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G 전용 콘텐츠 아직은 초기 단계
통신사, 피부로 느낄만한 실감 콘텐츠 제공 위해 경쟁 중

[소비자경제신문 이한 기자] 서울 신사동에 거주하는 김인경(37)씨는 지난주 한 통신사 대리점에서 5G스마트폰을 개통했다. 김씨는 갤럭시S7 사용자였다. S8 버전 부터 적용되는 ‘셀렙알람’(스타의 음성으로 제공되는 상황별 알람) 서비스를 사용하려고 최신 스마트폰을 알아보다가 ‘이왕이면 최고 사양을 써보자’는 마음에 S10 5G 모델을 구매했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통3사는 지난 3일 오후 11시 5G 스마트폰을 개통하며 세계 첫 5G 상용화에 성공했다.  (사진=연합뉴스)
실감나는 5G 서비스 콘텐츠 제공을 위해 통신사들이 치열한 경쟁에 나섰다. (사진=연합뉴스)

 

아이돌그룹 열성팬 김씨는 5G로 360도 영상을 감상하는 등 다양한 콘텐츠를 즐길 거라고 기대했다. 하지만 아직 스마트폰 사용 패턴이 크게 달라지거나 활용 시간이 대폭 늘어나지는 않았다. 5G 전용 콘텐츠가 아직 많지 않아서다. 개통 중 만났던 통신사 대리점 직원도, “데이터 사용양은 기존 LTE폰과 비교해 크게 늘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조언했었다. '요금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취지였지만, 바꿔 말하면 ‘5G망을 활용한 고용량 데이터 사용이 아직 많지 않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5G망에서 속도가 빨라지고 처리 가능한 데이터 용량도 늘어나는 것은 맞다. 하지만 대다수 사용들은 이미 카카오톡 메신저나 유튜브 동영상, 포털사이트 검색 등을 충분히 빠른 속도로 쓰고 있다. 자율주행차가 도로 위를 쌩쌩 달리고, VR 콘텐츠가 생활 속에 깊숙이 들어온다는 청사진이 있지만, 아직 내 눈앞에 가까이 다가온 얘기는 아니다.

인프라를 조성하고 서비스를 상용화하는 것이 지금까지 업계의 숙제였다면, 이제는 소비자들이 스마트폰을 쓰면서 직접 피부로 느낄만한 콘텐츠를 더 빨리, 많이 제공하는 것이 숙제다

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통신사들이 전쟁에 나섰다. 콘텐츠 선점과 확대를 위한 전쟁이다. LG유플러스는 넷플릭스를 끌어들였고 SKT는 방송3사와 손을 잡았다. KT는 고객들에게 왓챠플레이 콘텐츠를 제공했다. 올해 프로야구 유무선 중계방송협상에서는 통신3사와 네이버 카카오가 손 잡은 통신포털이 방송3사를 이겼다. 기업들의 사세 확장도 이어졌다. SK브로드밴드는 국내 케이블TV 2위 업체 티브로드와 손 잡았고 LG유플러스는 CJ헬로를 통해 시너지 효과를 노린다. KT가 스카이라이프를 운용하는 것도 이런 맥락으로 연결된다.

콘텐츠 제작도 이어진다. 통신사들은 앞다퉈 가상·증강 현실 체험존을 업그레이드된 스포츠 중계화면을 제공하기 위해 경쟁한다. 유명웹툰을 가상현실 콘텐츠로 재구성한 체험존을 운영한다. 로봇 기술과 고해상도 영상 콘텐츠 등을 소재로 소비자를 유혹했다. 가상현실과 멀티태스킹 콘텐츠를 경쟁적으로 출시하는 움직임도 관측된다.

앞으로 소비자들이 어떤 콘텐츠를 통해 5G의 매력을 느낄 것인지, 어느 통신사가 그 경험을 먼저 제공할 것인지가 관전 포인트다.

저작권자 © 소비자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