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의 땅: 듀랑고 오는 12월 서비스 종료 결정
창의성과 게임성, 도전 정신 인정 받았지만 상업적으로는 실패

넥슨 판교 사옥 (출처=넥슨)
넥슨이 '듀랑고' 서비스 종료를 결정했다. 사진은 넥슨 판교 사옥 모습 (사진=넥슨 제공)

[소비자경제신문 이한 기자] 넥슨 모바일 게임 ‘야생의 땅: 듀랑고’가 2년을 채우지 못하고 서비스를 종료한다.

넥슨은 최근 듀랑고 서비스를 12월 18일 종료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1월 정식 출시한 이 게임은 비행기 사고로 시공간이 뒤틀리면서 원시 시대로 떨어진 현대인이 공룡과 매머드가 존재하는 곳에서 살아남는 스토리다. 넥슨은 ‘개척형 오픈월드 게임’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주제가 신선하고 흥미로워 지난해 11월 대한민국 게임대상에서 최우수상(국무총리상)을 받았고 기술창작상 기획·시나리오 분야, 그래픽 분야 등을 수상했다. MBC에서는 해당 콘셉트를 바탕으로 예능프로그램 ‘두니아, 처음 만난 세계’를 기획해 방영하기도 했다.

인기와 관심이 높고 화제성도 괜찮았는데 실사용자가 줄고 매출과는 연계되지 않았다. 넥슨은 "내부적으로 많은 고민과 논의 끝에 사업적 판단으로 서비스 종료를 결정하게 됐다"고 밝히면서 "듀랑고의 개발·서비스 경험을 토대로 유저분들을 더욱 만족시킬 수 있는 게임으로 보답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게임 내 현금 상품 결제는 지난 16일 이후 부터 차단됐다. 16일 오전 0시부터 점검 전 획득해 보유 중인 잔여 유료 듀랑고 코인은 환불 신청할 수 있다.

소비자가 현재 게임내에서 보유하고 있는 듀랑고 코인은 서비스 종료 전까지 사용할 수 있다. 게임 내 보관함에서 수령하지 않은 유료 코인은 환불받을 수 있다. 코인을 가지고 이미 구매한 아이템, 패키지 등은 환불 대상이 아니다.

◇ 기대가 커서 실망도 컸을까? 혁신 대작, 상업적으로는 실패

듀랑고는 넥슨이 5년간의 개발 기간과 200억원의 비용을 투입한 대형 프로젝트다. 넥슨 정도의 대형 규모 게임사가 아니면 애초에 시도하기 어려운 도전이었다. 말하자면 장르적인 혁신을 시 도했고 창의성과 게임성을 인정 받았지만 결국 상업화에는 실패한 모양새다.

넥슨이 ‘프로젝트K’라는 이름으로 이 계획을 처음 밝힌 것이 2012년이다. 정식 서비스 출시가 2018년이고, 대중에게 게임을 공개하기 이전부터 개발이 이뤄졌을 것이라고 추측해보면 총 개발기간이 6~7년을 넘어간다는 예상도 가능하다.

오랫동안 출시 준비를 이어오면서 논란도 많았다. 출시와 사전예약 일정 등을 여러차례 미뤄 소비자들의 불만을 사기도 했다. 일정이 자꾸 밀리면서 한 게임 매거진에서는 “실체가 없는 진짜 전설의 게임”이라며 농담 섞인 비판도 제기했다.

이토록 오랜 관심 속에 출시한 게임임에도 상업적인 성공은 애초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결국 소비자의 눈높이와 맞지 않았다는 의미다. 듀랑고를 실제로 플레이해본 한 소비자는 “모바일이 아니라 PC에 적합한 게임”이라고 잘라 말했다. 이 소비자는 “내용이 방대해서 게임 자체가 무거운데 그걸 무리하게 모바일에 넣어둔 느낌”이라고 했다. 최근 인기 모바일 게임의 방향성과는 다소 맞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 스타 개발자 이은석 PD 행방도 게임업계 관심

듀랑고 서비스 종료를 두고 게임업계에서는 개발총괄 이은석 프로듀서의 행보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은석 프로듀서는 ‘마비노기’ ‘마비노기 영웅전’등 을 개발한 스타 개발자로, 듀랑고는 서비스 출시 전부터 그의 작품이라는 이유로 업계와 게임 소비자들의 관심을 끈 바 있다.

이 프로듀서는 듀랑고 서비스 종료 이후에도 개발 조직에 잔류하면서 '제2의 듀랑고'를 준비할 것으로 전망된다. 듀랑고 출시 당시 함께 게임을 소개했던 정상원 개발총괄 부사장 등은 최근 넥슨을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 프로듀서는 넥슨에 남아 개발활동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넥슨 역시 모바일 게임 시장에 새로운 시도가 계속 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넥슨과 이은석 프로듀서는 현재 듀랑고 서비스 종료와 관련, 유저들의 아쉬움을 달랠 방안이 무엇인지를 두고 다양한 내용을 검토 중이다

넥슨은 최근 매각 작업이 원점화 된 이후, 사내 조직 개편과 진행 및 준비중인 프로젝트 관련 선별 작업 등을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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