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환경기업 표방 2년, 오염물질 저감설비는 나몰라라
폐기물시멘트 정보공개와 SCR 설치에 나서야 ‘진정성’ 확보 가능

종합환경기업을 표방한 지 2년이 지난 쌍용C&E가 오염물질 저감설비는 나몰라라 하는 태도로 일관해 빈축을 사고 있다. [사진=쌍용C&E 홈페이지] 

[소비자경제=최지우 기자] 종합환경기업으로 거듭나겠다며 사명까지 변경한 쌍용C&E가 시멘트 생산에 사용되는 폐기물의 양은 늘어나고 있지만 어떤 폐기물이 얼마만큼 들어가는지 제대로 된 정보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지난 13일 소비자주권시민회의는 “쌍용C&E가 환경오염 방지를 위한 노력이 턱없이 부족하고 최근에는 시멘트 공장내 염소더스트 불법매립 의혹으로 수사도 진행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환경파괴 주범이 아닌 진정한 친환경기업으로 거듭나려면, 폐기물 시멘트 정보공개와 질소산화물 저감설비인 선택적촉매환원설비(SCR)에 나설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앞서 2021년 쌍용C&E는 주력해왔던 시멘트 사업에서 환경 분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친환경 자원순환형 사회를 선도하는 종합환경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그린2030’(Green2030) 비전을 발표하고, ESG 경영도 천명한 바 있다.

쌍용C&E 홈페이지에 소개된  ‘그린2030’(Green2030) 비전 [사진= 쌍용C&E] 

또한 2025년까지 환경사업의 비중을 전체 이익(EBITDA)의 50% 수준까지 확대해 탈석탄을 실현하고, 질소산화물 등 오염물질 배출량을 획기적으로 저감하기 위한 대규모 투자도 약속했다.

실제 지난 2년간 쌍용C&E의 폐기물처리 매출액은 매해 1000억 원을 넘을 정도로 급격히 증가했다. 2021년에는 직전 해 710억 원이던 매출액이 1211억 원으로 70.6% 증가했고, 2022년에는 1724억 원으로 전년 대비 42.3% 넘게 증가했다.

쌍용C&E 2030 탈석탄 추진 및 계획 [사진=소비자주권시민회의] 
쌍용C&E 폐기물처리 매출액 (단위 : 백만 원) [사진=소비자주권시민회의] 

소비자주권시민회의는 “아직 2022년 시멘트공장의 폐기물 사용량이 공개되지 않았지만, 쌍용C&E가 지난 2021년 영월과 동해공장에서 사용한 폐기물 241.5만 톤보다 상당히 증가했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2019년 265.1만 톤을 처리해 462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지만, 2020년에는 232.4만 톤으로 32.7만 톤이 줄어들었음에도 70.6%가 증가한 710억 원의 매출을 기록한 것으로 보아 폐기물의 처리 과정의 상당한 변화가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관련 정보를 제대로 공개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쌍용C&E ‘ESG 경영’ 관련 투자계획 발표 현황(금액순)
쌍용C&E ‘ESG 경영’ 관련 투자계획 발표 현황(금액순) [사진=소비자주권시민회의] 

같은 기간 대기오염물질 저감설비 등 환경오염 노력도 매우 저조하다. 소비자주권시민회의가 쌍용C&E의 사명 변경 이후 2년간(2021년~22년) ‘ESG 경영’ 선언과 함께 발표한 주요투자계획 보도자료를 분석한 결과, 70.8%(2800억 원)가 폐기물 연료 시설 확충에 집중돼 있다.

기존의 순환자원 연료 보관시설과 이송라인을 증설하는 것이 주요 내용으로, 순환자원을 대체연료로 활용할 때 안정적으로 연료를 공급할 수 있게 해주는 설비 시설을 확충하는데 막대한 투자를 진행하고 있지만 수익성 개선을 위한 도구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반면, 대기오염물질 배출 방지시설 유지보수 등 오염물질 저감설비는 총 투자 예산 중 9.1%인 359억 원에 불과하다. 2020년 감사원은 ‘미세먼지 관리대책 추진 실태’ 감사 보고서에서 국내에서 현재 가동 중인 시멘트 소성로 37기에 SCR를 설치할 경우, 설치비 및 운영비로 5년간 1조1394억 원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했다.

소비자주권시민회의는 “당시 기준으로 보수적 계산을 해보면, 소성로 1기당 설치비와 5년 운영비 총액은 308억 원이고, 매년 61억 5800만 원 정도가 투입돼야 한다. 현재 기준으로 금액이 다소 차이는 있겠지만, 10기의 소성로를 가동하고 있는 쌍용C&E가 SCR을 모두 설치한다면 ‘ESG 경영’ 관련 투자계획으로 밝힌 3952억 원이면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시멘트 업체는 가연성 폐기물을 연료로 대체하면서 톤당 5만 원의 폐기물 처리비용을 받고 있다. 그럼에도 대기오염물질 저감설비는 외면하고 더 많은 수익을 올리기 위해 천문학적인 금액을 폐기물 처리시설 확충에 투자하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다”며 이는 친환경 기업으로 거듭나는 것처럼 눈속임을 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쌍용C&E는 말로만 친환경을 떠들면서 폐기물 사용량만 늘릴 것이 아니라, 대기오염물질 저감설비(SCR) 투자에 시급히 나서야 하고 시멘트 생산에 사용된 폐기물의 종류, 폐기물 사용량, 폐기물의 성분함량 등에 대한 정보를 제대로 공개해야 한다”고 밝혔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소비자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