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그룹 야심차게 개장한 특급호텔 알몸 노출 사우나 구설
항의하던 고객 경찰에 신고한 그랜드조선 제주호텔 비판여론

신세계그룹이 야심차게 설립한 5성급 호텔인 그랜드조선 제주가 개장 한 달 만에 여성 고객의 알몸까지 밖에서도 훤히 보일 수 있다는 사실로 구설에 올랐다. 게다가 항의했던 고객을 경찰에 신고했다는 사실이 드러나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그랜드조선 제주 호텔은 여성 사우나와 여성 화장실을 통유리창으로 조성하면서 코팅 처리로 밖에서 보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호텔 설명과 달리 밖에서 여성 사우나 안이 훤히 보인다는 사실을 발견한 고객이 항의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그랜드조선 제주 호텔은 영업 방해를 이유로 고객을 경찰에 신고했다고 알려졌다.

서귀포 경찰서는 17일 소비자경제와 전화통화에서 알몸 노출 관련 사건이 있었다고 인정했다. 여성청소년수사팀 관계자는 “현재 이 사건은 수사중이고 호텔 외관에 CCTV가 많아서 시간이 걸릴 것 같다”면서 “13일 신고 접수를 받았고 사우나 내부가 외부에 노출됐는지와 이(알몸)를 목격한 사람이 있는지 등을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논란의 핵심인 그랜드조선 제주 호텔의 영업방해 신고에 대해 묻자 경찰은 “호텔이  영업 방해로 신고한 게 아니라 피해자들의 언성이 자꾸 높아지자 협조차 신고했다”고 대답했다.  

사진=제보자 제공
사진=제보자 제공

제주 신혼여행의 악몽

제보자는 최근 결혼한 신혼부부다. 이들은 제주로 신혼여행을 떠났고 1박당 80만원에 그랜드조선 제주 호텔 스위트룸에서 이틀 동안 머물렀다. 제보자는 11일과 12일에 스위트룸 전용 수영장과 사우나를 이용했다. 숙박 마지막 날인 15일 제보자는 저녁 산책을 하던 중 우연히 사우나 창문을 봤는데 사우나 내부가 그대로 보였다고 주장했다. 심지어 사우나 안에 설치된 온도계 글씨까지 보일 정도였다.  

제보자는 즉각 호텔에 문제를 제기했다. 그러자 호텔 관계자는 유리창 외부에 차단 코팅이 돼 있고 저녁에는 블라인드를 내리기 때문에 아무 문제가 없다고 해명했다. 이에 제보자는 자신이 이용하던 시간대에 블라인드가 내려간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제보자는 호텔 직원과 동행해 확인한 결과 사우나 내부의 모습이 호텔 입구와 산책로, 주차장, 심지어 다른 객실 발코니에서도 선명하게 보인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제보자는 “호텔 측이 이런 내용을 공지하지 않아 다른 이용자들은 피해 사실조차 모르고 있다”고 울분을 터뜨렸다.

그랜드조선 제주호텔.
그랜드조선 제주호텔.

알몸 노출 사과…사우나 운영 중단

신세계그룹 조선호텔 홍보팀은 17일 소비자경제와 통화에서 “사우나 내 일부 공간에서 블라인드를 내리지 않은 점이 파악됐다”며 사과했다. 고객의 주장대로 밖에서 여성 사우나 안이 훤히 보였다. 그러나 알몸이 노출됐는지는 미지수라는 반응을 보였다. 조선호텔은 “고객과 함께 신관 전 위치에서 전수 조사를 실시하고 경찰 동반 조사를 통해 CCTV 확인을 진행한 결과 우려했었던 피해는 다행히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CCTV에 녹화된 영상에는 사우나 안을 바라보는 행인이 발견되지 않았다는 뜻이다. 

고객을 경찰에 신고했던 그랜드조선 제주 호텔도 16일 입장문을 내고 “그랜드 조선 제주 힐 스위트 사우나 이용과 관련해 여성 사우나 내 일부 공간 이용 시 유리 차단 코팅의 일부 누락과 블라인드 시간대 운영으로 고객님께 불편함을 끼쳐 드린 점 깊이 사과 말씀드린다”고 밝혔다.  해당 사우나 운영은 중단됐고 시정 조치하고 있다는 설명도 곁들였다. 

그랜드조선 제주 호텔은 알몸 노출 사고를 계기로 “고객님의 사생활 보호에 대해 가이드를 더욱 더 철저히 하고 동일 사례가 발생치 않도록 적극 대처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나 항의하던 고객을 경찰에 신고했다는 사실만으로도 그랜드조선 제주 호텔이 특급호텔답지 않게 고객을 홀대했다는 지적이 끊이질 않고 있다.  

소비자경제신문 오아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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