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금융권 비정규직 현황 발표 및 대안모색 토론회' 진행
비정규직 노동자 285명 대상으로 한 설문 결과 발표… 69.8% 고용 불안 느껴
'고용 불안' 느끼는 근로자 중 '정규직'도 상당수 있는 것으로 나타나

'사무금융권 비정규진 현황발표 및 대안모색 토론회'에서 한계려경제사회연구원 한귀영 센터장이 '제금융권 비정규직 노동자 실태조사'를 발표하고 있다.(사진=소비자경제)
'사무금융권 비정규진 현황발표 및 대안모색 토론회'에서 한계려경제사회연구원 한귀영 센터장이 '제금융권 비정규직 노동자 실태조사'를 발표하고 있다.(사진=소비자경제)

[소비자경제신문 이승리 기자]  '금융권'은 양질의 일자리에 대명사다. 휴일이 보장되는 근무시간, 높은 임금, 쾌적한 근무 환경 등 장점을 두루 갖췄기 때문이다.

구인구직 매칭플랫폼 사람인이 국가통계포털(KOSIS)의 2018년 ‘산업, 학력, 연령계층, 성별 임금 및 근로조건’을 분석해 지난 9월 발표한 '산업별 월임금총액' 순위에서도 금융 및 보험업은 566만원으로, '전기, 가스, 증기 및 수도사업’에 이어 아쉬운 2위를 했다. 취업 정보를 다루는 커뮤니티에서도 금융권 취업은 '핫'한 시장 그 자체다. 자소서 첨삭, 면접 후기 등 각종 정보가 쏟아진다. 그만큼 모두가 '가고 싶어 하는 직장'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금융권 종사자의 속사정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이러한 혜택을 모두가 누리고 있는 것은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2금융권 근로자의 경우 고용형태가 정규직이라도 '고용불안' 등을 호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차이를 너머선 본질적인 고용의 질이 문제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제1세미나실에서는 '사무금융권 비정규직 현황 발표 및 대안모색 토론회'가 진행됐다.

이날 '제2금융권 비정규직 노동자 실태조사' 발제를 맡은 한겨계경제사회연구원 한귀영 센터장은 비정규직 노동자 285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 결과를 발표했다. 이 조사는 한겨례경제사회연구원과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이 발표한 것으로, 업권 내 비정규직 실태를 면밀히 조사하기 위한 첫 시도라고 평가받고 있다.

한귀영 센터장은 "(그동안은) 전체 현황 파악 조사였는데, 이번에 시도한 것은 전체 현황 파악이 첫번째고,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와 인터뷰를 진행했다"며 "가장 큰 의의는 사무금융권 전체를 망라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실태조사는 △저축은행 △캐피탈 △카드 △생명보험 △손해보험 △증권사 △건설공제조합 △금감원 △금융보안원 △서울보증보험 △예금보험공사 △한국거래소 △교직원공제회 △금융투자협회 △예탁결제원 △한국증권금융 종사자를 대상으로 한다. 포함한 비정규직 직군은△기간제 계약직 △무기계약직 △전문계약직 △아르바이트 △파견 △도급·용역 △특수고용 △자회사 등이다.

응답자 중 '고용에 대한 불안감이 있다'고 답한 응답자는 199명으로 전체 응답자 중 69.8%였다. 세부적으로 회사 유형별로 살펴보면 △파견, 용역 및 도급 86.8% △기타 70% △자회사  67.4% △본사 소속 66.7% 순이었다. 여기서 살펴봐야 할 점은 '정규직'의 고용 불안'이다.

살펴보면 자회사의 정규직은 절반 넘게 '고용 불안감'을 느끼고 있었다. 이것은 업권의 특성으로 유추해 볼 수 있는데, 통상 제2금융권의 자회사는 모회사와 도급계약을 갱신하는 형태로 회사를 유지한다. 바꿔 말하면 만약 경쟁입찰 방식으로 계약 형태가 바뀔 경우 존립하기 힘든 것이다.

이에 대해 한 센터장은 "심층 인터뷰 결과 특징적인 것은 정규직이라고 하더라도 자회사인 경우에는 고용불안감을 토로하는 경우가 종종있었다"며 "제2금융권 자회사의 경우에는 독립성이 약하고, 특수직군을 뽑아서 분리시켜서 모회사의 발주로 운영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모회사에서 정책이 바뀌거나 할 경우에 자회사의 유지가 어렵다는 점 등이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분석했다.

가장 많은 불안감을 토로한 '파견, 용역 및 도급' 형태의 근로자 역시 생각해볼 만한 유의미한 결과를 보여줬다.

한 센터장은 "파견, 도급, 용역이더라도 정규직으로 속해있는 경우가 제법 있었다"면서 "이들에게는 정규직이냐 비정규직이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어떻게 보면 일자리의 질이 나쁜 상태에서 설령 정규직이라고 하더라도 높은 고용불안감을 호소하고 있었다라는 부분들을 눈여겨 봐야 한다"고 전했다.  

'자회사' 혹은 '파견, 용역 및 도급' 등의 정규 근로자들이 고용불안의 피로를 느끼는데 대해 한귀영 센터장은 '고용의 질'을 결부시켰다.

한귀영 센터장은 "고용불안감이 전반적으로 높게 나타난 가운데, 결국 정규직이냐 비정규직이냐고 중요하지만 그거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근본적으로 일자리의 질과 관련이 되어 있다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

단, 해당 결과에 대해 총 응답자가 적고, 여타 조사들에서 정규직으로 포함되는 무기계약직, 자회사 정규직 등이 포함된 수치라는 것은 감안해야 할 요소다.

실제로 '금융권'은 여타 직군보다 비정규직 비율이 낮은 직군이다. 지난달 발표된 한국노동사회연구소의 비정규직 규모의 실태 결과 금융보험업의 비정규직 비율은 38.4%로, 전체 비정규직 비율 41.6%보다 낮았다.

이에 대해 한 센터장은 "이번 조사의 특징은 무기계약직도 조사에 포함시켰다는 점, 자회사도 비정규직으로 포함해서 조사했다는 점"이라며 "무기계약직은 정규직으로 포함을 하는데 이번 조사에서도 나타났듯이 무기계약직이 차별이 분명히 나타나고 있는, 심화되고 있는 현실들을 포착하고자 했다"고 전했다. 또 "자회사 역시 정규직으로 근무하는 분들 역시 비정규직 대상으로 포함했는데 자회사 노동자들이 처지들이 상당 부분 정규직 노동자보다는 비정규직의  노동자에 가깝게 되어 있다"며 이들의 비정규직 포함의 당위성을 설명했다.

한편,  '사무금융권 비정규직 현황 발표 및 대안모색 토론회'는 더불어민주당 김병욱 의원과 정의당 이정미 의원이 주최했으며,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사무금융 우분투재단,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이 주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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