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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택트(Un-tact)시대 ⑤콘서트 없이 즐기는 공연] 코로나19 직격탄 맞은 문화예술계

  • 기자명 권찬욱 기자
  • 입력 2020.07.17 09:14
  • 수정 2023.05.26 17:36
  • 댓글 0

BTS 온라인 비대면 공연도 상업적 성공
팬심은 거리를 가리지 않는다. 영상통화 팬사인회
집 앞으로 찾아가고 차 안에서 즐기고 그래도 보고싶다면 철저한 방역

방탄소년단(BTS)이 지난 14일 유료 온라인 콘서트 방방콘 더 라이브(The Live)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빅히트 엔터테인먼트
방탄소년단(BTS)이 지난 14일 유료 온라인 콘서트 방방콘 더 라이브(The Live)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빅히트 엔터테인먼트

문화예술계는 코로나19 사태를 맞아서 가장 위축된 분야중 하나다.  마스크 착용과 열화상 감지기와 온도 측정기 손 소독제는 일상의 필수품이 됐고 공연장 객석은 거리두기와 무관중 공연이 당연한 형식으로 막이 오르고 있다. 관객이 없으면 공연예술은 의미가 없다.

문화예술계는 ‘온라인’과 ‘찾아가는’이라는 두가지 키워드를 활용하고 있다. 온라인으로 공연을 진행하고 이용권이나 기부로 수익을 얻으며  밖으로 나오지 못하는 관객들을 찾아가서 공연을 하기도 한다.

관객없는 예술이 계속되는 현재, 문화예술계는 물리적·공간적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온라인 매체의 장점을 최대한 살리면서 장기적으로는 ‘콘텐츠 유료화’가 가능한 방법을 기초로 공공 공연장들이 공연·전시의 온라인화를 선도적으로 이끌어내고 있다.

비대면 공연도 상업적 성공

방탄소년단(BTS)은 라이브 콘서트에 이어 온라인 콘서트 분야에서도  대기록을 세우고 있다.

BTS는  6월 14일 방방콘 더 라이브(방방콘)라는 이름의  무관중 콘서트를 진행 했다. 콘서트는 개설된 URL로 접속해 라이브 스트리밍을 시청하는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6개 시점을 동시에 볼 수 있는 멀티뷰를 활용하여 전세계 75만명 동시 시청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불과 90분 동안 매출 260억원을 끌어모았다.  

 방방콘 더 라이브에서 주목할 점은 단순 공연 시청을 넘어서 전 세계 팬들을 하나로 모으며 새로운 관람 문화를 제시했다는 사실이다. 21세기의 아이콘이라고 불리는 BTS가 집 안에서 응원하며 관람하는 새로운 공연 문화를 만들어 내고 있다.

BTS의 멤버 RM은 “무섭기도 해요. 이게 미래의 공연인가? 그런 공포가 있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와주시고 봐주시는 세계 곳곳 여러분 덕에 어떤 상황에서도 해낼 수 있었어요”라며 이후에도 팬들과 만날수 있는 기회와 새로운 공연 기술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특히 세계적으로 가장 큰 가요 시장인 미국에서도 상업적인 성공과 팬들의 열광을 그대로 보도했다.  빌보드는 “당장 우리 앞에서 마법과 같은 라이브 공연을 선사하지 못하지만 그 다음으로 새롭고 경이로운 공연을 선사했다”고 놀라움을 표했다.

엔터테인먼트 위클리는 “방탄소년단이 새로운 가상 콘서트로 당신의 삶에서 라이브 콘서트 공백을 메워주었다”며 방방콘의 의미를 깊이 있게 다뤘다.
 
LA 타임스는 “방방콘은 BTS가 자가 격리 중인 팬들을 즐겁게 해주기 위해서 기꺼이 내어준 선물이다”며 방탄소년단의 특별한 이벤트를 높이 평가했다.
 
CNN은 BTS가 만들어낸 팬들의 기부 행렬에 주목했다. 방탄소년단의 기부 계획에 팬들이 자발적으로 호응해 공연에 기부를 진행했고 이렇게 모여진 돈은 23일 흑인 인권운동 캠페인 블랙 라이브스매터(Black Lives Matter·흑인의 생명도 중요하다) 측과 글로벌 공연기획사 라이브네이션(Live Nation)이 진행하는 크루 네이션(Crew Nation) 캠페인에 함께 각각 100만 달러(12억 원)씩, 총 200만달러를 기부했다. 크루 네이션은 코로나19에 따른 공연 중단·취소로 어려움에 처한 콘서트 스태프들을 돕기 위해 설립된 기금이다.
 

