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자업계 1위 도미노피자, 일부 음료 가격 인상
김밥 가격도 들썩..가맹점주 자체 인상도 봇물
36종의 위스키 제품 출고가를 평균 8% 인상키로
카스, 프리미어OB, 카프리 등 국산 브랜드 맥주 평균 5.3% 인상

[소비자경제신문 최빛나 기자] 지난해부터 시작된 외식업계 가격 인상이 올해도 계속 이어지면서 외식물가의 기세가 사납다. 특히 외식메뉴 가격 인상은 가격대에 상관없이 전방위적이다. 서민음식의 대명사 김밥, 피자, 치킨 등 가격이 줄줄이 오르면서 서민음식은 이제 없다는 우스갯소리도 나온다.

이에 질세라 최근 일부 맥주 제품의 가격이 인상된 데 이어 위스키도 가격 인상 대열에 합류했다.

◇ 피자, 김밥, 코카콜라 등 서민 먹거리 줄줄이 인상

# 서초동에서 직장을 다니는 직장인 최다정씨는 <소비자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점시 풍경이 2년 새 많이 바꼈다. 제작년에는 오천원을 가지고 김밥 라면까지 먹을 수 있었는데 지금은 택도 없다"며 "그래서 그런지 다들 도시락을 싸서 다니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이어 "쌀, 물 등의인상으로 밥상물가도 올라가 사먹는 분위긴데 외식 물가까지 올라서 더욱 힘들다"며 "김밥, 피자 같은 '간단히 먹는 음식'은 옛말"이라고 덧붙였다. 
 
지난해 4월 피자 제품 가격 인상에 이어 같은 해 11월 VIP와 프리미엄 고객 혜택을 줄인 피자업계 1위 도미노피자가 이번에는 일부 음료의 가격을 인상했다.

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도미노피자는 5일부터 코카콜라 3종 음료의 가격을 인상했다. 코카콜라 1.25ℓ·500㎖·245㎖(캔, 일부 매장)가 각 200원씩 올랐다.

도미노피자 측은 "고객 여러분의 넓은 이해와 양해를 부탁드린다"면서 "맛있는 메뉴와 더 좋은 서비스로 고객님의 사랑과 관심에 보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도미노피자는 지난해 4월 제품의 가격을 인상했다. 피자 품목에 한해 라지(L) 사이즈는 1000원, 미디엄(M) 사이즈는 500원 올렸다. 당시 회사 측은 "지속적인 원자재 가격과 임대료 및 인건비 상승으로 가격을 인상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같은해 11월에는 도미노 온라인 주문정책을 변경하고 일부 등급의 할인 혜택을 줄였다. VIP등급에게 월 1회 지급하던 방문포장 할인 쿠폰의 할인율을 기존 40%에서 35%로 낮췄다. 프리미엄등급은 방문포장 35% 할인쿠폰을 없앴다.

도미노피자의 가격 인상으로 다른 브랜드들의 가격 인상도 잇따랐다.

피자알볼로는 지난해 7월 제품 가격을 올렸다. 레귤러는 2000원, 라지는 1000원씩 가격을 올렸고 인상률이 평균 11.2%에 달했다.

이후 미스터피자는 9월 불고기피자와 음료 등 총 6개의 제품 가격을 인상했다. 불고기피자 미디움과 라지 가격은 각각 기존보다 1400원 오른 1만7900원, 2만2900원이 됐다. 인상률은 각각 8.48%, 6.51%에 달했다. 음료로 판매되는 콜라와 사이다는 일제히 200원을 올렸다.

11월에는 한국피자헛이 프리미엄 피자의 리치골드와 치즈크러스트의 가격을 1000원씩 인상했다.

피자헛 관계자는 "여러 요인에도 불구하고 수 년간 동일한 수준의 가격을 고수해왔다"면서 "하지만 최근 지속적으로 제반 비용이 상승해 부득이하게 가격을 인상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김밥 가격도 줄줄이 오르는 상황이다. 신전떡볶이는 1일부로 신전김밥과 신전치즈김밥 등의 판매가격을 각각 2000원, 3000원에서 2500원, 3500원으로 올렸다.

컵밥 가격 역시 500원씩 인상했다.

참치샐러드컵밥, 참치김치컵밥 등은 2000원에서 2500원으로 신전치즈컵밥, 스팸마요컵밥, 참치마요컵밥, 치킨마요컵밥 등은 3000원에서 3500원으로 올랐다. 가격 인상은 서울·경기·인천·대전·충남 등에 소재한 매장에 한한다.

