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에게 물어봤다 “어떤 車 선호하십니까?”
세컨카 관심 확대로 소형 SUV시장 성장
개성있는 디자인 크기는 적당, ‘나홀로 운전’에 안성맞춤
제조사측, 적극적인 마케팅 진행...시장 확대 예상

소형 SUV가 요즘 인기다. 사진은 최근 출시된 소형SUV 셀토스를 전시장 밖에 세워둔 송파구의 한 기아자동차 판매점
소형 SUV가 인기다. 사진은 최근 출시된 소형SUV 셀토스를 전시장 앞에 세워둔 기아자동차 판매점.(사진=소비자경제)

 

[소비자경제신문 이한 기자] 국내 자동차 시장에 소형 SUV 열풍이 거세다. 소형 SUV는 ‘자가용=승용차’라는 오랜 공식을 깨트리고 대형차 선호 흐름도 바꾸고 돌진 중이다. 가성비를 중시하는 실속있는 소비자들의 마음을 잡고 그 와중에 기능까지 폭넓게 갖춘 덕이다. 최근 소형 SUV 시장을 들여다보면 2019년 소비자들의 마음을 읽을 수 있다.

지난해 국내 자동차 시장은 승용차 전 차종의 매출 감소 속에서 SUV만 두 자릿수 증가하는 흐름을 보였다. 특히, 소형 SUV의 강세가 두드려졌다. 지난 2014년 3만 3천 대였던 판매량이 2년 만에 10만 대를 넘어섰고 지난해에는 15만대를 돌파하며 가파르게 증가했다.

이런 추세 속에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가 일주일 간격으로 나란히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출시했다. 기아자동차는 셀토스, 현대자동차는 베뉴다. 국내 소형 SUV 시장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는 쌍용자동차 티볼리의 독주를 견제할 위협적인 라인업이다.

사실 우리나라는 소형 SUV나 해치백(트렁크와 뒷유리가 일자형) 스타일이 인기를 끄는 시장은 아니었다. 오랫동안 승용차 스타일이 독보적인 강세를 보여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웃도어 열풍이 불면서 SUV에 대한 관심이 꾸준히 늘었고, 최근에는 1인가구의 증가와 가성비를 중시하는 소비 성향 등이 맞물리면서 소형 SUV를 선호하는 소비자가 늘었다.

소비자들은 왜 소형 SUV를 선호할까.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 전시장을 찾아가봤다. 현대 대리점에는 “혼라이프 SUV 베뉴 출시”라는 문구가, 기아 대리점에는 “어메이징 콘셉트 셀토스 출시”라는 광고 문구가 큼지막하게 붙어 있었다.

서울 송파구 한 기아자동차 전시장. 전시장 문을 열고 들어가니 바로 옆 가장 잘 보이는 자리에 셀토스를 전시해놨다. K7을 비롯해 기아차 모델 5종이 전시되어 있었는데 가장 넓고 잘 보이는 자리에 셀토스가 놓여 있었다.

셀토스를 살펴보고 돌아가는 소비자에게 ‘왜 소형 SUV를 구매하려고 하느냐’고 물어보았다. 이 소비자는 30대 초반으로 생에 첫차를 고르는 중이라고 했다. “SUV가 마음에 드는데 너무 큰 차는 운전하기 어려울 것 같고, 몸집 작은 사람은 운전석에 오르내리는 것도 은근히 불편하다고 해서 소형 SUV를 고려 중”이라고 했다. 이 소비자는 현대자동차에서 새로 출시한 소형 SUV 베뉴도 알아볼 계획이라고 했다.

또 다른 기아차 대리점에 가봤다. 이곳은 아예 셀토스를 대리점 밖 주차장에 세워놓고 오가는 행인들이 자유롭게 볼 수 있도록 전시해놨다. 2층 규모 전시장으로 앞선 대리점보다 더 많은 차종을 전시해놨는데 셀토스는 대리점에 들어오지 않아도 볼 수 있도록 배치한 것.

좌측 위 아래는 현대자동차 소형SUV 베뉴 전면 후면. 우측 위 아래는 기아자동차 소형SUV 셀토스 전면 후면.(사진=현대기아차 제공)
좌측 위 아래는 현대자동차 소형SUV 베뉴 전면 후면. 우측 위 아래는 기아자동차 소형SUV 셀토스 전면 후면.(사진=현대기아차 제공)

 

셀토스 내부를 들여다보던 소비자에게 같은 질문을 했다. 이 소비자는 두 자녀를 키우는 가장이었다. “대형 SUV를 가지고 있는데 세컨드카를 알아보던 중 소형 SUV에 꽂혔다”고 했다. 이 소비자는 “출퇴근을 할 때도 작은 차가 편하고, 소형 SUV를 집에 두고 다니면 아직 운전 경험이 많지 않은 아내도 편하게 운전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인근 현대차 대리점은 내부 공간 문제로 아직 시승차를 갖다 놓지 못했다고 했다. 대리점 관계자는 베뉴를 문의하고 돌아가는 소비자가 많다며 근처 다른 대리점을 소개해줬다. 이곳 역시 출입문에는 베뉴 관련 광고를 걸어뒀다. 대리점 관계자는 “젊은 소비자들 중심으로 소형 SUV 문의가 많다”고 말했다. 대리점을 방문한 한 소비자는 “SUV는 디자인이 예쁘지만 너무 커서 부담스러웠는데, 요즘 SUV는 크기도 적당해서 마음에 든다”고 말했다.

현대기아차그룹은 현재 마케팅도 적극적으로 진행 중이다. 현대자동차는 현대모터스튜디오 서울에서 혼라이프 관련 기획전시를 진행하고 젊은 소비자들이 많이 모이는 영등포 타임스퀘어 등에 베뉴를 전시한다. 잠실 롯데월드타워 광장에서 전시회에는 인기 K-POP유튜버와 함께 행사를 진행하며 밀레니얼 세대와 교감했다. 출판사 ‘어반북스 컴퍼니’와 함께 혼라이프 탐구 매거진 ‘VENUE’도 발간한다.

기아자동차는 8월 초부터 3주간 가로수길에서 디자인과 인포테인먼트 등 셀토스의 매력을 직접 체험해볼 수 있는 팝업스토어를 운영한다. 이곳에 4대의 차량을 전시해 가로수길을 오가는 젊은 소비자와 외국인 관광객들을 직접 만날 계획이다.

소형 SUV 시장이 점점 확대되는 가운데 현대차와 기아차가 나란히 소형 SUV를 출시하고 적극적인 마케팅에 돌입하면서 소비자들의 관심도 더욱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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