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화약품 ‘2019 정동야행(貞洞夜行)’ 기자 체험기
활명수 판매금액으로 지원했던 당시 ‘동화약방’과 ‘서울연통부’ 재현

동화약품이 '정동야행' 행사를 통해 기업과 제품의 역사를 소비자에게 흥미롭게 소개했다 (사진=소비자경제)

[소비자경제신문 박은숙 기자] 동화약품 전신인 '동화약방'은 일제강점기 상해 임시정부와 국내 조직원 사이의 비밀연락소였다. 당시 소화제 '활명수' 판매금액은 독립운동 자금으로 쓰였다. 영화 속 얘기가 아니라 실화다. '일제시대에 활명수가 어디 있었냐?'고 되물어 보면 지금도 잘 팔리는 활명수는 무려 122년이라는 역사를 가진, 우리나라 최초의 양약이다.

동화약품이 지난 25일과 26일 이틀간 서울 중구 정동 일대에서 ‘2019 정동야행(貞洞夜行)’을 개최했다. 독립운동 자금을 활명수 판매금액으로 지원했던 당시 ‘동화약방’과 ‘서울연통부’를 재현해 소비자들이 직접 체험하는 역사 소통에 나섰다.

정동야행은 ‘시간여행’을 주제로 정동의 근대 역사와 문화를 조명하는 행사였다. 동화약품의 전신인 '동화약방'은 1897년에 중구 정동 인근 순화동에 창업하고 일제강점기 상해 임시정부와 국내 간의 비밀연락망인 ‘서울연통부’로 운영됐다.

이날 중고등생과 청년, 가족단위로 색다른 정동의 밤길을 즐겼다. 늦가을이 익어가는 정동의 밤길을 따라 동화약품이 운영하는 부스에 가봤다.  동화약품 부스 입구에는 동화약방 설명과 현장체험 하기 위해 많은 방문객들이 줄을 이었다.  

‘동화약방’ 부스에서는 활명수의 역사와 독립운동 지원에 대한 이야기를 흥미롭게 들을 수 있었다. ‘서울연통부’ 부스에서는 독립군 재현 배우와 사진을 찍을 수 있는 포토존이 준비돼, 소비자들은 현장에 준비된 소품을 활용해 독립투사가 되어 독립에 힘썼던 역사 속 인물들과 즉석에서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재현한 당시 '동화약방'
당시 판매했던 제품으로 재현한 '동화약방'.(사진=소비자경제)

'동화약방' 부스에는 실제로 판매됐던 70년대 활명수 제품이 진열돼 향수를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해설원이 '평소 활명수를 드셔보신적 있나요?'하고 물어보자 기다리고 있던 내방객들의 목소리도 동심으로 돌아간 듯했다. 이어 "활명수가 대한제국 독립을 위해 쓰여진 사실을 들어본적 있나"하는 해설원의 질문에 다들 처음 들어봤다는 눈치.

해설원은 취재진에게 "활명수의 판매 금액이 독립운동의 자금으로 쓰인 사실을 소비자들은 대부분 모르고 있다. 오늘 행사에 참여한 사람들은 처음 들어봤다는 반응이 다수였다"고 전했다.

활명수는 약 122년 전 만들어진 최초의 양약이다. 당시 사람들이 음식을 가끔 먹거나 상한 음식을 먹어 토사곽란(구토나 설사)으로 죽는 경우가 많았는데, 활명수를 먹고 살아나는 경험을 하면서 생명을 살리는 물이라고 '활명수'로 불렸다. 활명수 당시 가격은 막걸리 한말과 두 그릇 설렁탕에 상당한 가격이었다. 지금의 4~5만원 이상 되는 가치라고 설명했다.

해설원은 "동화약방은 당시 활명수 판매대금으로 독립군들을 지원하는 활동을 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일제에서 판로를 막아버리자 독립군들이 상해임시정부에 활명수를 가져가 직접 판매하면서 독립운동을 이어갔다"고 전했다.  

이 설명을 들은 이 모씨(20세, 여)는 "신기하다. 평소에 먹었던 활명수에 이런 역사가 숨어있는것을 생각 못했다. 활명수에 더 관심간다"며 했다. 또 다른 소비자 김 모씨(18세,남)는 "활명수가 소화에만 도움주는 것으로 알았는데, 독립군한테 도움줘서 좋은 일 하는 약방"이라고 치켜세웠다. 

아울러 ‘서울연통부’ 부스는 독립군 재현 배우와 즉석촬영할 수 포토존이 제공됐다. 친구나 가족들과 함께 온 소비자들은 포톤존에서 독립군들과 재미있게 기념촬영 찍고 사진을 챙겼다.

한편 1995년 광복 50주년 기념사업의 일환으로 서울시에 의해 세워진 ‘서울연통부 기념비’는 정동야행에서 진행하는 ‘스탬프 투어’ 코스에 포함되어 있다. 이번 행사를 맞이해 동화약품은 ‘서울연통부 기념비’ 앞에 자사의 독립운동 헌신 역사와 ‘서울연통부’의 의의가 담긴 안내 배너를 마련해 시민들에게 보다 상세한 정보를 제공했다.

동화약품 관계자는 “국내 최초이자 최고(最古)의 양약인 활명수와 동화약품이 독립운동에 헌신한 역사를 알린다는 점에서 이번 정동야행 참여가 더욱 뜻 깊게 느껴진다”며 “앞으로도 활명수의 ‘생명을 살리는 물’ 정신을 이어감은 물론 우리의 역사와 문화를 제대로 알리고 지킬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동화약품 "나는 이런 독립을 꿈군다!' 이벤트
동화약품 "나는 이런 독립을 꿈군다!' 포스트잇으로 빼곡한 방문객들의 쪽지들.(사진=소비자경제)

이밖에 동화약방에서 "나는 이런 독립을 꿈꾼다"라는 독립 이벤트가 소비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치열한 삶속에서 독립을 꿈꾸는 사람들의 '독립의 꿈'을 염원하는 것일테다. 

행사에 참여한 방문객들이 깨알같이 쓴 포스트잇에다 "일에서 독립하고 싶다", "주택 구입으로부터 탈출!", "가사로부터 독립을 원한다", "학교, 공부에서 독립하고 싶다", "주부로부터 독립!", "도시로부터 탈출" 등 삶의 고민과 희망의 메세지를 벽면에 붙였다. 이처럼 동화약품의 시대를 뛰어넘는 역사도 과거에서 현재로 활명수의 가치와 향수에 실어 이어져 오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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