윤석준 빅히트 글로벌 CEO는 “음악 산업이 이렇게 어려운 시기를 겪어야 한다는 것은 매우 안타까운 일이다”며 “우리의 기부가 전 세계의 많은 공연 관계자들을 도울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뮤지컬 배우 카이가 영상통화 팬미팅을 진행하고있다. 사진=EMK엔터테인먼트
뮤지컬 배우 카이가 영상통화 팬미팅을 진행하고있다. 사진=EMK엔터테인먼트

영상통화 팬사인회

가수와의 만남을 손꼽아 기다린 팬은 물 만난 물고기처럼 오프라인 행사를 즐긴다.  가수의 활동기가 팬에게 특별한 이유는 콘서트·음악방송 녹화·팬미팅·팬사인회 등 팬에게 주말과 평일을 가리지 않고 부지런히 가수를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코로나19는 그 모습마저 바꿔놓고 있다. 방송가 및 소속사는 비대면 방식을 채택해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들은 기존의 네이버 브이라이브나 소속사 자체 영상 콘텐츠에 힘을 싣는 한편 가수를 만나고하고 싶어 하는 팬들을 위해 이색적인 대안도 내놨다. 팬들이 가수의 활동기 중 가장 기대하는 행사인 팬사인회를 비대면 방식으로 바꾼 것이다.

SM엔터테인먼트는 지난 4월 5일 최초로 첫 솔로 앨범 ‘자화상’을 발매한 수호가 팬과 1:1 영상 통화로 만나는 팬 사인회인 ‘비디오 콜 이벤트’를 두 차례 실시했다. 수호의 앨범 구매자 중 추첨이 된 당첨자가 수호와 2분가량 메신저 카카오톡 영상 통화로 만났다. 영상 통화 중 수호가 팬의 이름으로 사인을 하고, 이 앨범은 추후 당첨자의 자택으로 배송된다.

팬들은 대부분 긍정적인 반응이다. 우선 녹화가 가능해 가수와 자신의 통화 내용을 영구적으로 소장할 수 있고, 또 그 영상을 공유함으로써 팬덤에도 훈풍을 몰고 올 수 있다는 점에서다. 지금껏 팬 사인회는 관례상 사인을 받을 땐 촬영과 녹음은 금지됐기 때문에 당첨되지 않은 팬에게 팬 사인회라는 행사는 큰 아쉬움이었다. 이런 갈증도 부분적으로 해소됐다. 이 이벤트가 성공리에 마친 탓인지 이후 가요계에는 영상 팬 사인회가 관행처럼 굳었다.

해당 이벤트에 참여한 팬들은 “스타의 또 다른 매력을 발견했다”·“오랜만에 마음의 갈증을 씻어내려주는 좋은 시간이었다”며 코로나 19 여파로 오프라인에서 만나지 못하는 아쉬움을 달래며  스타들의 팬서비스에 뜨거운 호응을 보냈다.
 
한 가요계 관계자는 “팬 사인회는 팬들이 가장 손꼽아 기다리는 활동기 행사 중 하나지만 이번 코로나19 사태로 진행할 수 없게 됐다. 영상 통화 팬 사인회는 팬들도 가수도 처음이지만 다들 이러한 방법을 수긍하고 만족하는 분위기다”면서 “코로나19가 안정될 때까지는 각각의 소속사가 비대면으로 진행할 수 있는 새로운 콘텐츠를 만드는 데 집중하겠다”고 설명했다.
 

서울 혜화동의 대학로 연극거리도 이러한 변화에 편승해 온라인으로 연극 공연을 전환하고 팬들과 실시간으로 만나고 있다. 특히 대학로 예술인들이 직접 개인채널을 열고 유튜브로 진출하는 일이 늘었다. 

혜화로운 공연생활 제작팀의 안영수씨는 “유튜브에서는 공연장에 오지 못하는 사람들한테 공연과 관련된 이야기를 편하게 좀 자세히해주는 일을 한다. 저는 100만 유튜버는 되기 힘들다고 생각하지만  소개된 공연이 향후 5년간 10년간 백만 명의 관객을 유치할 수 있을 만한 밑거름이 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그러나 영상 팬 사인회는 직접 만나지 못한다는 점에서 본질적인 아쉬움을 씻어내긴 어렵다. 영상 통화 팬 사인회는 시기적절한 대안일 뿐이라는 여론이 지배적이다. 현장에서만 느낄 수 있는 설렘과 직접 만나서 눈을 맞추고 손을 잡고 이야기하는 순간만 못하다는 이야기다.

