정효원에서 백신 접종을 한 후 양씨는 15여분간 이상반응 발현 여부를 관찰한 뒤 아무 증상이 없어 귀가했다. 양씨는“어르신들을 가까이서 돌보다 보니 백신 접종의 필요성에 대해 늘 생각해왔다”면서 “불안함도 있었지만 막상 맞고 보니 독감 주사보다 아프지도 않고 괜찮다”고 말했다.

11월 집단면역 형성에 총력

방역당국은 26일 요양병원·요양시설에 입소해 있거나 이곳에서 근무하는 65세 미만의 사람들을 시작으로 접종을 시작해 오는 9월까지 전 국민의 70% 이상에 대한 1차 접종을 마치고 11월까지 집단면역을 형성한다는 구상이다.

그러나 현재 전 세계적으로 백신 수급이 아직 안정적이지 않은 데다 목표로 제시한 ‘접종률 70% 달성’ 여부가 불확실한 상황이다. 게다가 항체 형성에 영향을 줄 수 있는 해외유입 변이 바이러스도 확산하고 있어 집단면역 형성까지는 험로가 예상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정은경 코로나19 예방접종 대응추진단장(질병관리청장)은 “이번에 접종되는 백신은 식품의약품안전처의 3중 검증 절차를 거쳐 허가됐거나 세계보건기구(WHO)에서 안전성과 유효성에 대한 검증을 거쳐 사용 승인된 백신이자 전 세계적으로 이미 많은 사람이 접종 받고 있는 백신”이라면서 “집단면역 형성을 위해 접종순서에 해당하는 분들은 예방접종에 적극 참여해달라”고 강조했다.

소비자경제신문 노정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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