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어리그 우승 맨시티 후원사 넥센타이어, 공격적 마케팅 시도 중
챔스 준우승 토트넘 후원사 금호타이어, 손흥민 효과에 싱글벙글
16강 탈락한 레알마드리드 후원사 한국타이어, 아쉬움 곱씹어...

슛하는 손흥민. (출처=대한축구협회 공식트위터)
소속팀 챔피언스리그 준우승을 견인한 손흥민. 사진은 국가대표 시절 모습. (출처=대한축구협회 공식트위터)

[소비자경제신문 이한 기자] 유럽축구 시장을 둘러싸고 국내 타이어업계 3사의 명암이 묘하게 엇갈린다. ‘손흥민 효과’를 톡톡히 누린 기업도 있고, 프리미어리그 우승 효과를 노릴 타이밍인데 다른 이슈에 묻혀 서운한 기업도 있다. 한편에서는 최근 별다른 이슈가 없어 아쉬운 기업도 있다. 유럽축구와 국내 타이어업계는 어떤 연관이 있는걸까.

▷ “우리 우승 했으니까 주목!” 넥센타이어
넥센타이어가 공식 후원 중인 영국 맨체스터 시티FC(이하 맨시티)가 2018-19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이를 기념해 넥센타이어는 국내 광고 캠페인을 진행한다. 맨시티는 2년 연속 우승을 이룩함과 동시에 올해 영국 내 리그 4관왕을 차지하며 프리미어리그를 대표하는 구단이 됐다. 넥센타이어는 맨시티 브랜드를 활용해 소비자들에게 익숙한 이미지로 다가가려는 전략을 세웠다.

넥센타이어는 광고 캠페인을 통해 맨시티의 우승을 기념하고 넥센타이어와 맨시티의 성공적인 협력 관계 및 역동적인 기업 이미지를 널리 알리겠다고 밝혔다. 넥센 타이어는 지난 2015년 맨시티와 공식 파트너십을 체결했고 2017년에는 프리미어 리그 최초로 유니폼 소매에 기업 로고를 노출하는 ‘슬리브 브랜딩’방식을 통해 후원을 확대했다. 넥센타이어는 국내 프로야구 넥센히어로즈를 운영하는 등 적극적인 스포츠마케팅을 편 바 있다.

여기 흥미로운 이슈가 하나 있다. 맨시티는 해외 축구팬 사이에서 명문구단으로 유명하다. 하지만 올 시즌 국내 소비자를 상대로 이슈 몰이에 크게 성공하지는 못했다. 평소 유럽 축구에 관심 많은 사람이라면 ‘넥센타이어=맨시티 후원’ 이슈가 귀에 익지만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확장성’은 아쉬웠다는 의미다. 그 이유는 바로 손흥민 때문이다.

◇ “준우승 했지만 싱글벙글”, 금호타이어
손흥민은 영국 프로축구 토트넘 핫스퍼 소속이다. 토트넘은 올해 UEFA(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준우승을 차지했다. 예선전부터 승승장구했지만 결승전에서 0:2로 패해 아쉬움을 삼켰다. 하지만 축구팬들은 물론이고 일반인들도 손흥민의 활약 여부에 큰 관심을 가졌다. 리그 우승을 차지한 ‘영국 프로팀’ 맨시티보다는, 준우승에 머물렀지만 ‘한국 선수’ 손흥민에게 국내 여론의 관심이 쏠린 것은 당연했다.

토트넘 핫스퍼는 금호타이어와 광고 계약을 맺고 있다. 금호타이어는 2016년부터 토트넘과 공식 파트너사 계약을 맺었고 지난해 연장계약을 통해 앞으로 두시즌 더 후원한다. 토트넘이 손흥민 소속팀으로 연일 언론에 오르내리면서 금호타이어는 간접 홍보 효과를 거뒀다. 금호타이어 관계자는 “손흥민 선수의 선전 등으로 후원 계약을 통해 얻은 광고효과가 계약 금액의 약 12배에 달할 것으로 평가한다”고 밝혔다.

광고 효과를 숫자로 정확히 재단하기는 어렵다. 다만, 올 시즌 손흥민은 정규리그 12골을 포함해 이번시즌 총 20골을 기록하며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올 시즌 토트넘 팬클럽이 선정한 ‘최고의 골’도 손흥민이 지난해 11월 기록한 골이었다. 당시 손흥민이 골을 넣는 동안 광고판에 금호타이어가 노출됐다. 현재 포털 사이트에 '손흥민 챔피언스리그'를 검색하면 기사가 4만건 이상 검색된다.  금호타이어 입장에서는 기대 이상의 효과다.

◇ “여기 원래 우리 땅인데...” 한국타이어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은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렸다. 전 세계 축구팬 3억명이 주목한 이 결승전은 마드리드의 에스타디오 완다 메트로폴리타노에서 열렸다. 하지만 마드리드의 축제에 정작 마드리드는 빠져있었다. 이곳을 연고지로 활동하는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명문구단 레알 마드리드가 16강에서 일찌감치 탈락했기 때문이다.

챔피언스리그에서 역대 가장 많은 우승(13회)을 차지한 레알 마드리드는 ‘개최 도시 연고 클럽은 우승하기 어렵다’는 징크스를 넘지 못했다. 6만여장의 입장권이 일찌감치 매진되고, 온라인 암표가 수천만원을 호가하는 뜨거운 현장에 이름을 올리지 못한 것. 게다가 스페인 프리메라리가는 최근 승부조작 스캔들로 홍역을 앓고 있는데 레알마드리드 출신 국가대표 선수가 깊이 연루되어 있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레알마드리드의 챔피언스리그 탈락을 아쉬운 눈으로 바라본 국내 회사가 있다. 레알마드리드와 글로벌 마케팅 파트너십을 체결한 한국타이어다. 손흥민 효과를 노리는 금호타이어, 맨시티 우승을 기념해 새 광고를 런칭하려는 넥센타이어를 바라보는 한국타이어의 시선이 쓸쓸해 보이는 이유다.

기업이 해외 유명 스포츠 구단을 후원하는 이유는 '간접광고 효과'를 노려서다. 타이어 3사가 지금까지 해외 축구팀 후원을 통해 얻은 광고 효과를 정확하게 계량하기는 어렵다. 이들이 후원하는 구단이 앞으로 어떤 성적을 낼지도 아직은 알 수 없다. 다만 올 시즌 현재 모습만 놓고 보면, 세 기업의 희비가 엇갈리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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