수원문화재단에서는 지난 4월 수원 광교두산위브에서 ‘베란다 1열 콘서트’를 열었다. 사진=수원문화재단
수원문화재단에서는 지난 4월 수원 광교두산위브에서 ‘베란다 1열 콘서트’를 열었다. 사진=수원문화재단

아파트에서 즐기는 공연

지자체 문화재단과 예술단은은 공연 예술을 살리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특히 공연 자체를 보러가는 것에서 찾아가는 것으로 인식을 변화시켜 많은 관객들이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한 걱정 없이 공연을 볼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클래식 음악단 한빛예술단의 찾아가는 희망음악회 코로나19 극복 프로젝트 ‘음악이 있는 풍경’는 지난 5월 14일 시흥 목감네이처하임아파트에서 시작으로 신청을 받아 아파트 단지내에서 음악회를 진행하고 있다.

공연을 관람한 주민들과 SNS에서도 긍정적인 반응이 이어졌다. 트위터 닉네임 rabon524는 “온갖 문을 다 열어놓은 집 안에 클래식이 가득 차오르는데 공연장에서 보는 것보다 음악이 훨씬 친숙하게 느껴졌다”는 글과 함께 베란다에서 직접 찍은 영상을 게재했다.

한빛예술단 엄대용 기획자는 “근 반년 동안 공연에 어려움이 있어 허허벌판을 헤매는듯한 막막함이 있었는데, 오늘 공연을 통해 비대면 음악회가 코로나19라는 돌발 변수를 타개할 하나의 방편임을 확인했다. 앞으로도 많은 변주를 통해 관객들을 찾아뵙겠다”고 밝혔다.

미국에서나 자주 볼 수 있던 드라이빙 시어터도 최근 자주 등장하고 있다. 공공주차장이 상당수 비어있는 것을 이용해 임시무대와 스크린을 설치하고 공연장과 영화관으로 활용하고 있다. 특히 경기문화재단이 주최하는 코로나19 예술백신 프로젝트 드라이빙 시어터는 지난 11일 4주차 마지막 양평 전통예술 공연을 끝으로 한 달간 걸친 대단원의 막을 내렸는데 이날 야외극장이 세워진 양평파크골프장 주차장에는 공연 개막 1시간 전부터 주차장 1열을 선점하려는 차량들이 꼬리를 물었다.

경기문화재단 코로나19 예술백신 TFT 조병택 팀장은 “드라이빙 시어터와 무대공연은 처음에는 도민들이 익숙하지 않아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회를 거듭할수록 낯선 무대에 적응하고 진화하는 출연자들과 관객들의 모습을 보면서 문화예술의 저력을 또 한 번 확인할 수 있었다. 재단은 이번 예술백신 프로젝트 사업 경험을 토대로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응할 수 있는 새로운 문화를 선도해가겠다”고 말했다.

그래도 직접 현장에서 보는 공연을 원하는 사람들도 있다. 이에 각 문화재단은 스태프들을 동원해 철저하게 방역을 진행하고 있다. 공연장 입구부터 하얀 방역복과 마스크를 입은 직원들이 열을 재고 QR코드를 이용해 이용자 출입을 철저히 하고 있다. 화성시문화재단은 지난 7월 11일 동탄복합문화센터에서 텐트 속에서 음식 등을 먹으며 클래식 음악을 편하게 듣는 ‘텐콕 콘서트’와 6월 26일부터 점심시간을 이용해 각 회사에 방문하여 짬짬이 공연을 하는 ‘즐점(즐거운 점심) 콘서트’를 진행하고 있다.

화성시 문화재단 동탄복합문화센터 신혜진 과장은 “시민들에게서 코로나19로 인해 여행과 문화생활이 줄어 아쉬웠는데 이런 콘서트가 단비처럼 느껴져 정말 감사한 시간이었다‘ 전해 받았다”며 “시민들에게 시원하고 아름다운 야외공연장에서 공연을 편히 즐길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경기문화재단은 13일 양평을 마지막으로 드라이빙 씨어터 1차 순회공연을 끝냈다. 사진=경기문화재단
경기문화재단은 13일 양평을 마지막으로 드라이빙 씨어터 1차 순회공연을 끝냈다. 사진=경기문화재단

소비자경제신문 권찬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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