현재 김밥 전문 프랜차이즈 브랜드들의 가격 인상은 죄다 이뤄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해 김가네가 주요 메뉴의 가격을 평균 10%가량 올렸다. 가장 저렴한 김가네김밥은 3000원에서 3200원으로, 인기 제품인 참치마요김밥과 멸치견과류 김밥은 3500원에서 3800원으로 각각 올랐다.

김선생은 주요메뉴인 김밥 8종 가격을 3~10%가량 인상했다. 이로써 기본김밥인 바른김밥은 3200원에서 3500원이 됐다.

가장 대중적인 브랜드인 김밥천국 역시 가맹점 자체적으로 주요 메뉴의 가격을 500원씩 올렸다. 기본 김밥 가격이 각 매장별로 상이하지만 평균 2500~3000원에 달한다.

서민이 많이 찾는 주요 외식 메뉴 중에 하나인 김밥 가격이 들썩이면서 가계 부담도 커지고 있다.

실제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 종합포털 참가격에 따르면 지난 1월 서울 지역에서 김밥 가격이 1년 전인 2008년 1월보타 8% 가량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1월 서울 지역 김밥 한 줄 가격은 평균 2369원으로 지난해 1월보다 8.1%(177원) 뛰었다. 특히 한 달 사이 평균 4.4%(100원) 상승해 서민 외식 메뉴 중에서 가격이 가장 많이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 외식, 밥상물가 인상에 이어...주류 전반의 인상까지

각종 생필품 가격이 줄을 잇고 있는 가운데 주류 전반의 가격 인상이 이어질지도 관심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위스키업체 디아지오코리아는 '조니워커'와 'J&B', '싱글톤', '텐커레이 진' 등 36종의 위스키 제품 출고가를 평균 8% 인상키로 했다. 디아지오 제품의 가격 인상은 2015년 이후 4년여 만이다.

대표적으로 조니워커 레드·블루가 5% 오르고 탈리스커·글렌킨치·오반 등 싱글몰트 위스키가 15% 오른다. 또 길비스 진·보드카 제품이 10%, 시락 보드카 제품이 5%씩 인상된다.

디아지오코리아 관계자는 "최근 전 세계적인 몰트원액 품귀현상으로 인해 원액가격이 상승한 게 가격 인상의 주된 이유"라며 "물류비·노무비·일반관리비 등 제조비용이 증가한 점도 인상 요인이 됐다"고 말했다.

앞서 국내 맥주시장 1위 업체인 오비맥주도 지난 4일부터 주요 맥주제품의 공장 출고가를 인상했다.

대상 품목은 카스, 프리미어OB, 카프리 등 국산 브랜드 맥주로 평균 5.3% 인상됐다. 대표 제품인 카스 병맥주 500㎖ 제품의 출고가는 1147.00원에서 1203.22원으로 56.22원 올랐다.

오비맥주의 맥주 출고가 인상은 2016년 11월 이후 약 2년 5개월 만이다. 원재료 가격 및 제반비용 상승 등으로 인한 원가 압박 탓에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었다는 게 오비맥주의 설명이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다른 주류업체들의 가격 인상도 조만간 현실화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다. 일단 오비맥주가 가격을 인상한 만큼 하이트·맥스·테라 등의 맥주가 있는 하이트진로나 클라우드·피츠 등이 있는 롯데주류도 가격 인상에 나서지 않겠느냐는 반응이다.

다만 하이트진로의 경우 최근 신제품인 테라를 출시한 마당에 곧바로 인상에 나서기는 다소 난감한 상황이어서 가격 인상 여부에 대해 신중하게 고려할 수밖에 없는 것으로 보인다.

소주 제품의 가격 인상 여부도 관심사다. 다만 소주의 경우 정부의 주세법 개정을 통해 종량세로 개편되면 그로 인해 가격 인상 가능성이 높은 주종이다. 이 때문에 종량세로 개편되기 이전에 먼저 가격을 올렸다가 또 다시 제도 개편 후 인상에 나서기는 어려운 만큼 주세법 개정의 향배를 지켜본 뒤에 결정에 나서지 않겠느냐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오비맥주도 가격을 올린 것과 마찬가지로 다른 맥주 제품들도 가격 인상의 요인은 같은 만큼 다들 인상 여부를 고민 중인 것으로 안다"며 "현재 논의 중인 종량세 문제도 있는데다 주류를 제외한 여러 품목의 물가가 오르고 있기 때문에 고려할 것이 많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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