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 플라이강원 등 3개사 대거 허가…수직 상승 수요 흡수 기대
9개사로 늘어 경쟁치열…고객 선택폭강화 對 과당경쟁 부작용 대두

국토부가 최근 3개사의 LCC를 승인하면서 저비용항공사 종전 6개사에서 9개로 늘게 됐다. 대한항공의 LCC 진에어.
국토부가 최근 3개사의 LCC를 승인하면서 저비용항공사 종전 6개사에서 9개로 늘게 됐다. 대한항공의 LCC 진에어.

[소비자경제신문 최빛나 기자] 국토교통부가 최근 신규 항공운송사업자로 3곳을 새로 지정하면서 소비자 혜택 확대 등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하는 목소리와 과당 경쟁에 따른 고객 안전 소홀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시장에서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플라이강원, 에어프레미아, 에어로케이항공 등 세곳이 새로운 항공운송사업자로 선정됐다.

당초 국토부가 1∼2곳에만 면허를 발급할 것이라는 업계 예상을 깨고, 신청서를 제출한 3곳에 모두 저비용항공사(LCC)의 문패를 달아줬다. 

국토부는 사업면허 심사위원회를 열고 면허를 신청한 5개 사업자 가운데 이들 3곳에 면허를 발급했다.

이는 2015년 12월 에어서울 이후 3년만에 신규 항공면허 발급 결정이다. 이번 결정으로 국내 LCC업체는 제주항공, 티웨이, 진에어, 이스타항공, 에어부산, 에어서울 6개사에서 9개사로 늘었다.

국토부는 수직 상승하고 있는 여행 수요를 적극적으로 흡수 하겠다는 뜻으로 이번에 3개사를 LCC로 허가했다. LCC업계 1위 제주항공.
국토부는 수직 상승하고 있는 여행 수요를 적극적으로 흡수 하겠다는 뜻으로 이번에 3개사를 LCC로 허가했다. LCC업계 1위 제주항공.

이중 플라이강원은 3수 끝에 면허 취득에 성공했으며, 강원 양양 국제공항을 기반으로 중국 일본 동남아 등 25개 노선 취항을 추진하고 있다. 플라이강원은 자본금은 378억원으로, 2022년까지 항공기 9대를 도입할 방침이다.

에어로케이는 2수만에 면허를 취득 했으며, 충북 청주국제공항을 기반으로 2022년까지 항공기 6대를 도입하고 일본 중국 등 11개 노선에 취항할 계획이다. 에어프레미아는 인천공항을 기점으로 미국 캐나다 등 중장거리 중심의 9개 노선 취항을 계획이다.  자본금은 179억원으로 2022년까지 항공기 7대를 도입할 예정이다.

이들 3개사는 앞으로 1년 내에 운항증명(AOC)을 신청하고 2년 내에 취항해야 한다. 운항증명 단계에서 1500여개 항목의 안전운항체계 전반에 대한 시험과 시범비행 탑승 점검 등을 통과해야 면허를 유지할 수 있다. 사업 계획대로 거점 공항을 최소 3년간 유지할 의무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당초 면허 발급에 깐깐하던 정부가 동시에 3개 항공사에 면허를 내준 점은 수직 상승하고 있는 여행 수요를 적극적으로 흡수 하겠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국내 LCC가 9곳으로 늘면서, 시장에는 긍정적인 기대와 함께 우려의 목소리가 동시에 들리고 있다.

LCC 업계의 서비스와 가격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소비자 혜택이 늘어날 것이란 기대감이 일고 있다. 이스타항공.
LCC 업계의 서비스와 가격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소비자 혜택이 늘어날 것이란 기대감이 일고 있다. 이스타항공.

항공업계에 서비스와 가격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소비자 혜택이 늘어날 것이란 기대와 한편으로, 시장에 규모에 비해 항공사가 지나치게 많아 과당경쟁에 따른 부작용을 염려하는 것이다.

국내 LCC 점유율은 2014년 10%에서 지난해 상반기 28.7%으로 급등했다. 이를 감안할 경우 이번 신규 LCC의 등장은 업체 간 서비스와 가격 경쟁을 부채질해 소비자가 이익을 누릴 것으로 업계는 진단했다.

한편에서는 과당경쟁에 따른 부작용을  우려하고 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소비자경제>와의 통화에서 “국내에는 항공사들이 이미 많다. 새 항공사가 대거 진입하면서 항공 시장 자체가 침체될 수 있다”며 “신규 항공사들이 지방 공항을 기반으로 영업한다고 해도 이들 공항을 통해 해외를 오가는 이용자가 얼마나 늘어날 지도 미지수”라고 말했다.

실제 양양공항은 지난해 이용객이 3만7000명에 그쳤다. 연간 수용규모 317만명을 추정해 3500억원을 투입해 지었지만 ‘하루 평균 승객 수보다 공항 직원이 많다’는 말이 나올 만큼 수요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업계는 조종사와 정비사가 부족한 상황에서 새 항공사 진입이 ‘인력 빼가기’로 번질 수 있다면서 안전에 대해서도 우려의 목소리를 높였다.

국내 시장에 규모에 비해 항공사가 지나치게 많아 과당경쟁에 따른 부작용을 염려하는 목소리도 크다.
국내 시장에 규모에 비해 항공사가 지나치게 많아 과당경쟁에 따른 부작용을 염려하는 목소리도 크다. 티웨이 항공

지난해 한국교통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매년 추가 공급이 필요한 조종사는 700명(기장 300명, 부기장 400명) 수준이지만, 국내에서 양성되는 조종사는 연간 450명 수준(군 100명, 민간 350명)이다.

이에 대해 국토부는 신규 사업자 선정 과정에서 기존 LCC와 차별화된 틈새시장 전략을 중시했다고 설명했다.

플라이강원은 국내외 44개 여행사와 파트너십을 통해 외국인 관광객을 강원 지역으로 유치한다는 수익모델을 제시했으며, 에어로케이는 저렴한 운임을 앞세워 충청권과 경기 남부의 여행 수요를 흡수한다는 복안이다.

에어프레미아는 동남아 등 단거리 노선 위주로 취항하는 경쟁사들과 달리 중장거리 노선 취항을 추진한다. 여기에 대형 항공사와 LCC의 중간 단계인 ‘하이브리드 서비스 캐리어(HSC)’ 모델을 내세워 고급 이코노미석 등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한다.

인력 부족 문제와 관련, 국토부는 “심사 과정에서 5개 신청사로부터 조종사의 구체적 명단까지 받아 인력 확보 상황을 확인했다”며 안전우려 문제를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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