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3남 김동선 전 한화건설 팀장 추진
중국인 보따리상 '따이궁' 유치 불가능
한화 측 "브랜드 사업 확대 신규 콘텐츠 강화"

한화 갤러리아 안내 표지. 사진=연합뉴스 제공
한화 갤러리아 안내 표지. 사진=연합뉴스 제공

[소비자경제신문 최빛나 기자] 한화그룹이 오는 9월 면세점 사업을 4년만에 중단한다. 입지조건상 중국인 보따리상 '따이궁' 유치가 사실상 불가능했고, 이로 인해 3년 동안 누적된 1천억 원에 달하는 영업 적자를 이기지 못했다.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갤러리아)는 30일 이사회 의결을 통해 갤러리아면세점 63의 영업을 종료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한화그룹은 지난 2015년 면세점 사업권을 취득했으며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 면세사업본부가 주도적으로 사업을 추진해 왔다. 당시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3남인 김동선 전 한화건설 팀장이 면세사업TF 소속으로 사업을 추진해 화제가 됐다.

하지만 한화그룹의 면세점 사업은 시작부터 순조롭지 않았다. 먼저 여의도라는 면세점에게는 생소한 입지조건이 발목을 잡았다.

대부분 면세점은 중국인 관광객이 많은 명동 부근에 위치해 있다. 이는 면세점 판매 품목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화장품을 '따이궁'이 대량 구매하는 과정에서 큰 매출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갤러리아면세점 63은 여의도에 위치해 '따이궁'으로부터 이러한 이점을 누리지 못했다.

이와 함께 2017년 사드(THAAD) 배치로 인해 급경색된 중국과의 관계도 영향을 끼쳤고, 갤러리아면세점 63은 2016년부터 누적 영업 적자 1천억 원이 발생했다.

갤러리아면세점 63은 실적 개선을 위해 타임월드 주차부지를 처분해 165억 원을 확보하는 등 각종 자구책을 통해 2018년에는 적자폭을 66억원까지 개선하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3년 만에 시내 면세점 수가 6개에서 13개로 2배 이상 급증하는 등 시장 변동에 따른 수익성 감소를 고려해 결국 사업 철수를 결정했다.

갤러리아는 면세점 사업을 정리하고 백화점 사업 역량을 키워나간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2020년 초 갤러리아 광교점을 오픈할 예정이다. 상권 최고 MD와 프리미엄 F&B 콘텐츠, 차별화된 고객 시설 등 갤러리아의 모든 역량을 투입한 '제2의 명품관'이다.

또 지역 내 시장 점유율 선두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갤러리아 타임월드는 지난해 12월 발표한 '퀀텀점프' 전략을 통해 충청 지역내 유일한 명품 브랜드 MD를 강화하고 오는 8월 프리미엄 식품관을 리뉴얼 오픈하는 등 외형 확대에 도전한다.

이와 함께 다년간 축적된 프리미엄 콘텐츠와 VIP고객 자산을 활용해 새로운 '스트릿 플랫폼'을 론칭하고, 브랜드 사업 확대를 통한 신규 콘텐츠 강화 등의 전략을 통해 면세점이 아닌 다른 먹거리를 찾을 계획이다.
 
갤러리아 관계자는 "사업 구조 개편을 통한 안정성 확보로 갤러리아는 향후 2022년까지 전사 매출 4조 원 달성에 한보 더 다가설 것"이라며 "업계 트렌드를 선도해 온 갤러리아의 잠재력을 발휘해 차별화된 '뉴 콘텐츠, 뉴 플랫폼' 개발로 성장을 이끌어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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