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량근로시간제, 한시적 인가연장근로 등 추가 대책 필요”

경제사회노동위원회가 탄력근로제 단위 기간을 현행 최대 3개월에서 최대 6개월로 연장하는 방안에 합의한 19일 서울 경사노위에서 이철수 노동시간제도개선위원회 위원장을 비롯한 참석자들이 합의내용을 발표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 두번째부터 이재갑 고용노동부장관, 김주영 한국노총 위원장,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장, 이 위원장, 문성현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위원장. ( 사진=연합뉴스)
경제사회노동위원회가 탄력근로제 단위 기간을 현행 최대 3개월에서 최대 6개월로 연장하는 방안에 합의한 19일 서울 경사노위에서 이철수 노동시간제도개선위원회 위원장을 비롯한 참석자들이 합의내용을 발표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 두번째부터 이재갑 고용노동부장관, 김주영 한국노총 위원장,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장, 이 위원장, 문성현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위원장. ( 사진=연합뉴스)

[소비자경제신문 최빛나 기자] 경제계는 탄력적 근로시간제의 단위기간이 3개월에서 최대 6개월로 확대된 것에 일단 환영의 뜻을 보였다. 다만 탄력근로제 최대 단위기간이 선진국의 1년보다 짧은 6개월로 연장돼 기대했던 것에 비해 효과는 반감됐다는 점에서 아쉽다는 반응이다.

아울러 국회에서의 조속 처리와 함께 보완책이 뒤따라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지난 19일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 합의와 관련 “그동안 노사가 진지하게 논의해온 탄력적 근로시간제 개선과 관련 사회적 합의를 이뤄 기업들이 제도를 유연하게 운영할 수 있도록 한 점은 다행으로 생각한다”며 “이번 합의와 같이 노사가 함께 머리를 맞대고 현재 산적한 노동현안에 대해서도 잘 풀어나가길 희망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경총은 “이번 논의에서 제외된 선택적 근로시간제 역시 탄력적 근로시간제와 함께 반드시 개선돼야 한다는 기업들의 목소리가 높다”며 “향후 국회에서 특례업종 재조정, 고소득ㆍ전문직 이그젬션(일정 수준 이상 소득자에 대해 초과근로수당을 지급하지 않는 제도) 등 기타 근로시간의 유연한 활용 방안이 함께 마련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중소기업중앙회도 20일 논평을 내고 “성수기가 있는 일부 중소기업의 경우 평균 성수기 연속기간이 5.6개월에 달해, 6개월의 단위기간으로는 여전히 제도가 필요하면서도 활용하지 못하는 기업이 생길 수밖에 없다”며 “탄력근로제가 확대되더라도 바뀐 제도가 현장에 안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하므로 국회가 기업 현실을 신중히 살펴 탄력적 근로시간제 입법을 조속히 처리해 줄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6개월로 늘긴 했지만 탄력근로제는 업무량이 몰리는 경우 노사합의가 선행되지 않으면 실행되기 쉽지 않다. 강성노조의 사업장에서는 합의하는데 또다른 반대급부를 내줘야할 가능성이 높아 경영자 측에는 또다른 부담이 될 수 있다.

경영계가 탄력적 근로시간제 단위 기간을 1년으로 늘려줄 것을 요구해 온 이유다.

미국, 프랑스, 일본, 유럽연합(EU) 등 선진국에서는 노사합의에 따라 최대 1년까지 단위기간을 연장한다. 고용 유연성을 확보하기 위한 장치다. 대신 소정근로시간을 넘어서는 초과근로시간을 적립해 보상휴가나 수당으로 정산할 수 있도록 해 노동자에 대한 보수와 휴식권을 보장해주는 방향으로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한편, 이번 탄력근로제 단위 기간 연장 합의는 산업 부문별 희비도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

건설업계의 경우 건축물 시공기간을 고려하면 6개월 단위의 탄력적 인력 운용이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ITㆍ벤처업계 역시 연구개발이 일정 시기에 집중돼 1년 단위의 탄력근로제 도입을 주장해왔지만 이번 경사노위 합의로 물거품이 됐다.

정유업종은 ‘대정비’ 작업이 잦은 탓에 최소 6개월의 단위기간과 탄력근로제 도입 시 대상 근로자와 특정해 협의할 수 있도록 도입요건을 완화해 줄 것을 요구해왔다.

재계 관계자는 “이번 합의가 단위기간이 3개월 늘어났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이지만 산업현장에선 여전히 보완대책이 필요한 게 사실”이라며 “일자리 유연성 확보를 통한 고용확대라는 정부 목표가 효과를 보기 위해선 재량근로시간제, 한시적 인가연장근로 등 추가적인 대책도 뒤따라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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