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커피 시장 규모 11조원 돌파
RTD(Ready-To-Drink) 제품 등 폭발적인 성장세
계절 분위기 맞춘 신제품, 오마카세 등으로 다양하게 발전 중

[소비자경제신문 이한 기자]

경기 침체로 인해 6년간 고공행진하던 커피 수입량이 꺾일 조짐을 보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우리나라 사람들은 1년에 커피를 500잔 이상 마신다. (사진=연합뉴스)

 

#1 한잔에 9만원, 원두 금고에 보관하는 럭셔리 커피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한 카페에서 75달러(8만 9,000원)짜리 커피를 판다. 커피 한 잔 마시는데 9만원 가까이 내야 하는 이유는 원두가 비싸서다. 이 커피의 원두는 1파운드(0.45Kg)당 803달러(약 95만원)다. 파나마에서 생산된 희귀한 원두여서 값이 비싸고, 해당 카페는 이 원두를 매일 밤 금고에 넣어 보관한다.
 

#2 커피 마시려고 4시간 줄? 커피업계 애플 블루보틀
서울 성수동 뚝섬역 1번출구 근처 ‘블루보틀’. 미국과 일본에서 인기 끈 브랜드 카페로 지난 3일 국내 1호점을 오픈했다. 오픈 당시 이곳에서는 커피 한잔 주문하려면 4시간을 기다려야 했다. 블루보틀은 입소문을 타고 커피 마니아들의 성지이자 SNS 이용자들의 핫플레이스가 됐다.

 

커피를 둘러싼 최근 이슈 2가지다. 사람들이 커피를 얼마나 적극적으로 소비하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대한민국 성인은 1년 동안 커피를 512잔 마신다. 2014년 341잔, 2016년 377잔과 비교해 크게 늘었다. 하루에 한 잔 많게는 두 잔은 꼭 마신다는 의미다. 4천원짜리 커피 500잔을 마신다고 가정하면 1인당 1년에 200만 원을 커피값으로 쓰는 셈이다. 오죽하면 ‘커피값을 줄이라’는 조언이 재테크 꿀팁으로 소개될 정도다. 20대로 한정해서 보면 571잔으로 늘어난다. 2017년 기준 대학생 지출항목 2위(27.3%)가 커피값인데, 이 숫자는 간식비(23.0%)지출이나 책값(13.6%)보다 높다. 성장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추측이 가능한 부분이다.

업계에서는 국내 커피시장 규모를 11조원 정도로 추산한다. 지난해 커피 원두 수입량이 16만톤에 육박했고 커피 전문점 숫자는 10만개를 넘나들 기세다. 커피를 파는 빵집이나 샐러드바 등을 더하면 넓은 의미의 커피숍이 전국에 12~13만 곳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1996년 동서식품에서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당시 한국인의 커피 소비량은 하루 반잔이었다. 이듬해인 1997년 한 경제신문의 보도에 의하면 국내 커피 소비의 90% 이상이 인스턴트 커피였다. 20여 년 사이에 큰 변화가 일어난 것이다.

커피 산업 확대를 업계에서는 어떻게 보고 있을까. 한국투자증권이 최근 눈여겨 볼 만한 분석을 내놨다. 커피에 열광하는 현상이 우리나라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세계적인 추세이며, 글로벌 음료 시장 성장에 커피가 크게 기여하고 있다는 내용이다. 특히 편의점이나 마트에서 구입해 즉시 마실 수 있는 RTD(Ready-To-Drink. 캔 또는 컵 형태의 제품)까지 포함하면 시장 성장세가 더욱 두드러질 것이라고 판단했다. 실제로 배달앱 요기요에서 아이스커피 주문이 전년 같은 기간 대비 6.2배 늘어나는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산업이 확대되고 있다.

산업 규모가 커진다는 것은 바꿔 말하면 업계의 경쟁이 치열하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날씨가 더워지면서 차가운 커피 마케팅이 한창이다. ‘맥심 모카골드’ 30주년을 맞은 동서식품은 카카오프렌즈와 콜라보한 여름 한정판 커피를 출시했다. 이들은 서울 한남동에 플래그십 스토어를 오픈하는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네스프레소는 여름 한정판 ‘오버 아이스’ 커피를 출시했고, 드롭탑은 편의접을 통해 출시한 커피파우치 제품을 공격적으로 마케팅 중이다. 카페 브랜드도 발걸음이 바빠졌다. 이디야커피는 콜드브루 신제품을 런칭했고, 달콤커피는 커피와 어울리는 빙수 3종을 새롭게 출시했다. 오마카세(주방장 특선)개념을 도입한 개인 카페도 생겼다.

국민적인 관심 속에 커피 산업의 성장은 오늘도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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