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방, 쿡방 영향력 여전히 강세
먹거리 콘텐츠가 다양한 산업에 영향 미쳤다

먹방은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인기다. 사진은 유튜브에서 'mukbang'을 검색한 화면
먹방은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인기다. 사진은 유튜브에서 'mukbang'을 검색한 화면

 

[소비자경제신문 이한 기자] ‘먹방’과 ‘쿡방’의 영향력이 식을 줄 모른다. ‘mukbang(먹방)’은 해외 유튜버 사이에서 오래전부터 고유명사화 됐고, ‘셰프테이너(예능에서 활약하는 요리사)’라는 단어도 이미 익숙하다.

흐름은 이랬다. 맛있는 걸 먹거나 요리하는 방송이 꾸준히 인기를 끌면서 백종원과 이연복 같은 새로운 스타가 탄생했다. 차승원과 이영자처럼 이미 인기 스타였으나 새로운 매력이 발굴된 사람도 있다. ‘요섹남’이 유행했고 특정 메뉴와 지역이 유명세를 탔다. ‘소떡소떡’이 고속도로 휴게소를 강타했고 ‘포방터시장’이 돈까스 명소가 되는 식이었다. 스타PD 나영석은 아예 ‘밥 해 먹는’ 소재의 예능으로 대박을 냈다.

식욕은 인간의 가장 원초적인 본능 중 하나다. 하지만 과거에는 예능과 놀거리의 소재로 자주 쓰이지 않았다. 동서고금 누구에게나 인기라는 3B(Beauty, Beast, Baby) 소재에도, 정부가 국민의 관심을 돌리기 위해 편다는 3S(Screen, Sports, Sex)정책 에도 ‘요리’나 ‘밥 먹기’는 없었다. 하지만 맛있는 음식을 ‘소확행’으로 보는 시선이 확산되고 1인 가구 확대 등으로 요리에 대한 관심도 늘어나는 등 다양한 요소가 겹쳐 먹방 시대가 열렸다. 먹는 콘텐츠의 인기는 숫자로도 명확하게 드러난다. 올해 초 취업전문사이트인 미디어잡과 디자이너잡이 회원 1312명을 대상으로 유튜브 콘텐츠 소비현황에 대해 조사한 결과 1위는 먹방이 꼽혔다.

유튜브나 소셜미디어를 통해 전파되는 K-푸드 콘텐츠가 새로운 한류를 이끈다고 본다. 한 식품업체 관계자는 “먹방은 이미 한국 음식의 홍보와 수출에 기여하는 바가 크고, 적극 육성해야 할 신산업”이라고 말했다.

관련 콘텐츠가 이끈 산업 변화는 실제로 곳곳에서 관측된다. 가장 쉽게 볼 수 있는 사례는 유튜브에서 유행하는 먹거리 판매가 늘어나는 경향이다. 11일 위메프가 지난 1월부터 5월까지 식품 판매량을 조사한 결과 마라탕과 중국당면 등 최근 먹방 영상에서 유행하는 이색 음식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급증했다. 위메프 윤다혜 가공식품팀장은 “먹방 콘텐츠에 등장하는 음식의 매출이 큰 폭으로 증가하는 것은 먹방 영상이 구매 결정에 영향력이 높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앞으로도 먹방을 활용한 마케팅이나 관련 아이템을 계속 선보일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먹방 인기가 오너 리스크를 이긴 경우도 있다. 삼양식품 사례가 그렇다. 전인장 회장이 회사 횡령 혐의로 지난해 4월 아내 김정수 삼양식품 사장과 함께 기소됐다. 이후 삼양식품 주가가 하락하면서 위기론이 제기됐다. 그러나 삼양식품은 반등했다. 업계 일각에서는 그 원동력을 불닭볶음면의 해외시장 선전으로 본다. 이 제품은 해외 유튜버들 사이에서 먹방 열풍을 불러 일으킨 ‘코어’ 콘텐츠 중 하나다. 관련 영상만 수십만 건이 넘고, ‘파이어 누들 챌린지(fire noodle challenge)’ 붐을 일으키며 화제가 됐다. 실제로 불닭볶음면은 해외 판매량이 급증하며 삼양식품을 이끌었다.

지역 경제를 살렸다는 시각도 있다. 한국은행 부산본부가 차경수 부산대 교수와 함께 연구해 내놓은 '부산지역 관광객의 지역경제 파급효과 및 시사점' 보고서에서다, 보고서에 따르면 관광객이 부산에서 지출한 금액은 4조 2,119억원으로 전년보다 3.4% 증가했다. 1인당 지출액은 외국인 관광객이 내국인보다 많았는데, 내국인의 항목별 지출액은 음식 비중이 23.9%로 가장 높았다. ‘먹방 투어’ 트렌드가 반영되었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먹방과 쿡방 예능이 계속 인기를 끄는 가운데, 관련 산업은 앞으로도 당분간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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