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16일 정례회의서 자회사 편입 승인안 논의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

[소비자경제 권지연 기자] 오렌지라이프생명 보험 자회사 편입을 앞두고 있는 신한금융지주가 채용비리 문제로 재판에 넘겨진 조용병 신한지주회장의 적격성 문제에 발목을 잡힐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조는 15일 금융당국에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 채용비리에 대한 의혹이 명확히 규명되기 전까지 오렌지라이프생명보험의 자회사 편입 승인을 불허해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노조측은 이날 성명을 통해 "금융위원회가 (노조측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오렌지라이프생명보험에 대한 자회사 편입을 승인한다면 금융당국을 상대로 투쟁하겠다"고 밝혔다. 

금융위원회는 16일 정례회의를 열고 신한금융지주의 오렌지라이프생명보험 자회사 편입 승인안을 논의하게 된다. 

이에 앞서 사무금융 노조는 금융당국에 면담을 요청하고 질의서를 보낸 상태다. 신한금융지주 본관 앞에서는 신한생명 노동조합의 1인 시위도 이어지고 있다. 

금융당국은 자회사 편입 인가는 대주주 적격성 심사 대상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지주 회장의 적격성 문제와 자회사 편입 문제를 별개라는 설명이다. 

하지만 금융지주회사법 제42조의2(금융지주회사의 자회사 등의 대주주 기준에 관한 특례)에 따르면 금융위원회의 승인을 얻어 편입한 자회사 등은 ‘대주주 변경승인을 함에 있어서 요구되는 대주주 기준을 갖춘 것으로 본다고 되어 있다 

이에 대해 투기자본감시센터 관계자는 “이는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무조건 면책 하는 것이 아니라 자회사 편입 시 대주주 자격심사를 해야 함을 뜻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신한금융의 대주주는 국민연금공단이므로 지주 회장과는 별개라는 입장이지만 지주 회장의 책임론은 피하기 어려워보인다. 

과거 DGB금융도 박인규 전 회장의 채용비리와 비자금 조성 의혹으로 하이투자증권의 자회사 편입에 어려움을 겪었다. 

당시 DGB금융지주는 금감원이 요구한 대주주 적격성 심사 보완 서류를 제출한 후 10개월 만에 가까스로 하이투자증권을 품에 안을 수 있었다. 

이 때문에 사무금융노조는 금융당국에 형평성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조 회장이 채용비리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만큼 오렌지라이프에 대한 심사도 중단해야 하는데도 오히려 빠른 속도로 심사가 진행되는 것은 '신한금융 봐주기'에  불과하다는 설명이다. 

신한금융이 지난해 12월 금융권에서는 파격적이라는 평가를 얻을 만큼 대대적인 인사에 나섰는데, 이를 통해 조 회장의 입지가 더욱 확고해 질 것이란 분석이 금융권 내에서 우세했다. 

노조측은 최근 진행된 인사와 관련해서도 “신한금융지주는 정문국 오렌지라이프 대표를 신한생명보험 대표로 내정한 바 있다"면서 "이는 대주주 적격성 심사 진행 중에 나온 것으로 전례가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조 회장은 채용비리 의혹을 신임 대표이사 내정으로 돌파하려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노조측에 따르면 조 회장은 작년 12월 유정식 사무금융노조 신한생명보험지부장과 면담에서 대표이사 추대 건은 2019년 3월 주주총회까지 다루지 않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작년 12월28일 신한생명보험 이사회에 관련 안건 상정을 시도했다가 노조의 항의로 관련 안건이 삭제됐다는 설명이다.

노조측은 "금감원 심사도 거치고 않고, 금융위 승인도 얻지 않은 과정에서 진행된 대표이사 내정은 사전에 금융당국과의 교감을 의심하게 한다"고 강조했다.

더군다나 정문국 오렌지라이프 대표에 대한 자질 문제도 거론했다. 

노조측에 따르면 정 대표는 2008년 알리안츠생명(현 ABL생명) 대표 재직 당시 구조조정을 진행해 234일 파업을 유발시킨 바 있으며, 2012년 ING생명 대표 재직 당시 구조조정을 추진, 144일 파업을 유발시킨 장본인이다. 

노조측은 “이러한 전력을 가진 사람을 대주주 적격성 심사과정에 대표이사로 내정하고 이 결과를 확인하고서도 금융위에 승인 안건으로 상정한다는 것은 상식 밖의 일"이라고 비판했다.

오랜지라이프생명 내에서는 5년간 사모펀드가 소유했던 회사를 신한생명이 인수하는 것을 오히려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도 읽혀진다. 

하지만 신한금융으로부터 오렌지라이프 노조 측이 요구한 고용안정에 대해 확답을 아직까지 받지 못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두 회사 합병 후 불어 닥칠 수 있는 구조조정에 신한생명 대표로 내정된 정문국 사장에 대한 신뢰성 문제가 겹쳐지면서 우려와 기대가 교차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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