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청 중대범죄수사과 입찰비리 정황포착 관련자료 분석
입찰과정 심사위원 명단 유출설...경쟁사 간 비방 경찰 첩보 입수
취임 한달 구본환 사장 전임 정일영 사장 흔적지우기 의혹

인천공항 4단계 사업 제4활주로 공사 착공식. 사진=인천국제공항공사 제공
인천공항 4단계 사업 제4활주로 공사 착공식. 사진=인천국제공항공사 제공

[소비자경제신문 민병태 기자] 경찰이 인천공항 4단계 건설사업 입찰비리를 수사 중인 가운데 구본환 신임 사장이 전임 사장 흔적지우기라는 의심을 사고 있다. 전임 정일영 사장 재임 때 입찰이 진행됐기 때문이다. 특히 구본환 신임 사장은 국토부 재직 시절 인천공항 4단계 건설사업 기본계획을 수립했다는 점에서 입찰 과정을 알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구본환 신임 사장은 4월 16일 취임했다.

인천국제공항공사와 경찰, 언론 등에 따르면 경찰청 중대범죄수사과는 인천국제공항 4단계 건설사업과 관련한 입찰 비리 정황을 포착하고, 최근 인천공항공사 건설기획처로부터 관련 자료를 임의 제출받아 분석중이다.

총사업비 4조2천억원이 투자되는 인천공항 4단계 확장사업은 오는 2023년까지 제4 활주로를 신설하는 대규모 프로젝트다. 활주로 건설 외에도 제2터미널 확장, 계류장·연결 교통망 확충 등 사업도 함께 추진된다.

앞서 인천공항공사는 2001년 개항(1단계 건설)을 시작으로 2008년 탑승동 개장(2단계 건설), 2018년 제2여객터미널 개장(3단계 건설)을 추진했다.

인천국제공항공사 구본환 사장. 사진=인천국제공항공사 제공
인천국제공항공사 구본환 사장. 사진=인천국제공항공사 제공

골자는 제2터미널 확장사업과 부대 건물 건설사업관리용역 입찰 과정에서 불법 로비가 있었는지 여부다.

입찰 과정에서 경쟁사 간에 비방 등 잡음이 끊이지 않은 데다 심사위원들의 명단이 유출됐다는 소문까지 떠돌았기 때문이다.

경찰은 인천공항공사의 계약부서 관계자들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하는 한편 관련자료를 분석중이다.

인천공항 4단계 건설사업 관련 입찰 비리 의혹이 불거지면서 구본환 사장이 전임 사장의 흔적지우기라는 의심을 사고 있다.

지난 4월 16일 취임한 구본환 사장이 전임 정일영 사장 재직 당시 추진된 4단계 건설공사 입찰과 관련 논란을 해소하기 위한 방편이라는 것이다.

인천공항공사 건설기획처가 당시 입찰 관련 자료를 경찰에 순순히 임의 제출한 것도 같은 맥락이라는 것.

아울러 2018년 개장한 제2여객터미널 3단계 완공 이후 인천공항공사가 전액 자체자금으로 추진한 것으로 알려져 전임 정일영 사장이 입찰 비리 의혹을 해명할 책임이 큰 상황이다.

앞서 정부는 인천공항공사 1단계는 40%, 2단계는 35%의 사업비를 부담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구본환 사장은 인천공항 4단계 건설사업과 관련 상당부분 인지하고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구본환 신임 사장은 국토교통부 항공정책관과 항공정책실장 재임 당시 인천공항 제2터미널 개장, 인천공항 4단계 건설사업 기본계획 수립 등 주요 업무를 추진했기 때문이다.

인천국제공항공사 고위 관계자는 이와 관련 "경찰이 조사 중이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도 "구체적인 내용은 보고 받지 못했다"고 말을 아꼈다. 다만 인천공항공사 홍보실 관계자는 구본환 신임 사장의 전임 사장 흔적지우기 의심 등과 관련 수차례 확인 전화에도 답변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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