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대감보다는 日아베 경제침략 반발 소비행위로 표출
한·중 소비자 패턴 분석 박사논문…"한국, 적대감-구매의도 상관관계 적다"

29일 한양대 경영대학원 김경애씨의 박사학위 논문 '아시아 시장 내 개인주의가 일본 제품 평가에 미치는 영향'에 따르면 한국 소비자들은 '일본을 싫어하는 것'과 '일본 제품을 구매하는 것'을 별개로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연합뉴스)

[소비자경제신문 최빛나 기자] 일본의 수출규제에 따른 한국 소비자들의 일제 불매운동이 일본에 대한 역사적 적대감과는 연관성이 적음을 시사하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29일 한양대 경영대학원 김경애씨의 박사학위 논문 '아시아 시장 내 개인주의가 일본 제품 평가에 미치는 영향'에 따르면 한국 소비자들은 '일본을 싫어하는 것'과 '일본 제품을 구매하는 것'을 별개로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연구는 나이와 수입 등이 다양한 한국 소비자 426명을 대상으로 일본에 대한 역사적·정치적 적대심과 일본 제품 구매 의도를 각각 질문해 두 응답 사이의 상관관계를 분석했다.
   
일본 자동차 브랜드인 도요타와 닛산, 화장품 브랜드 시세이도와 슈에무라를 특정해 응답자들의 구매 의도를 살폈고, 중국 소비자 400명에게도 같은 방식으로 설문했다.
   
적대감이 클수록 구매 의도가 낮아진다면 상관계수 숫자는 마이너스(-) 1에, 이런 경향성이 적을수록 1에 가까워진다.
   
분석 결과 한국 소비자들은 일본에 대한 적대감과 구매 의도 간 상관계수가 자동차는 0.026, 화장품 0.061로 유의미한 상관관계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중국 소비자들은 일본에 대한 적대감과 일본 제품 구매 의도 간 상관계수가 -0.270(자동차), -0.172(화장품)였다. 일본에 적대감을 표시한 응답자는 일본 제품 구매 의도가 뚜렷이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김씨는 이 같은 결과에 대해 "한국 소비자는 일본을 싫어하는 것과 제품을 구매하는 것을 별개로 생각함을 시사한다"며 "정치·사회적 분쟁으로 한국 내에서 일본에 대한 적대감이 증가하더라도 정치와 개인의 경제 활동은 별개라고 생각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씨는 또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개인을 중요시하는 성향이 강해지면서 국가나 민족을 강조하는 것에 대해 비판적 성향을 띤다"고 지적했다. 소위 '국뽕' 같은 신조어가 유행하면서 국가에 대한 지나친 자긍심을 비꼬는 것도 이런 성향의 확산을 보여준다는 분석이다.
   
일각에서는 최근 벌어지는 일제 불매운동이 '반일감정을 부추기는 행위'라고 비난하지만, 이번 연구 결과에 비춰보면 불매운동이 역사·정치적 적대감정에서 비롯됐다기보다는 일본이라는 무역 상대국의 부당한 경제 보복조치에 반발한 소비행위라는 분석이 가능하다.
   
이달 4일부터 일본 정부가 한국을 상대로 반도체 핵심 소재 등에 대한 수출규제를 시행하자 국내에서는 이에 반발해 일본 상품 불매운동이 확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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